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등 대기업, 화장품사업 진출 '그 속내는?'

이완재 / 기사승인 : 2011-08-05 15: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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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원대 '돈되는 사업'…웅진, 롯데백화점 등 춘추전국시대

[토요경제=이완재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에 유수의 대기업들이 잇달아 진출하며 새로운 경쟁구도를 펼칠 전망이다.지난 달 호텔신라가 중국 마카오에 멀티숍 형태의 화장품 1호점을 내겠다고 선언하며 본격적인 화장품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다. 이에 앞서 웅진코웨이, 농심, 모나리자, 롯데제과, 유한킴벌리 같은 굴지의 국내 대형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이미 진출했거나, 향후 진입을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특히 이들 기업들의 주력 분야가 식품, 호텔, 제약 등 화장품과는 거리가 있는 산업군이어서 사업진출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들의 사업진출을 놓고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들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주 종목인 특정 유통을 발판으로 세력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여 관련 유통을 선도하고 있는 기존 화장품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기업들의 잇단 진출로 기존 중소급 업체들의 도산과 시장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한류열풍 붐에 편승해 본격적으로 점화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 그 배경과 향후 판도를 짚어본다.


◇웅진코웨이, 11년만에 재론칭 1분기만 408억대 매출

▲ 11년만에 재론칭으로 1분기 매출 408억대를 올린 웅진코웨이의 리엔케이 신제품
전통적인 화장품 업체가 아닌 이종업체로 대기업 중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웅진코웨이를 들수 있다. 웅진코웨이는 이미 한차례 화장품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9월 11년만에 브랜드 ‘리엔케이’를 론칭해 화장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이다. 웅진은 론칭 이후 1년도 채 안돼 화장품 업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현정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드라마 간접광고에 제품을 노출하는 등 기존 판매노하우를 활용하는 등의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기반으로 웅진은 지난해 1분기 매출만 408억원을 달성해 타 기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웅진은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4월 롯데면세점 입점에 성공하고, 올 하반기에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화장품사업 진출 성공은 타 기업들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동시에 관련사업 진출에 불을 당기는 촉매가 되고 있다. KT&G, 농심, 호텔신라, 롯데제과 등의 기업들도 최근 잇달아 종전 화장품 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롭게 론칭을 계획하는 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우선 종전 중소 메이커사들 제품을 종합적으로 취급판매하는 멀티숍 개념의 점포를 오픈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농심 계열 유통업체인 메가마트가 화장품과 약국을 결합한 헬스.뷰티숍 형태의 ‘판도라’를 열고 영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부산 동래1호점을 열고, 이어 남천점 울산점이 문을 열고 영업중이다. 또 오는 9월에는 천안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판도라’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 20여개 화장품 브랜드사의 3500여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체인망이다. 농심측은 향후 로드숍 진출까지 모색하며 업장 규모를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제과제조사인 롯데제과 역시 최근 롯데제약을 흡수하고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화장품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다. 그동안 ‘헬스원’ 브랜드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해오다 화장품 사업을 해온 롯데제약 인수로 ‘화장품 제조 판매업’에 정식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KT&G·호텔신라 등 진출…자체 유통망 십분활용 ‘장점’

KT&G는 지난 6월 소망화장품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화장품사업에 진출했다. KT&G는 인수시 조건을 로제화장품을 포함한 소망화장품의 화장품 사업부문을 전제로 하고 있다. KT&G 측은 ‘정관장’이라는 국내 홍삼 시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회사가 보유한 홍삼, 건강식품, 제약 분야의 연구개발 및 원료조달, 소비자 신뢰와 소망화장품의 R&D 및 생산노하우, 유통채널 등이 결합하며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기존 화장품 영역뿐 아니라 고품격 홍삼 한방화장품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화장품 시장의 전체 지배력을 높인다는 의욕적인 계획도 내놓았다. 전국에 막강한 영업망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확장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의 행보도 주목된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가 이마트 등을 통해 자체 화장품을 개발했던 것과 달리 그동안 화장품 사업에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사장을 통해 화장품 도·소매업체인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을 설립하고 화장품 사업 전개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이 회사는 P&G그룹의 SK-Ⅱ를 수입해 로드숍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백화점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의 화장품 사업 전개에도 불씨를 제공할 전망이다.
화장지로 유명한 모나리자도 최근 홈플러스 30여 곳과 거래하는 종합 밴더사를 인수해 화장품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 서울 신라호텔 전경
최근에는 호텔신라가 이들 기업들의 뒤를 이어 화장품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주목받았다. 호텔신라는 지난 6월 “오는 9월에 중국의 마카오 중심가 베네시안 호텔에 ‘스위트메이’라는 이름의 특별화장품 매장을 개장한다”고 밝혔다. 호텔신라측은 “오픈하게 될 매장은 일종의 멀티숍 형태라며 한스킨, VOV, 바닐라코, 참존 등 국내 30여개 상표의 화장품, 향수, 피부관리 제품등이 판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호텔신라는 중국에 신라리미티드라는 법인을 세우고 하반기엔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까지 본격적인 시장망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인 호텔신라의 인지도와 유통망,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품질이 어우러져 순조로운 론칭이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기존 화장품시장에 대한 잠식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저희 컨셉트는 최근 불고 있는 한류열풍과 함께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좋은 화장품을 해외시장에 진출시킴으로써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화장품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향후 국내 진출계획은 없다”는 말로 관련 우려에 대한 확산을 피했다.


◇기존 화장품제조사와 경쟁 불가피 ‘치열경쟁’ 예고

한편 이들 기업 외에도 11번가를 통해 자체 화장품 브랜드 사업에 나서고 있는 SK와 한국요구르트의 먹는 화장품 시장 진출, CJ올리브영을 통해 독자 수입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CJ 등 대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과 FTA가 발효되고 미국과의 FTA가 가시화되고 있어 수익성이 좋은 화장품 사업진출을 기업들이 노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화장품 시장의 규모가 8조4000억원 대로 매년 약 10% 성장까지 보이고 있어 당분간 대기업들의 화장품진출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당장 국내 화장품 시장의 판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화장품 시장의 경우 제조하기가 비교적 손쉽고, 진입 장벽이 높지 않고 무엇보다 돈이 되는 사업이다”면서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진출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나 대기업들의 경우 자체 유통망이 튼실하고 해당 유통의 노하우와 비전이 확고해 큰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최근 타업종 기업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화장품사업의 선두주자격인 기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등과의 한판승부가 예상되며 전체적인 시장의 확대속에 중소급 메이커들의 중도탈락도 예상된다”면서 “결국 자체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시장에서 생존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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