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로 국내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외 증시시장이 이후 폭락과 급반등을 오가며 혼조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어느 누구도 선뜻 부동산 시장을 선뜻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융위기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신중하게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악재가 터진 지난 10일 이후 부동산 시장 역시 급격한 혼선양상을 보이고 있다. 흡사 2008년 벌어진 금융위기 사태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았다. 2008년 당시는 강남3구의 시가총액이 3개월만에 7%난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대변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위기에 강남3구가 가장 민감…2008년 시가총액 7% 급락
세계 금융시장 불안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재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강남3구의 시가총액이 7% 가량 급락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3개월간 강남3구의 시가총액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가 1년이 지나서야 낙폭을 만회했다.
당시 서울의 시가총액은 672조4672억원이었다가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3개월 뒤 647조5450억 원으로 3.71%(24조9223억원) 줄었다.
특히 강남3구는 263조528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금융위기 이후 3개월간 7.12%(18조7672억원)이나 빠지며 244조7608억원까지 떨어졌다. 1년이 지난 뒤에야 266조4206억원으로 이전 시세를 회복했다.
반면 소형주택이 몰려 있는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3구는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71조3390억 원에서 70조4865억 원으로 1.19% 하락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6개월 후 -3.34%, 9개월 후 -3.60%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낙폭이 커지며 이전 시세를 회복하는데 더딘 모습을 보였다.
한편 경기와 인천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628조1255억원에서 641조7126억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강남3구의 시가총액이 단기간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이번 미국발 금융시장 위기도 장기화되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의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의식한 듯 이구동성으로 ‘신중론’의 입장을 견지하며 선례에 비쳐 단기적인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량 일시감소 불가피…장기침체 가능성↓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부동산 시장이 외부변수에 민감한 면이 있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사태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까 걱정이지만 내달초까지 진정이 되지 않을 겨우 오래 안으로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려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과거 금융시장의 대체재였던 부동산시장이 금융에 종속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의 충격이 ‘9ㆍ11테러’ 정도에서 그칠 지, ‘리먼브라더스’급으로 확대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도 “당초 미국 신용등급 하락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실제 증시는 폭락하지 않았느냐”면서 “최소한 다음주까지는 지켜봐야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시장 수요자들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관망세를 유지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하반기 최대의 하락변수로 꼽혔던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져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같은 분석에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제로 수준(연 0~0.25%)인 기준금리 기조를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유지한다고발표함에 따라 국내 하반기 금리 인상 자체가 불투명해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
한편 8월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대출 수요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어차피 주택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금리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면 실보다 득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전세난 지속 가을 전세대란 가능성 적어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이번 위기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상을 보류할 확률이 높다”며 “미국 더블딥 우려와 유럽의 재정난 등은 예고된 위기였기 때문에 여파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 위축에 따른 관망ㆍ정체에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수요가 꺼지면서 전세난은 좀 더 심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겨울철의 극심했던 전세난 학습효과로 선점에 나선 세입자들이 있어 가을철 전세대란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 물량은 수도권 12만6천285가구, 지방 6만3천988가구를 합쳐 전국적으로 19만273가구에 달한다.
내달 분양을 앞둔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분양일정에 변동은 없다”면서 “하반기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도 적고 사업성도 검증된 수도권의 재개발ㆍ재건축이 대부분이라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또 송파 위례신도시와 강남 세곡지구 본청약 등 ‘알짜’ 보금자리사업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해 분양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최소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세금이 지난달까지 전국적으로 8% 상승했으며 이는 작년 1년 연간상승률인 7.1%를 이미 초과한 상태로 전세난은 지속적으로 가속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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