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15)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0-26 11: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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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다운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데…

Q. 오래된 빌라를 한 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방으로 발령받게 돼, 이 집을 처분하고 지방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파트가 아니라 낡은 빌라인 탓에 처분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마침내 이 집을 매수하겠다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만, 그는 “실제 매매 금액보다 적은 액수의 계약서를 작성해 달라”고 제게 요구했습니다. 소위 ‘다운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것입니다.


다운계약서 작성 행위는 불법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이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꺼내보았지만, 상대방은 ‘작성에 응해주지 않으면 이 집을 매수하지 않겠다’며 막무가내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집을 팔기 위해서는 다운계약서 작성에 꼭 협조해야 되는 것인가요? 어쩔 수 없이 계약서를 썼다 하더라도, 나중에 이를 파기할 방법은 없나요? (인터넷 독자 idsp******)


A. ‘다운계약서’의 작성이 불법이라는 사실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해지면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바 있습니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제도를 위반해 소위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면, 먼저 거래 당사자와 중개업자에게는 취득세액의 3배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고(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 신고에 관한 법률 제51조 ③항), 중개업자는 영업정지 및 등록 취소 처분을 받게 됩니다.


또 조세범처벌법 제9조는 ‘조세포탈행위에 대하여 3년 이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문 상으로는 ‘취득세의 3배 이하’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무상으로는 최대한도인 3배를 부과하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다운계약서 작성 요구에 불응할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되는데요, 대법원은 “다운계약서를 통해 세금을 절감하지 않을 경우에는 매매계약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세금 절감이 매매계약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해제 사유가 되고, 단순히 ‘주된 계약에 따르는 부수적 의무’에 불과하다면 해제사유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대판 1992. 6. 23, 92다7795)을 내린 바 있습니다.


세금 절감 자체만을 목적으로 특정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따라서 다운계약서 작성에 협조할 의무는 부수적인 의무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또, idsp****** 님이 다운계약서 작성을 거부해 상대방이 탈세를 통한 이득을 얻지 못했더라도, 이는 ‘위법소득’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만약 이미 다운계약서를 쓰신 경우, 이를 파기할 방법에 대해서도 문의하셨는데요. 상대방과 중개업자에게 위에 설명들인 불이익에 대해 이야기하신 후, 파기를 유도하는 방법이 제일 좋겠지요. 그래도 계약파기에 불응한 채 막무가내로 나온다면, 그냥 정상가격으로 신고해버리시면 됩니다. 그렇게 하셔도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대방이 더 낸 세금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세무 공무원들이 “거래전산망이 잘 구축돼 있어, 3년 내에는 편법 사실이 거의 드러나게 돼 있다. 실제 과거 다운계약서를 쓴 매수인들이 되팔기 시작하면서, 다운계약 사실이 탄로나 양도소득세 폭탄을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한 목소리로 귀띔하고 있습니다. idsp****** 님의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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