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의약외품의 슈퍼판매가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확정해 공포·시행했다.
이를 통해 이제 소비자들은 박카스와 마데카솔 등 일반약을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에서도 살 수 있게 됐다.
이번 의약외품 전환품목은 총 48개로 복지부는 관련업체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 품목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단, 복지부는 일반의약품으로 표시된 품목이 슈퍼에서 판매될 경우 소비자들의 혼란을 우려해 안내문을 게시토록 했다.
그러나 상품코드 등록 및 제약사의 제조판매품목신고필증 교부 등 새로운 유통구조에 따른 구조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제약사들은 공급물량 확보 어려움과 약사회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당장 슈퍼판매를 하기에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실제 소비자들이 슈퍼에서 일반약을 구입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의약외품 범위지정’ 시행
보건복지부가 지난 20일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확정해 공포·시행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일반약을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품목은 박카스·마데카솔·위청수 등 48개 품목이다.
손건익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실제로 국민들이 (고시한) 48개 의약품을 사는것이 중요하다”면서 “휴가철 피서객들이 고시된 연고제와 액상소화제를 구입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행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약사들은 “일반약 병라벨에 ‘의약외품’으로 표시된 라벨이 붙어있지 않은데 편의점 유통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이들 약은 의약외품으로 고시했기 때문에 의약외품 라벨을 붙이지 않아도 편의점이나 슈퍼에 약을 유통시키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빠른시일 안에 슈퍼판매 되길”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48개 품목의 약을 직접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구매하는 것

새로운 유통구조에 따른 구조체계 개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연합회와 슈퍼마켓협도조합 연합회는 제약사와 도매업자와의 새로운 상품 등록에 따른 공급가 등에 대한 거래계약 체결, 상품코드 등록, 행정상 준비절차가 최소 일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 의약외품 전환품목을 생산하는 광동제약·동아제약·동화약품 등 18개 제약사는 48개 의약외품에 대해 제조판매품목신고필증을 교부받아야 한다.
이에 복지부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들 품목이 원활이 유통될 수 있도록 의약품도매상협회와 편의점 등을 접촉, 유통업계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또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편의점협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한 의약외품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제약사들 에게는 제품판매품목신고필증을 최대한 빨리 교부받을 것을 당부해 소비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슈퍼에서 일반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손 실장은 “빠른 시일 안에 국민이 변화된 정책을 체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도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에 따라 세부기준을 정하는 ‘의약외품 등 표준제조기준’ 고시 개정안을 같은날 공포·시행했다.
또 이번 전환품목이 일정기간 ‘일반의약품’으로 표시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슈퍼나 편의점 등에 붙이도록 조치했다.
◇제약사 “슈퍼판매? 당장은 곤란…”
그러나 제약업체들은 슈퍼판매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광동제약의 ‘비타500’과 ‘슈퍼전쟁’이 기대됐던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어 당분간은 슈퍼 등에 공급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 간 약국을 유통채널로 이용했는데 의약외품으로 전환됐다는 이유로 곧바로 슈퍼로 나설 수는 없다”며 “슈퍼판매에 대해 쉽게 접근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현재 슈퍼판매 중인 음료를 보유한 타 제약사의 페이스 등을 연구해 슈퍼판매 진출 등을 고려해 보고 향후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약국에서만 판다’는 메리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박카스의 최대 생산능력이 3억6000만병”이라며 “연간 판매량이 3억5000만병이기 때문에 슈퍼에 공급하기에는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물량 확대를 위한 설비 증설과 관련해서는 “설비 증설 역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복지부는 제약업체와 실무진 회의에서 ‘까스명수액’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제약이 슈퍼판매 확답을 했다고 밝혔지만 삼성제약 측은 “(회의에서) 슈퍼에서 팔겠다고 한 것”일 뿐이라며 “당장 슈퍼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제약사들이 이 같이 슈퍼판매에 대해 입장을 취하지 않는 것은 약사회와의 관계악화 우려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복지부가 슈퍼판매를 추진하면서 약사회와 의사협회는 끊이질 않는 의견충돌이 있었으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가 3차까지 가서야 그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약사회는 여전히 슈퍼판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그 동안 약사회와 관계를 유지해왔던 제약사들은 고시 개정이 됐다고 해서 섣불리 슈퍼에 물량은 공급하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슈퍼 판매를 통해 이익이 증대될 수도 있지만 섣불리 물량은 공급하기에는 곤란한 입장”이라며 “다른 제약사들의 움직임에 따라 슈퍼판매 진출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mavise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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