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최근 이재현 회장의 장충동 자택과 CJ그룹 남산 사옥, 충무로 CJ인재원, 상암동 CJ E&M 사옥 등 그룹 주요 건물의 보안 담당 업체를 에스원과 에스텍에서 ADT캡스로 변경했다. CJ그룹은 과거 에스원과 계약하기 이전, ADT캡스에 보안을 맡긴 적이 있다. CJ그룹의 보안 수주를 두고 ADT캡스와 에스원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
에스원과 ADT캡스는 국내 보안업계에서 30여년 이상 경쟁하고 있는 맞수로 알려져 있다. 70여개의 보안업체 가운데 이들 에스원과 ADT캡스가 최대 규모다.
◇ 매출액에서는 에스원 ‘한판 승’
매출액으로 따지면 에스원이 ADT캡스를 압도하고 있다. 에스원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원을 넘어서는 데 비해, ADT캡스의 지난해 9월 기준 매출액은 4122억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에스원은 내심 ADT캡스와 비교되는 것이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ADT캡스 측은 “글로벌 시장 전체를 보면 우리가 1등”이라고 말했다. “ADT캡스는 전 세계에서 9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70%대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에스원이 대기업의 후광을 입고 계열사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는 데 비해, ADT캡스는 첨단 기술로 승부한다”며 우위를 강조했다.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는 “성장률과 신규 고객 확보율은 ADT캡스가 훨씬 높다. 이미 ADT캡스는 한국에서도 실질적 선두 업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업체의 주요 매출처인 기계경비 사업만 봐도 에스원과 ADT캡스는 막상막하다. 지난해 에스원의 기계경비 관련 매출은 6654억원. ADT캡스의 경우 매출액의 대부분이 보안경비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입자 수로 따져도 에스원과 ADT캡스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올해 6월 말 기준 양 사는 40만명 전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만년 2위였던 ADT캡스가 상반기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누적 가입자 수에서 에스원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ADT캡스는 상반기에만 영업사원을 100명이나 추가로 고용하며 타도 에스원을 부르짖고 있다.
◇ 가격에선 ADT캡스, 출동인력은 에스원 ‘우위’
서비스 품질 만큼 중요한 것은 가격 경쟁력. 가격 경쟁에서는 ADT캡스가 한 수 위로 평가받고 있다. 에스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격을 싸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가정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ADT캡스 가입자가 최근 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스원은 ADT캡스보다 평균 15~20%가량 비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불타는 경쟁 양상에 돌입한 탓에, 수익성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원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매출은 1.2%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23.5%나 감소한 상황이다.
지난해 49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ADT캡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공개를 거부했지만,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ADT캡스 측은 “단가 인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지난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고객이 보안업체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원과 출동차량 수다. 출동차량이 많은 경우 적은 차량을 보유한 회사보다 출동시간이 짧아진다. 대원 수 역시 다다익선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무인알람경비는 출동시간이 경쟁력을 가른다. 에스원은 ADT캡스보다 1.5배 이상 많은 출동차량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보안요원 관리가 향후 관건
문제는 출동대원들의 역할이 경비업체에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ADT캡스와 에스원에서 모두 경비 서비스를 받은 바 있다고 밝힌 자영업자 A 씨는 “도둑이 침입하면, 경보가 울리고 10분 이내에 도둑질을 마치고 현장을 빠져나간다. 그런데 ADT캡스나 에스원이나 10분 이내에 도착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출동대원들이 경비업체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에스원과 ADT캡스가 모두 개선해야 할 점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B 씨는 “에스원 출동대원들이 다수의 차량을 일렬로 대로에 불법 주차해놓고 군것질을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경비업체 직원으로서 항상 준비하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망이 크다. 계약이 끝나면 업체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영업자 C 씨는 “내 점포 앞은 불법 주정차 카메라가 있는 지역이다. 내 가게 앞 도로변에서 주차단속을 피하기 위해 수건으로 차량 번호를 가리고 경비차량을 세워놓은 모습을 목격했다. 경비 업무를 하다보면 불가피한 경우도 있겠지만, 노골적으로 차량 번호를 가린 채 불법주차한 모습을 보니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학과 교수는 “얼마 전 ADT캡스 직원이 에스원의 세콤 도난 방지 장치를 부수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일부 경비업체 직원들은 준법정신을 망각한 행동을 하거나, 심지어 본인이 사설 경찰이나 된 것처럼 물리력을 행사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며 “보안요원 관리는 언제든 사회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 “연구개발 통해 경쟁자 제압”
최근 연구개발(R&D)센터를 서울 장안동에서 인천 송도신도시로 확장 이전한 ADT캡스는 R&D를 통한 신제품 출시로 에스원을 완전히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반기에 출시될 중ㆍ대형 빌딩 통합관리 시스템 ‘ADT사이트큐브’도 R&D센터의 작품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에스원 역시 각종 신사업 시작을 서둘러, ADT캡스에 틈을 내주지 않는다는 각오를 다졌다. 에스원 측은 “내년부터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고객사를 24시간 원격으로 제어하고, 에너지 사용량과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절감 대책을 제시하는 에너지 원격운영 사업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두 업체의 진검승부는 가정용 보안 시설에서 좌우될 전망이다. 기업용 보안은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블루오션인 가정용 보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용 보안 시설 수요를 예측해 재빨리 신제품을 내놓은 에스원은 올해 초부터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올해 초에는 광고비를 31억원이나 쏟아 부으며 ‘세콤홈즈’를 내놓았다. 세콤홈즈는 다세대주택이나 공동주택 등 개별 가구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싱글족 및 맞벌이 가족ㆍ독거노인 등을 주 대상으로 하는 세콤홈즈는 올해 1월 출시된 이후 2분기까지 5000여대가 팔렸다. 가격대도 기존 가정용 제품의 3분의 1 수준인 4만5000원에 불과하다.
이에 ADT캡스는 하반기 중소 사업장과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ADT캡스 측은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설치된 보안시스템을 무장하거나 해제하고, 전기나 가스를 제어하는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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