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경주마, 대륙을 질주한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10-18 17: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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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말(馬)사업 업무협약’ 채결

‘소비의 블랙홀’로 떠오르며 세계 최고의 소비 시장으로 자리 잡은 중국이 우리나라 말(馬) 수출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KRA한국마사회는 지난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 말산업 박람회에서 ’중국마업협회‘와 상호협력을 위한 마필 및 인력교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한국산 경주마 12마리를 중국마업협회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마업협회는 우리나라의 한국마사회처럼 중국 농업부 산하의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 국산 경주마의 기증을 합의함으로써 중국 수출의 선결과제인 중국 측의 ’한국산 말 수입위생조건 제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여타 상품과 달리, 경주마는 개별 국가 간의 검역협의에 따른 수입위생 조건이 고시돼야만 수출이 가능한데,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은 검역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8월 농식품부 통상정책관의 방중 시, 한국산 말에 대한 수입위험분석을 조속히 진행토록 요청했고, 중국 정부는 한국의 방역 및 검역상황에 대한 현지실사단 파견 의사를 피력했다.


현재 농식품부는 빠르면 10월 중으로 중국 현지실사단이 방한하는 것으로 중국측과 일정을 협의 중으로 한국마사회는 이번 경주마 기증을 계기로 한국산 경주마의 중국시장 수출 길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 “우수 씨수말, 다이아몬드와 맞먹는 가치”
한국마사회 역시 중국 수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지난해 중국 말산업 박람회 참석을 시작으로 수개월간의 제안 및 협의를 진행해 왔고, 마침내 중국마업협회와 MOU 체결에 성공했다.


이번 MOU의 실무를 담당한 한국마사회 이수길 말산업진흥처장은 “일본이 1990년대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와 검역협의를 하고 매년 수십 두의 경주마를 수출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지리적 이점으로 운송비가 저렴하고 품질도 뛰어나 경쟁력은 더 높다”고 밝혔다.


다른 가축과 달리,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이다. 완전경쟁 시장으로 자리 잡은 외국엔 “우수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는 경주 능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100만 달러 넘게 팔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중국의 경마장은 20여 곳이 비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레저수요의 증대로 승마 열풍이 불면서 승용마 수입도 크게 늘어났는데, 2010년 한 해에만 2000여 두의 말을 수입하며 ‘큰 손’의 저력을 과시했다.


향후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중국의 말 수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을 비롯해, 아일랜드, 호주, 미국 등 유수의 경마 선진국들은 블루오션인 중국 말시장의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 지리적 요건 좋아 경쟁력 있어
일본은 1990년대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 지자체, 말 생산자단체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섰고, 최근에는 매년 50두 이상의 경주마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미 일본 경주마는 세계 주요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북미와 유럽 못지않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산 경주마도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 7년 전부터 매년 30억원 이상의 고가 씨수말을 도입해 지속적인 품질 개량에 나섰으며, 경주마 육성 선진 기술을 꾸준히 습득해 온 덕분이다.


그 결과 올해에는 한국마사회 소속 경주마가 미국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지리적 이점으로 운송비 부담이 적고, 최대 경주마 생산 지역인 제주도는 무비자로 방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저가 경주마 시장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마사회는 작년에 국내 최초로 국산 경주마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한데 이어, 올해에는 싱가포르까지 수출국을 확대했다. 현지 조사는 물론, 해외 바이어 초청 등 꾸준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남아 시장을 먼저 공략한 것은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사전 단계였는데, 동남아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제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이수길 말산업진흥처장은 “경주마의 수출은 단순히 가축 수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마장 플랜트, 운영 IT 시스템, 전문 관리인력 등의 연계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마를 비롯한 말산업의 해외 진출에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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