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혁신? “알맹이는 없다”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08-05 10: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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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보원 설립 등 주요쟁점 ‘중장기적’ 미뤄…정부입김 '의혹'

[토요경제=장우진 기자] 최근 정부는 금융감독 혁신방안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3개월동안 헛물만 켰다는 비판이다.
정부는 저축은행 사태 방지를 위해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융감독 혁신을 추진했다.
이번 금융감독 혁신의 두 가지 큰 골자는 금융감독 체계 개선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이다.
금융감독 체계 개선의 경우, 기존방침에서 조금 더 규제를 강화했을 뿐 혁신은 없다는 평이다. 금융감독 개선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검사권과 제재권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검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혁신방안의 핵심 쟁점인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역시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혀 실질적으로 금융소비자를 위한 구체적 방안은 없었다.
결국 주요쟁점에 대해 어떤 방안도 나오지 못한 것은 대통령선거와 19대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차기정부로 미룬 것이나 다름없다는 여론이다.
이에 급조된 금융감독 혁신 TF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해 결국 알맹이 없는 혁신으로 끝이 났다는 분위기다.


◇금감원, 뼈를 깍는 혁신 ‘아플까봐?’


이번 금융감독 혁신안의 두 가지 큰 골자중 하나인 금융감독 체계 개선을 살펴보면, ‘혁신은 없다’라는 평이다.
우선 대형·계열저축은행에 대해서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와 금융감독원의 공동검사가 의무화되고, 예보는 금융위에 시정조치를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된다.
또한 예보의 저축은행에 대한 단독조사 대상범위가 현재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5% 미만에서 7% 미만으로 확대된다. 또 3년 연속 적자인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단독조사권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금감원의 독단적 감독권한을 견제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이다. 현재도 예보는 단독조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단독조사권’을 주요골자로 한 ‘한은법 개정안’의 6월 국회통과를 무산시켜 단독조사권을 지켜낸 금융위에 대해 예보가 감독권한이 확대되었다고 해서 확실한 견제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이 밖에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외부민간위원이 현행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민간위원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으며, 수석부원장이 맡던 제재심의위원장도 민간위원중 뽑게 된다.
또 전관예우 근절차원에서 금감원 퇴직자의 금융회사 취업제한도 강화돼 현재 2급이상에서 4급이상으로 확대됐으며, 퇴직 전 3년 이내 소속부터 업무와 관련있는 회사에 취업하지 못하게 한 규정을 이내로 확대된다.
금감원 재상등록 대상도 현재 2급(실국장급)에서 4급(선임조사역)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 업무관련성이 있는 업계인사를 만날 경우 반드시 감사실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내 비리발생이 우려되는 인·허가, 공시, 검사·조사·관리 등 부서에 대해서는 순환배치기간을 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또 민간 컨설팅업체를 통해 전 직원 대상 청렴도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결국 조금더 ‘깐깐해졌을 뿐’이라는 평이다.
금융 관계자는 “(취업제한·재산등록 등) 2급에서 4급으로 확대되고, (비리발생 우려부서 순환배치 등) 기간에 대한 변경조치는 결국 근본적 혁신방안이 되지는 못하지 않느냐”라며 “이를 가지고 금융감독 혁신이라고 말하기는 너무 초라하다”고 밝혔다.
또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권(감독)과 제재권(법적 판단)에 대한 분리를 중장기적으로 남겨놨다는 점도 결국 큰 틀에서의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이다.


◇부실한 TF, 결국 소비자는 뒷전


금융감독 혁신방안의 또 하나의 중점부분은 바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이다.
이번 금감원의 혁신의 최대 쟁점은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문제였다. 그러나 이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안이라고 밝혀 알맹이 빠진 혁신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 혁신 TF는 금융소보원을 설립함으로써 금감원의 핵심 기능인 금융감독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분리했을 때 견제와 균형을 통해 통합감독체계에 큰 무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감독권은 아무 기관이나 대체할 수 없는 공권력이며 이를 죽이면 금융시장에 위기가 초래한다”고 주장했으며, 결국 이번 발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미뤄지게 됐다.
저축은행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금융소비자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번 혁신방안에 소비자들은 외면받은 것이다.

이 같은 솜방망이 혁신안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금감원 혁신을 위한 TF를 꾸리면서 13명 중 7명을 교수 등 민간인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홍범 위원(경상대 교수)이 이메일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일부 민간의원이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금감원 인사는 완전 배제했다고는 하지만 결국 정부 관료의 입김이 세게 작용했다는 한계를 보이며 이번 금융감독 혁신안은 소리만 요란한 솜방망이에 그치게 됐다.
또한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권과 제재권 분리문제 및 금융소보원 설립 등에 대해 중장기적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은 대통령선거와 19대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차기정부로 미룬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다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획기적인 금융감독이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문으로 남는다. 금융당국은 한국은행이 갖고 있던 단독조사권을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가져왔다. 이후 수차례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이를 놓치지 않았으며, 이번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한은법 개정안이 강력히 추진됐지만 결국 6월 임시국회 통과가 무산되면서 단독조사권을 지켜냈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봤을 때, 금융당국이 제 살을 깍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획기적 개혁을 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금융감독 개혁의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금융소비자라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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