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창 탈당, 文·安 ‘불협화음’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0-12 13: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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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에 냉기류…계속되는 난항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에게 어울릴 법한 속담이다. 정계 안팎에서도 “박근혜를 이기려면 두 후보가 어떤 형태로든 힘을 합쳐야만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들 두 후보가 쉽게 합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운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문재인 후보가 “새로운 정치는 결국 정당 위에서만 실현 가능하다”는 내용의 소위 ‘정당후보론’을 주장하자, 안철수 후보가 어처구니없다며 정면 반박하는 등, 둘 사이의 견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9일 돌연 탈당을 선언하고,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에 전격 합류해, 안 후보와 문 후보 간 냉전 기류를 더욱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정계에서 나오고 있다.


◇ ‘정당후보론’ 둘러싸고 오간 공방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조건으로 제시한 정치개혁과 관련, “정당혁신, 새로운 정치는 결국 정당 위에서만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정당 바깥에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저도 정치참여 이전에 늘 그래 왔다”면서도 “바깥에서 우리가 요구한다고 그것이 그대로 다 실현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의 조건이라며 제시했던 ‘정치개혁’의 구체적 방안으로 ‘공천권 개혁’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문 후보가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문재인 후보 측이 ‘새로운 정치는 결국 정당 위에서만 실현 가능하다’는 내용의 이른바 ‘정당후보론’을 주장하자, 안철수 후보는 “지금 와서 정당후보론을 꺼내는 게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무소속 대통령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겠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사실 본질적으로 그 질문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이 질문은 정치가 제대로 건강하고 사회문제 해결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는 상황일 때 성립하는 질문인데, 모든 분이 동의하겠지만 현 상황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 논리라면 사실 항상 다수당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국민들이 대통령이 다수당 소속이 되도록 힘을 모아줬는데 압도적 다수당이 되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 우리는 이 모습을 10년 간 봐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같은 당 안에서 서로 손가락질하고 대통령 탈당하라고 하고, 스스로 대통령을 무소속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렇게 만든 건 사실 다 정당 책임인데 정당이 정치적으로 어떤 책임을 졌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물론 저도 무소속 대통령이 좋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 가능한 한 당에 소속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정당이 낡은 정치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해서 다시는 그런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국민이 이를 믿을 때 ‘무소속 대통령이 가능하냐’고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수긍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정당 스스로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쇄신해서 국민이 ‘정치가 믿을만하구나, 참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보라. 그렇게 된다면 제가 가만히 있어도 국민이 ‘빨리 당에 들어가지 않고 뭐하느냐’, ‘어떻게든 단일화하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제 말은 순서가 틀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정당개혁 방안을 요구하는 데 대해선 “자기 집 대문 수리해야 하는데 옆집 가서 물어보는 격”이라며 “사흘 정도만 조용히 국민 찾아가서 물으면 금세 답은 알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시민의 질문에는 “지금 상태에서 만약에 여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이 당선된다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시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그럴 바에야 무소속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 설득해나가면서 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정치권의 우려를 일축했다.


또 “대립의 정치 하에서는 국회의원 100명이 있어도 자기 일을 하기 힘들다”며 “제가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소속 대통령이 존재한다면 국회에 협조를 요청해서 협조를 많이 받으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저에게는 정치 혁신이 사명이 됐다”며 “저도 정당정치를 믿는 사람이다. 정당이 없으면 직접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이 민주주의를 끌고 가야한다는 것은 기본 믿음인데 민의를 대변하지 않는 정당이 있으니 기존 정당이라도 민의를 대변하도록 개혁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제 역할이 아닌가 싶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의 ‘정치혁신위원회’ 신설을 통한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의 3단계(△민주당 쇄신 △책임총리제 합의 △공동정책 합의) 단일화 방안 제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못들었다”며 말을 아꼈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 측의 ‘정당후보론’을 강하게 비판한데 대해, 문 후보는 “아유 정말, 그렇게 험한 말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 후보는 진선미 대변인으로부터 안 후보가 “참 어처구니없다”며 정당후보론을 정면 비판했다는 소식을 보고받은 뒤 담담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 安의 개혁 비전… 文은 ‘못마땅’
한편 문재인 후보 측은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정책 비전 및 정당 개혁 방안에 대해 연일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은 향후 후보 단일화에 있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안 원장을 어느 정도 경계해야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측면에서는 무작정 공격만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는 안 후보가 이틀 연속 제시한 정책 비전 및 정치 개혁 방안에 대해 일부는 동의하지만, 동시에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평가에서 드러난다.


안 후보는 ‘공천권 개혁’을 주장하면서, 구체적으로는 최소한 시ㆍ군ㆍ구 의회의 정당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문 후보 측 이낙연 선거대책위원장은 “시ㆍ군ㆍ구 의회의 공천권 문제는 어떤 정당 체제를 지향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며 “전국적 규모의 풀뿌리 책임정치를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공천이 필요하지만, 지방자치를 중앙정치로부터 해방시키자는 입장에서는 공천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목희 기획본부장 역시 “시ㆍ군ㆍ구 의회 공천권 폐지가 정당개혁이라고 단정하기 보다는 토론을 통해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공천권 폐지 문제는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결론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날 안 후보가 △청와대 이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시 국회 동의 △공직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청와대 임명직 10분의1로 감소 등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아직은 원론적ㆍ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 송호창 의원 탈당 둘러싼 ‘냉전’
한편 민주통합당 소속의 송호창(경기 과천ㆍ의왕)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캠프에 전격 합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 의원의 이런 행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예견된 일”이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安후보와 문재인 후보사이에 송 의원의 탈당은 서로간 냉전기류를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야권후보 단일화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향후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송 의원은 안 후보와 원래 친한 사이였다. 어쩌면 민주당 탈당이 예견된 일이었다”고 일축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송 의원이 개인적으로 안 후보와 친하고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장에 참석하면서부터 그의 ‘정치적 포지션’을 보인 것”이라며 “정당 정치의 기본적 입장에서 봤을 때 당이 바라는 행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송 의원이 당내 사전 협의한 바는 없었다”며 “향후 송 의원 외에 안 후보 캠프로 합류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송 의원이 당에 대한 도리를 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송 의원으로부터 부재중 전화와 ‘안 후보를 돕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며 “별도로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송 의원의 안 캠프 합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에는 “글쎄…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현 대변인은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과천ㆍ의왕에 경선 없이 전략공천된 송 의원은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촛불 변호사’로 유명세를 탔으며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선거대변인을 맡았다.


그간 송 의원은 안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간 가교 역할을 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송 의원이 각종 방송토론과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입장을 적극 변호한 이유로, 민주당 내에서도 안 후보 캠프 합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이날 송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 의석수는 128석에서 127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송 의원의 탈당이 ‘도미노 탈당’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당 내부에서는 혹시나 모를 도미노 탈당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안 후보 측과 친분이 있는 대표적 인사로는 인재근 의원과 이인영 최고위원이 꼽힌다. 이들은 현재 문 후보 캠프에서 각각 멘토단장, 선대위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GT계(故 김근태계)에 속하는 이들은 민주당 후보 경선과 총선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와 ‘친노’ 갈등을 겪은바 있어 송 의원의 탈당과 관련, 거취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KBS라디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안 후보를 겨냥,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없다”며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무소속으로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안 후보 캠프 이원재 정책기획팀장도 한 라디오에 출연 “기존 정당이 얼마나 잘해왔는지를 생각해보고 어떻게 바꿀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격했다.


이처럼 양측간 미묘한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송 의원의 탈당까지 겹쳐진 탓에 상대 캠프에 대한 견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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