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장우진 기자] 삼성이 동반성장 취지로 일환으로 소모성자제구매대행(Maintenance, Repair & Operation) 사업을 철수했다. 정치권은 이에 ‘역시 삼성’이라며 대환영이지만 이후 흘러가는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삼성 MRO 사업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이하 IMK)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IMK 주가가 하락해 소액투자자들이 반발에 나섰다.
또한 IMK 매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 대기업 인수는 제외되며, 중소기업이 인수하자니 자금감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외국기업으로의 인수는 동반성장 취지에 어긋난다. 또 삼성이 MRO 사업철수는 공개선언 함에 따라 국내 사모펀드사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지 미지수로 좋은 매각가격 형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이 MRO 사업철수 불똥이 LG그룹에 튀었다. LG의 MRO 업체인 서브원은 MRO 사업의 65%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매각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소액투자자 “삼성이라 믿었는데…”
삼성그룹이 기업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이하 MRO) 사업에서 철수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1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9개 계열사가 보유한 IMK 지분 58.7%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MRO 사업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삼성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차원에서 비핵심사업인 MRO사업을 철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대환영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과 서장은 수석부대변인은 “삼성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과 상생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라며 “삼성의 MRO 사업 철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삼성의 이번 결정이 다른 대기업에 영향을 미쳐 계열사 일가 몰아주기나 중소기업 분야에 대한 무분별한 침해에 제동이 걸리는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MRO 사업철수와 함께 IMK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상장사인 IMK는 삼성이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소액투자자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반발에 나섰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은 “IMK와의 거래 품목수가 40만개가 넘고, IMK에 납품하는 회사가 1만1000개가 넘어 소모성 자제를 IMK에서 받는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IMK와 거래는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당장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소액투자자들의 불만은 사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한 투자자는 “삼성의 계열사로써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믿고 투자했는데 이제와서 사업철수니, (IMK의) 매각이니 하면 어쩌란 말이냐”라며 “삼성은 상장을 통해 얻은 수익중 일부를 돌려주는 등 대책을 세워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집단소송 움직임의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어 소액투자자들의 피해정도에 따라 삼성은 한바탕 곤욕을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추진…“모든 것이 걸림돌”
IMK 주가하락과 함께 또 하나의 걸림돌은 바로 ‘어디로 인수할지’에 대한 여부이다.
현재 IMK 시가총액은 약 8000억원 정도이다. 삼성이 보유한 지분이 58.7%임을 가만하면 주식가치 약 4700억원, 여기에 삼성이 IMK와 거래를 지속할 뜻을 밝힘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7000~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은 동반성장 취지에 따라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이 정도의 자금력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남은 후보군은 국내 사모펀스사(이하 PEF)와 해외기업들이다.
삼성은 MRO 사업 철수 한달전부터 매각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4~5개 PEF를 대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삼성이 MRO 사업포기를 공개선언 함에 따라 국내 PEF들의 입맛을 당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좋은 매각가격 형성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보다 다양한 인수후보를 구성하여 매각과 관련해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실제 가장 먼저 인수의사를 보인 것은 세계 최대 MRO업체인 미국의 그레인저를 비롯해, 알리바바닷컴, 일본의 모노타로 등이다.
그러나 IMK를 해외기업에 매각할 경우 중국 등 싼값에 자재를 조달할 가능성이 높아 결과적으로 동반성장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무산될 수도 있는 것이가”라는 질문에 “매각 방침은 명확하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 취지와 형평성 등 모든 것을 고려했을때 결국 삼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G, 가만히 있다 불똥맞았다”
이번 삼성의 MRO 사업철수는 동반성장 취지라는 명분과 함께 실리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MK의 실적은 매출 1조5000억원, 순이익은 300억원이었다.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액이 259조원임을 감안하면 IMK의 매출 점유율은 약 0.6%에 불과하다. 즉, 전체적으로 큰 손해를 보지 않고서라도 동반성장 명분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LG그룹은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LG는 삼성이 MRO 사업 철수를 공식 발표함에 따라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LG의 MRO 업체인 LG서브원은 국내 MRO업계 1위로 MRO비중이 65%가 넘으며 지난해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800억원을 기록했다.
서브원의 경우 MRO 사업 외에도 다른 중요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업구조 역시 다양해 LG가 서브원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에 LG그룹은 공식자료를 내고 “우리 사회에서 여러 각도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므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는 대로 LG도 그 방향에 맞춰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두산, CJ, SK 등은 MRO 비중이 작기 때문에 MRO 철수로 인해 일시적 주가영향을 있을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 SK의 MRO업체인 엠알오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손실은 500만원이며 순이익은 2500만원에 불과했다.
삼성의 MRO 사업철수로 인해 IMK 인수전 및 타 기업 MRO 사업관련 등 하반기 기업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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