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구매파트 직원 리베이트 수수 혐의 사무실 압수수색
오너家 책임 관리로 투명성 높이기 위한 조치로 관측
[토요경제=정창규 기자] 금호석유화학 전·현직 직원의 ‘일감몰아주기’ 사건이 ‘비리 폭로전’으로 확대되며 진실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인 박주형 씨(35)가 금호석유화학의 구매와 자금 부문을 맡는 상무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것으로 지난 7일 확인됐다. 그룹 내 비리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수입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혐의로 금호석화 본사 원료1팀 송모 차장과 무역대리점 운영자 박모 씨를 입건한 뒤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 5월 20일 송모 차장부터 6월 2일 서모 차장(울산 고무품질보증팀), 한모 과장(본사 고무해외팀), 6월 23일 강모 부장(울산 고무품질보증팀), 김모 차장(여수 고무 생산1부), 박모 과장(본사 인재개발팀) 등 구매파트 직원 6명을 차례로 검찰에 고소하고 ‘자택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자사출신이 설립한 홍콩 소재 오퍼상(전문 무역대리점)에게 물량을 몰아주며 300억 원의 순이익을 내도록 도와주고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배임수재 및 사기)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회사 측이 형사고발을 할 경우 박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되레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언급한 의혹 대상은 박 회장의 처남 위모 씨가 운영했던 화물운송 중개업체 J사이다. J사는 지난 2006년 19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이어 2008년까지 500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바 있다. J사의 2006년 해당매출은 전년대비 409%성장한 수치다.
해당직원들은 J사가 당시 금호석화 관련 물량을 독점했고, 이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10년께 물류회사 K사에 사업양도 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은 J사는 2009년 이후 재무제표 확인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해당의혹에 대해 “비자금 조성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미 예전에도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로 판단됐다. (해당의혹에 대해)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런 맥락에서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해 구매와 자금 부문을 맡는 것은 회사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가 여성의 경영 참여는 박 상무가 처음이다”며 “구매와 자금 부문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찬구 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주형 상무는 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4남 박찬구(66)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1남1녀 중 둘째로 재벌가의 딸이란 사실 자체 보다 ‘금녀의 벽’을 깬 금호가의 딸로 종종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앞서 지난 2012년 박 상무는 금호석화 주식을 취득, 금호가 여성 최초로 대주주에 오르며 '금녀(禁女)의 벽'을 깼다. 현재 총 18만2187주(0.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박 상무의 이번 임원 선임을 놓고 이례적인 일만은 아니라라고 입을 모은다.
금호가는 대부분의 재벌들과 달리 유교적 가풍이 강해 아들만 경영에 참여해왔다. 딸들에게는 계열사 지분 소유도 금했다. 1946년 고 박인천 명예회장 창업 이래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통이다.
무엇보다 금호가(家) 여성의 그룹 경영참여는 69년 그룹 역사상 최초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금호아시아나와 금호타이어 등 옛 금호그룹을 통틀어 오너가의 2, 3세 가운데 여성 임원이 된 첫 사례다.
실제로 금호그룹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경영참여를 금기시해 왔으며 형제공동경영합의서에도 이를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박 상무의 경영 참여는 부친인 박 회장의 뜻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박 회장은 '능력이 있으면 딸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해 경영참여 가능성을 열어놨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구매 및 자금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화여자외국어고와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박 상무는 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연수 및 인턴 생활을 했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올 해 6월까지 근무했다. 박 상무의 오빠이자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씨는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뒤 금호석화 해외영업팀 등을 거쳐 올해 4월 상무로 승진했다. 보유 지분은 218만3120주(7.17%)다.
한편 고(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철완 상무는 2006년 아시아나항공을 거쳐 현재 금호석화 해외영업담당 상무로 각각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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