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릴수록 손해나요”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10-19 09: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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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인기…원가부담에 업계 울상

‘배추 대란’에 포장김치 기업들이 발에 불이 떨어졌다. 배추값이 상승하면서 김장 시기를 늦추려는 소비자들이 우선 급한대로 포장김치를 구입하고 있어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배추값 상승세의 여파가 생산비에 영향을 미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작년 김장철에 배추값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배추를 재배하던 농가가 고구마 등 다른 작물로 재배 품종을 전환, 배추는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태풍과 강우로 인해 배추 파종시기가 지연되면서 생산량도 20~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김장배추 시세는 작년대비 3배 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배추값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포장김치로 소비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배추값이 들쭉날쭉하다보니 가정에서 김치를 담궈 먹는 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포장김치 업계 관계자는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포장 김치로 김장을 할 때까지 버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가락시장에서 상품 기준 배추 한 망(10㎏)은 평균 78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년 같은 날 평균 4959원보다 59% 이상 높다. 배추값은 지난달 18일 한 망에 1만2311원까지 올랐으나 다행히 한달만에 7895원으로 35% 정도 내리며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다.


◇ 포장김치업계 “매출증가, 호재 아냐”
업계에 따르면 포장김치의 성수기는 7~8월 휴가철로 이 시기에 포장김치의 상당 부분이 팔린다. 9월로 접어들면 포장김치의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상FNF 관계자는 “9월로 들어서면 포장김치 매출이 떨어져야 하는데 올해는 전년대비 10~20% 이상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도 “원래 9월에 접어들면 포장김치 매출이 10% 정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8월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 증가가 포장김치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배추값이 상승하면 원재료 값도 상승하기 때문에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업계로서는 당연히 부담이 실린다. 그동안 배추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포장김치 업계는 원재료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된 상태다.


게다가 단순히 가격 문제만 볼 게 아니라 업체에서 김치를 만들 배추를 확보하는 것도 원할하지 않은 상황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금 현재 포장김치는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라며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질 않아 물량 확보도 어렵다”고 밝혔다.


대상FNF 관계자도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배추값이 오르고 있어 손실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지난 달 포장김치 출하가 2~3일 지연될 정도로 배추 물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추값이 안정화 추세에 들어서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도 원재료비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배추값 상승에 따른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김장은 평소보다 늦게 담가야 비용이 적게 들 전망이다. 정부는 김장을 담그는 시기가 늦을수록 김장비용이 감소하는 ‘전고후저’를 예상, 시기별로 김장비용 정보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aT의 분석에 따르면 다음달 말에 김장을 담그는 것이 10월 중순보다 14% 정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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