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끝없는 욕심'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0-12 13: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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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담배 소매인? 판매권 편법 확보 논란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담배 판매권을 가맹점주 대신 본사 명의로 따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담배 소매인 지정을 받은 세븐일레븐 가맹점 4300여곳 중 800곳의 담배 소매인이 회사 법인으로 등록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전ㆍ현직 대표가 담배 소매인으로 등록돼 있는 곳도 91곳이나 돼 담배사업법 위반으로 대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직접 팔지도 않으면서”… 편법 등록 논란
담배는 편의점에서 황금알을 낳는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단일 편의점 매장 매출의 약 40%가 담배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담배 판매권을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주 대신 본사 명의로 따냈다는 것이다.


현행 담배사업법과 담배사업법시행규칙(기획재정부령)을 보면 ‘담배소매인은 점포를 갖추고 담배를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자에게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지정’하도록 돼 있다.


또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지정 기준에 적합한 자에 한정하여 신청서를 접수한 순서대로 소매인을 지정하되, 접수순서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공개추첨의 방법으로 결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있는 그대로 풀이하면 개인이나 법인 누구나 담배소매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담배판매법상 ‘소비자에게 직접 담배를 팔아야만’ 담배 소매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맹점 영업을 점주에게 맡긴 법인은 담배소매인으로 이름을 올릴 수 없다는 얘기다.


김영주(민주통합당ㆍ서울 영등포갑) 의원은 “코리아세븐이 가맹점주와 맺은 계약서를 보면 담배소매인 지정은 법인 명의로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며 “기획재정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판매자가 아닌 사람이 담배판매권을 갖고 있는 것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담배를 직접 판매하지 않은 신동빈 회장 등이 담배소매인으로 돼 있는 것은 위법이라는 얘기다.


담배사업법은 또 담배 소배인 지정 업소에서 50m 안에는 다른 담배 가게를 열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세븐일레븐이 경쟁사의 출점을 막는 동시에 담배 매출에 따른 이익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기업이 불법까지 저지르면서 대표적인 서민 업종인 담배 판매권까지 강탈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이어 “공정위는 지금 당장 편의점 프랜차이즈 분야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실시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근거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률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번 정기국회에 민주당 당론으로 제가 대표 발의한 ‘가맹사업법’개정안의 원안 통과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븐일레븐이 담배소매인 지정을 법인 등의 명의로 받은 것은 담배사업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권 지정은 시ㆍ군ㆍ구가 추첨으로 정하는데, 가맹점주가 담배를 팔다가 폐업하면 담배사업권을 반납해야 하지만, 법인 명의로 되어 있으면 가맹점의 폐업 여부와 상관없이 담배 판매를 계속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점주들에게 불공정 약관도 강요했다. 개점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가맹점주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이 경쟁관계에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일을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공정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재는 물론, 직권조사조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담배 장사를 해야 할 만큼 어려운 처지에 계신지는 미처 몰랐다. 재계순위 5위 롯데가 담배 장사까지 장악하려는 것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라며 "담배 장사까지 손을 대야 하는 신 회장을 불쌍한 처지에서 구해내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경영형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담배 장사 욕심… 왜?
롯데그룹의 편의점 운영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법인 등의 이름으로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아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 황금알에 비유될 정도로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담배는 음료수 등 다른 제품의 판매를 유도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상품이다. KT&G 등 4개 담배회사로부터 받는 광고수수료도 담배 판매권을 불법으로 챙기려 하는 이유다. 진열장 면적에 따라 광고수수료는 점포당 월 40만~80만원에 이른다.


올해 8월 현재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총 4422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편의점은 통상 직영점과 가맹점으로 나뉘는데, 가맹점은 다시 개인이 소유ㆍ운영하는 ‘완전가맹점’과 법인이 소유하되 운영은 개인이 하는 ‘위탁가맹점’으로 나뉜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직영점이 87개다. 그리고 완전가맹점은 3444개, 위탁가맹점은 891개다. 위탁가맹점은 법인 이름으로 된 것이 800개, 신동빈ㆍ소진세 등 전ㆍ현직 대표이사 등 개인 이름으로 된 게 91개다. 세븐일레븐 전체 점포의 약 20%가 법인 또는 전ㆍ현직 대표이사 이름으로 명의가 돼 있으면서 위탁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아 모든 점포에서 예외 없이 담배를 팔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530억원, 영업이익은 455억원이었는데, 이 중 담배 매출액이 5100억원이었다. 담배 가격의 10%가 담배소매인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담배만으로 510억원을 번 셈이다.


따라서 세븐일레븐이 가맹점 운영(전체 가맹점의 20%)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담배 판매 순이익금은 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리아세븐이 가맹점 운영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수익이 회사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 롯데 “행정상의 오류일 뿐”
롯데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 “회사는 담배소매인 지정 신청을 할 때 양식에 맞게 법인 명의로 올바르게 신청했으나 지자체별로 담당자 처리 기준의 차이나 행정 실수로 인해 법인이 아닌 대표자 개인 이름으로 발부됐다”면서 “신동빈 회장 등 전ㆍ현직 대표자들이 개인 차원에서 담배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위탁가맹점의 담배소매인 지정이 법인으로 돼 있어도 계약 내용에 따라 공정하게 수익이 배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외에 바이더웨이(롯데그룹 계열), GS25(GS그룹 계열) 등이 있다. 모두 대기업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들이다. 이들도 세븐일레븐의 경우처럼 법인 또는 전ㆍ현직 회사 관계자가 가맹점 소유주로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아 막대한 담배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바이더웨이는 1500여개, 미니스톱 1600여개, GS25 6300여개, CU 66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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