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12)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09-26 16: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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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cm가 뭐기에…

Q. 저희 부모님은 약 2년 전, 지방의 한 대학가 근처에 작은 원룸 건물 하나를 지어, 지금까지 임대수익으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희 부모님 건물 옆에서 하숙을 치던 옆집 주인이 갑자기 발목을 잡고 나섰습니다. “부모님 원룸과 우리 집의 거리가 30cm에 불과하다. 법에 의하면 50cm는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신의 집은 불법 건축물이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불법 건축물은 철거해야 마땅하다. 당장 건물을 철거하라”며 지금도 떼를 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원룸이 생긴 탓에 하숙생이 줄어들자, 심통을 부리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건물을 지을 땐 아무 말도 없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시비를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옆집 주인 말대로 부모님의 원룸 건물은 불법 건축물이라 철거해야만 하나요? 부모님이 평생을 걸쳐 이룩한 재산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철거된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장효성(28)ㆍ직장인)


A. 민법 제242조에 관련 규정이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①항엔 ‘건물을 축조함에는 특별한 관습이 없으면 경계로부터 반 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돼있고요, ②항에는 ‘인접지소유권자는 이 규정에 위반한 자에 대해 건물의 변경이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습니다.


그러나 ②항 문장 바로 뒤에는 이런 문장(단서)이 덧붙습니다. ‘그러나 건축에 착수한 후 1년을 경과하거나 건물이 완성된 후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장효성 님의 경우와 비슷한 사안을 다룬 대법원 판례 중,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건축 도중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면 수년이 지난 뒤에도 침범 부분의 건물철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침범 면적이 층당 1.2평에 불과하고, 그 부분이 철거돼도 이웃 소유권자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다면, 건물철거 청구는 권리남용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1982. 9. 14, 80다2859)


질문하신 내용만으로는 자세한 전후 상황을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건축 도중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가 갑자기 건물 철거를 요구하는 경우라면, 법정 소송까지 간다 하더라도 ‘권리남용’이라는 이유로 그 요구가 받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장효성 님 부모님의 원룸 건물이 옆집 주인의 땅을 많이 침범했다면, 일정한 금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건물 철거를 청구할 순 없습니다. 이는 완성된 건물을 철거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한 법의 취지입니다.


어느 경우든 건물 자체를 철거하실 필요는 결코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걱정하실 필요 없다고 부모님께 잘 말씀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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