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IG… 해법 찾을까?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0-19 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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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 사기’ 혐의… 구자원 회장 검찰 소환

LIG그룹이 구설수에 올라있다. 지난해 3월 계열사인 LIG건설의 부실을 숨긴 채 거액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탓이다.


현재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튺히 구자원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LIG건설은 검찰 수사라는 악재로 인해 수장이 전격 교체되는 등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회생절차 알면서도… 242억 어음 발행
LIG건설이 그룹 오너의 수난 탓에 또다시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했다. 중견건설업체 건영과 한보건설을 합병한 후 새 둥지를 틀었으나 법정관리체제를 피하지 못한데다 이번에는 전방위 검찰수사라는 악재와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지난 18일 구자원 LIG그룹 회장을 소환해, 오전 9시40분부터 19일 새벽 1시20분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9월19일에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LIG그룹 본사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IG건설에 10명 안팎의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현재 각 오너 일가의 수상한 금융거래내역을 정밀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문제의 기업어음을 판매한 우리투자증권도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 핵심은 LIG그룹 오너 일가가 지난해 3월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백억원대 기업어음(CP)을 부정 발행했는지 여부를 캐내는 데 있다.


검찰 관계자는 “LIG그룹 총수 일가는 LIG건설에 대한 그룹의 자금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사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해 초 242억2000만원의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오너 일가 비자금 조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LIG그룹 본사와 LIG건설, LIG넥스원 등 계열사는 물론, 이례적으로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차남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취하고 이들의 자택 등을 모두 뒤지는 등 회사 및 오너 일가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LIG그룹과 계열사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한 검찰은 구 회장 일가가 CP발행을 기획ㆍ결정한 ‘윗선’으로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찰 관계자는 “LIG그룹이 LIG건설의 회생절차 신청 전 담보로 제공했던 계열사 주식을 회수하기 위해 금융사에 허위자료를 넘겨 CP발행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LIG그룹 측은 이번 검찰 조사와 관련 “지난해 CP투자자들이 고발한 내용을 검찰이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LIG건설 관계자는 “CP 발행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원이었고 해당 부채에 대한 상환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IG 사내에서는 이번 수사 결과가 기업이미지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술렁이는 분위기다. 회사 안팎에서는 검찰이 CP 부정발행 의혹에 대해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기업회생절차 졸업을 기대하고 있던 상황인 터라 착잡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는 증언도 계속되고 있다.


◇ CEO 전격교체로 돌파구 마련?
LIG그룹 내부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급기야 계열사 건설수장이 전격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LIG건설은 지난 9월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현태 경영전략본부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윤중혁 부사장과 김태호 총괄부사장을 재선임했다. 당초 신규 대표이사로 금융권 출신인 윤중혁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LIG건설 채권단이 3명의 등기이사 중 2명을 금융권 인사로 채웠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재계에서는 파격적인 이번 인사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단행이 채권단과 원활한 관계를 맺고 기업 리스크를 관리해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기 위한 조치라는 반면 법정관리까지 가게 된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기존 CEO를 해임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인사가 건설사 수장을 맡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건설경기 침체란 외풍 속에서 기업회생절차를 택한 것을 기존 경영진의 부실경영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회생에 들어간 건설사가 많아졌는데 간혹 금융권에서 이런 곳에 낙하산 인사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은 연봉도 높은 편이라 건설사 경영에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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