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지난달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 하이닉스 채권단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였다. SK는 이번 하이닉스 인수전에 SK텔레콤을 대표 주자로 내세웠다. 업계에선 “인수전에 나선 것은 SKT지만 실상은 SK가 그룹 차원에서 나선 것으로 봐야한다”며 “하이닉스 인수는 SK의 글로벌 사업 의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SK가 아닌 SKT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SK의 자회사인 SKT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된다면, 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가 되어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지주회사체제의 취지를 감안하면, 자회사인 SKT가 지주회사인 SK가 하이닉스의 인수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를 위해 “SKT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 운동을 벌여 이달 말에 열리는 SKT 임시주주총회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관련된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수 소액주주들의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밝혀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SK는 삼성·LG 등이 휴대폰·가전 등의 전자부문에서 수출을 확대해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온 것과 달리 그동안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내수에 강한 이미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SK는 “이제는 이를 떼어낼 때다”고 판단, 하이닉스 인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의 기반산업인 정유·통신 부문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어 새로운 부문을 개척해 기업 성장의 동력을 마련한다는 것도 인수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SKT는 인수의향서 제출시 “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ICT산업에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이동통신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줌으로써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T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은 치열한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확산과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된다”며 “이를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지주회사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인수”
그러나 SK가 아닌 SKT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8일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와 관련된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이달 31일 열리는 SK텔레콤 임시주주총회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불신임의 뜻으로 제2호 안건인 이사선임 건(이사후보 김준호)에 대해 반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수 소액주주들의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경제개혁연대는 SK텔레콤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 운동을 벌일 예정”이며, “금감원에 의결권대리행사권유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의 논리는 이렇다. “현재 SK텔레콤은 SK그룹의 계열사로 지주회사인 SK의 자회로 만일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게 되면 SK는 사업 연관성이 없는 반도체 회사를 손자회사로 두게 되어 지배구조의 투명성 및 사업구조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마련된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SK그룹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경영판단의 영역에 속하지만, 지주회사체제 전환의 취지를 감안하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주체는 자회사인 SK텔레콤이 아닌 지주회사인 SK가 되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구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를 소유할 경우 ‘사업관련성’과 ‘발행주식의 50%(상장회사는 30%) 소유’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그러나 2007년 두 차례의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사업관련성’ 규정은 삭제되었고, 발행주식 소유 비율제한도 40%(상장회사는 20%)로 낮아졌다.
따라서 “현행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사업 연관성이 없는 손자회사를 지배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지주회사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설명했다.
◇ 지속적 자금 필요…시너지는 불분명
경제개혁연대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필요한 돈은 약 3조원이고 산업특성상 지속적인 투자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시장에선 추가 투자에 대한 자금 동원이 가능한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SK텔레콤이 모두 부담함해 회사를 인수하는데 성공해도 통신회사인 SK텔레콤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는 지는 불분명하다”며 “이 결정은 SK텔레콤의 주주가치를 훼손할 것으로 소액주주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주 SK텔레콤 이사회에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려는 이유와 자금조달 계획’,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와 향후 투자수익률 전망’, ‘임시주총에서 선임 예정인 이사후보 포함 이사 개개인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한 의견’,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한 SK그룹 차원의 논의 여부 및 지주회사인 SK가 인수하지 않는 이유’, ‘인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분할 후 5천억 원의 현금을 분할 신설회사로 이전하는 이유’ 등을 담을 질의서를 SK측에 발송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아직까지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일뿐 공식적인 답변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고 경제개혁연대는 밝혔다.
◇ 무리한 인수는 소액주주 권리 침해
경제개혁연대는 “현 상황에서 SK텔레콤 측이 소액주주들의 우려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경제개혁연대를 포함한 소액주주들이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소액주주들의 뜻을 모아 이번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주총에 참석해 SK텔레콤의 이사에 대한 불신임의 뜻으로 제2호 안건인 이사선임의 건(이사후보 김준호)에 대해 반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드는 “임시주주총회 전에 SK그룹 측에서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온다면 이에 응할 용의가 있고, 대화의 창구는 언제나 열려 있다”며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따른 우려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이번 임시주주총회뿐만 아니라 내년에 있을 정기주주총회에서 또다시 문제제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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