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여름 뜻밖의 복병을 만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름아닌 자회사에서 출시한 에어컨의 잇단 오작동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불편 신고사례가 폭주하자 이례적으로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죄송하다는 사과문까지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사과문 이후 기다렸다는 듯 에어컨 구입 소비자들의 관련 불편신고와 불편을 호소하는 항의가 끊이질 않아 삼성의 명성이 적잖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는 물로 세계적으로 ‘명품’과 ‘퍼펙트’라는 이미지가 늘 준비된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삼성으로서는 뜻하지 않는 ‘에어컨 파동’으로 가뜩이나 무더운 올여름 에어컨과의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삼성의 이번 사과문 발표는 해당 에어컨 제품에 대한 사전점검 서비스를 약속한지 보름만에 이뤄진 것으로 제품의 오작동 사례가 심각한 상태임을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 삼성측은 공식사과를 내놓은 상태에서 제품의 교환.환불 정책마저 오락가락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 특정제품 불량으로 서비스점검 2회에 사과까지

삼성전자는 사과문에서 “제품의 동작을 수행하는 마이컴의 입력신호판에서 발생한 노이즈 때문에 생긴 이번 문제는 제어판이 안정적으로 신호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지난 2주 남짓 동안 전체 대상중 76%에 대한 서비스를 완료했고, 나머지도 빠른 시간 내 서비스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주말·공휴일을 포함해 일주일 내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비스 콜센터(1588-3366)로 접수하면 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에앞서 지난 4일 상반기 국내에 판매된 멀티에어컨 15평형 제품 중 AF계열 4개 모델 6만대에 대해 오작동 문제에 대한 사전 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삼성전자 에어컨 모델은 ‘김연아 에어컨’이라는 애칭이 붙은 AF계열로 AF-HA152, HR152, HQ152, HS152 등 총 6만355대다. 이중 4만여대 가량이 점검서비스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가 공식 모델로 등장해 ‘김연아 에어컨’이라는 닉네임을 얻고 인기리에 판매된 제품이다. 200만 원대 고가의 신제품이 출시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오작동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로부터 “작동 2~5분 후 전원이 나간다”는 불만이 폭주했다.
삼성측은 해당 제품의 오작동의 원인에 대해 삼성측은 “제품의 동작을 수행하는 마이컴의 입력 신호단에서 발생한 노이즈 때문에 생겼다”며 “제어판이 안정적으로 신호처리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여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쉽게 설명하면 실외기를 작동하는 인쇄회로기판(PCB) 보드가 신호를 잘못 인식해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삼성측은 “이번 상황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작동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최근 폭우로 인해 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오작동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여기저기서 “제품 설계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된 아파트 베란다나 외부환경에는 크고 작은 전류가 흐르고 있어 이에 대한 오작동을 막을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고, 고온다습한 날씨에도 충분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제품이 설계되고 만들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제품은 앞서 6월 말에도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배관이 이탈될 우려가 있다며 사전점검 서비를 실시해 불안요소를 노출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특정제품의 문제로 연속 사전점검을 한 것도 이례적이다. 당시 삼성은 에어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잘못하면 냉매가스 압력에 의해 배관 이음새 부분이 이탈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고, 이음새가 이탈되면 소음이 커지고 에어컨 냉매가 유출되면서 찬바람이 나오지 않게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삼성 공식사과에도 뿔난 소비자 카페결성 ‘환불조치’ 요구
한편 소비자들은 삼성의 공식사과에도 불구하고 해당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인터넷 카페모임을 통해 삼성측의 환불조치를 요구하며 집단움직임에 나섰다. 카페 가입자들은 한 목소리로 환불조치 불이행시 집단움직임과 법적조치까지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 삼성측의 적극적인 대응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제품의 불매운동까지 불사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하우젠 에어컨의 불량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삼성하우젠 불량 에어컨 환불을 원한다 모임’에는 현재까지 가입자 수가 1000여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모임을 키우고 있다.
이달초 개설된 이 모임은 삼성전자 에어컨으로 인한 갖가지 피해 사례를 밝히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피해자 가입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 사례들을 살펴보면 제품 작동 후 몇 분 이내 자동으로 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가하면, 꺼져 있는 상황에서 자동으로 작동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또 동작 중 굉음과 제품 상부와 하부의 바람 세기가 다르게 나오는 현상 등 여럿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여기에 삼성의 무원칙한 교환 및 환불 입장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구입 뒤 10일 이내 정상적인 사용탕테에서 발생한 성능.기능상의 하자로 중요한 수리를 요할 때는 제품 교환 또는 구입 금액을 환불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일부 수리기사들은 이같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을 무시한 채 교환과 환불 자체가 아예 불가하다는 태도로 일관, 소비자들의 더 큰 원성을 사고 있다.
◇탈 많은 하우젠 에어컨, 시민단체서 우수상까지 받아
또한 결함의혹이 일고 있는 문제의 하우젠 스마트에어컨이 환경부 장관상을 받을 예정이어서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에서 주최한 시상식에서 삼성전자의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은 소시모의 ‘에너지위너상’ 분야에서 대상인 환경부 장관상을 각각 차지했다.
이 시상식은 에너지효율화 촉진을 위해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이 주최하고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에서 후원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상식으로 이번 시상식에서 1등 격인 대상에 LG전자의 E-리니어 일반냉장고와 삼성전자의 하우젠 스마트에어컨이 선정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일고 있다.
이번 에어컨 파문과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최선을 대해 사전 점검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며 “서비스를 받게 되면 아무런 문제없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면 소비자 보호원의 원칙에 의거해 지키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서비스 기사들이 다녀가도 문제가 재발했다” “PCB 기판을 교체한다고 하던데 어떻게 소프트웨어 불량이냐”, “업그레이드를 해도 소용없다. 환불을 해달라”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어 상황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완재 기자(pur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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