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퇴직임원은 '선물', 현장직원은 ‘몰라’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0-19 09: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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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직원 87% 비정규직…고용불안 심각

“아무리 ‘신의 직장’이라고 하지만, 도를 넘었다. 한 달에 한 번, 전화 통화로 자문을 구하면서, 월 자문료 470만원을 지급하는 게 말이 되는가”(신장용(민주통합당)ㆍ이노근(새누리당) 의원)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직원의 87%가 외주 인력이다. 이 기형적인 구조는 ‘세계 1위 공항’이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한다”(이노근ㆍ이이재(새누리당) 의원)


지난 16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의 비상식적인 경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퇴임 간부를 경영자문역으로 위촉 후, 자문료 명목으로 연간 5천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반면, 일반 직원의 87%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기형적인 인력 구조에 대해 여ㆍ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강한 질책을 날렸다.


◇ 월 1회 근무, 월급 470만원… 퇴직 임원 특혜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신장용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인천공항이 구체적인 자문의 필요성이 없는데도 퇴직 직원들을 자문 위원으로 위촉하고 실적이 없는데도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감사원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인천공사가 25년 이상 근무한 상임이사 등 퇴직 경영진 4명과 경영자문 위촉계약을 체결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천공항은 이들에게 월 1회 전화 통화나 대면 면담에 의한 자문을 하면서 월 자문비가 350만원에서 470만원을 지급해 한 사람당 적게는 2,000여만원에서 많게는 5,3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입을 모았다.


이노근 의원은 “퇴직 임원을 예우차원에서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후 형식적인 자문을 수행하게 하거나 과다하게 자문료를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장용 의원은 “퇴직한 전직 임원에게 고액의 자문료를 지급하면서까지 경영 자문을 받을 만큼, 현직 임직원의 능력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 복지카드 적립금으로 경영진 자전거 구입
인천공항의 ‘퍼주기’는 퇴직 임원 뿐 아니라 현직 임원에게도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 카드 적립금으로 임원에게 수십만원짜리 자전거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인천공항 회계규정에 따라 공사의 모든 수입금은 공사명의의 예금계좌에 입금하도록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카드적립금 3700여만원을 공사 명의의 예금계좌로 입금하지 않고, 기프트 카드로 수령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천공항은 수령한 기프트 카드 가운데 일부를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 6명에게 자전거 6대를 구입해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공사직원에게 발급한 복지카드의 카드적립금을 자체수입으로 납입하지 않고서 임의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사장과 임원진은 모두 자전거를 반납해야 한다”고 밝혔다.


◇ 현장 직원 87% 비정규직… 기형적 조직 구조
전ㆍ현직 임직원에게 ‘아낌없이 주는’ 동안, 현장 직원 10명 중 9명은 고용불안에 떨고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신장용(민주통합당)ㆍ이노근ㆍ이이재(이상 새누리당)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근무자의 86.95%가 아웃소싱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직원으로 해외 주요 공항의 아웃소싱 비율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현재 인천공항의 아웃소싱 현황은 39개 분야의 42개 업체. 전체 근무자의 86.95%인 6875명이 비정규직 직원으로 10명 중 9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간접고용 상태인 기형적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웃소싱업체 직원 중 65% 이상이 3년 이상 장기 근무자이지만 아웃소싱업체가 인천공항과 3년 또는 5년 단위로 용역계약을 체결, 고용계약도 이에 맞추어져 구조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의 아웃소싱 비중은 87% 수준인데 반해 네덜란드 스키폴그룹은 73%,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은 45% 수준이다. 독일의 프라포트와 일본의 나리타공항은 보안업무 일부와 환경미화를 제외하고는 공항전문 자회사들이 공항운영을 맡고 있다.


해외 주요공항들은 공항건설 및 운영ㆍ해외사업ㆍ상업시설ㆍ부동산 등 공항과 연계하여 역량 집중화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 평균 28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공항운영의 핵심영역이라 할 수 있는 수하물처리시설, 공항정보통신시스템, 전력계통 시설 등 필수시설에 이르기까지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다.


이노근 의원은 “기존 위탁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기존 근무 직원의 고용승계가 불확실해지고, 업무의 연속성이 저하되며, 숙련 근로자가 줄어든다”며 “특히 보안 및 통신 분야의 위탁 운영이 증가하고 있는데, 국가중요시설인 공항의 핵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외주인력 비율이 높은 것은 효율성 측면 때문이겠지만,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의 ‘인천공항공사 민간위탁 노동자 실태와 직접고용 정규직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경우, 3~5년 뒤에는 오히려 더 이익을 볼 것이라는 결과도 나왔다”고 충고했다.


이이재 의원은 “아웃소싱업체의 계약만료로 인한 업체 변경 시, 특별한 사유가 없고 업무의 연속성이 있는 경우에는 아웃소싱업체 직원의 고용 및 근로조건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공항으로 운영하려면 아웃소싱업체 직원들의 안정적 고용이 필수적”이라며 “공항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아웃소싱업체와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이 향후 계속 ‘글로벌 공항전문기업’으로 우뚝 서려면 해외 주요 공항에 비해 아웃소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면서 “인천공항의 운영 안정성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아웃소싱 운영체제를 일부 자회사 운영체제로의 전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장용 의원도 “정규직 임직원이 ‘신의 직장’의 수혜를 입을 때, 연봉 2000만원의 소방대원, 월 130만원의 환경미화원 등은 박봉에 시달리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이들의 피와 땀,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인천공항이 있었겠는가”라며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시 경영 확대를 통해, 양극화 해소 및 공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이 날로 심각해지는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면 공기업의 모범사례가 되어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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