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최근 재계에선 LG·한화그룹 등 오너 3세가 잇따라 상무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가 본격화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등으로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한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각 그룹은 창업주와 2세 퇴진시점과 맞물려 순환출자 해소 및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경영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 <편집자 주>
작년말 LG그룹 후계자인 구광모 상무와 김동관 한화그룹 상무가 각각 승진한 것을 계기로 새해 벽두부터 각 그룹의 경영승계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건강문제와 실적부진에 시달렸던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3세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사업 구조조정 및 승계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재계에선 고령의 창업주와 2세 경영인들의 퇴진시기가 임박한 만큼 새로운 후계 경영자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일각에선 3세 경영인에 대해 별다른 경쟁자도 없이 기업을 상속받는다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반면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산업계에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승계과정에서 벌어지는 편법적인 증여에 대한 비판도 존재하고 고질적인 병폐인 구 재벌시스템의 문제점과 일부 후계 경영자의 일탈행위를 지적하는 시각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 삼성, 전자계열 위주 '집중경영' 예고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의 대외활동에 나서는 등 실질적인 최고경영자로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을 비롯해 경쟁사인 애플의 팀 쿡과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전개해왔다.
이 부회장은 또 삼성그룹 경영권의 핵심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을 취득하고,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안정적인 지분 확보 및 상속비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과 3세 후계자들의 지분이 균등하게 배분돼있는 제일모직간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한화그룹에 삼성테크윈 등 4개사를 1조9000억원에 매각해 핵심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 위주로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측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이건희 회장과 달리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세력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라도 남다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 한화그룹, 후계자 3형제 경영수업 받아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던 한화그룹 역시 김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이후 3세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이 구체화된 상황이다. 실제로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은 지난 2010년 입사한지 5년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도 유명한 3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 등 3형제가 모두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령의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장자상속의 원칙에 따라 구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 시너지팀 부장이 작년말 상무로 승진했다. 두산그룹의 경우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가 독자적으로 광고사업을 접고 작년 10월 그룹 계열사인 오리콤의 최고광고책임자(CCO)를 맡으면서 경영승계가 시작됐다.
지난해 업황 부진과 파업 등 어려움으로 고강도 개혁에 착수한 현대중공업은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따라서 조선업계의 위기상황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에 정 상무가 임원으로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 SK그룹, 최태원 회장 차녀 입대 '주목'
SK그룹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최태원 회장의 수감생활이 길어지면서 수펙스협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최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은 대규모 투자결정이 부진한 SK그룹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가 작년 11월 해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해외 유학과 병역면제가 만연한 재계 3·4세 경영자들과 차별화된 모습이 돋보이고 있다. 최 소위는 앞서 해군 장교로 자원 입대한 뒤 11주간의 교육 및 훈련을 마쳤으며 올 4월경에는 함정에서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 3세 경영인이 해외에서 유학하고 그룹 계열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는 수순을 탈피해 입대한 최 소위의 사례는 상당히 특이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기업 오너 3세로서 어려운 진로를 선택한 솔선수범이 과거 거만한 상속자로 보여진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 소위는 중국 명문대학인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도 집에서 학비와 용돈을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생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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