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환불 어디까지 해봤니?

전성운 / 기사승인 : 2011-08-12 18: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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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만 열어도 "환불 안돼" 컴퓨터나 노트북을 구입 후 문제가 있어 환불이나 교환을 받으려 해도 판매점과 제조사가 잘 해주지 않고 그 절차도 복잡해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부천의 김 모씨는 최근 업무상의 필요 때문에 서울 화곡동의 ㅎ마트에서 L사의 노트북을 구입했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몰랐던 김씨는 매장 직원의 설명과 전시품을 살펴보고 구입을 결정, 윈도우7이 설치된 미개봉의 제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속도가 너무 느려 사용이 곤란할 정도였다.


다음날 김씨는 환불을 받기 위해 매장을 찾았지만 매장에선 황당하게도 “박스를 열었으니 환불이 불가능 하다”고 했다. 계속 따져 묻자 “하드웨어적인 결함은 제조사 A/S센터에 가서 ‘불량판정’을 받아야만 되고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로는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현재 판매 업체들은 ‘박스 개봉 시 환불 불가’,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로 환불 불가’ 등의 자체적인 환불규정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그나마 온라인 판매의 경우는 이를 명시하여 판매토록 하고 있으나 오프라인의 경우 대부분 별다른 설명 없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판매점이 대리 판매인 관계로 환불은 구입자가 ‘제조사’에 직접 문의해야 하는 이중적 불편함도 안고 있다. 게다가 제조사가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를 ‘끼워팔기’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은 큰 문제이다.


비슷한 ‘이동전화’의 예를 살펴보면, 요즘 대세인 스마트폰의 경우 출고가가 70-90만원대에 이를 정도로 고가의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동통신사들이 구매 후 7-15일 이내에 환불, 교환을 해주고 있고 그 절차도 대부분 간단하다.


기업들이 닮고 싶어 하는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대형 할인점이 제품별로 45-90일 이내에는 환불·교환이 가능하고 단순 고객변심의 경우도 약간의 리스탁킹(Restocking, 재포장)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특별히 제조사를 찾을 이유도 전혀 없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컴퓨터, 노트북은 현행 ‘소비자기본법’에 의해 ‘사무용기기’에 속하고 “10일 이내에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발생한 성능·기능상의 하자로 중요한 수리를 요할때”에는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금”의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사업자를 법적으로 구속하는 것이 아니고 분쟁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없는 경우에만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이 될 뿐이라는 점이다.


업체들은 “박스에 일련번호가 기재되어 있고, 일단 개봉되어 사용된 제품은 신품으로 재판매가 불가능 하다”며 “기능상의 문제가 아닌 단순변심으로 인한 환불·교환이 많아 부득이 하게 그런 규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판매시에 환불규정에 대해 안내가 부족하고 소비자가 환불을 위해서 직접 제조사에 문의를 하거나 제조사 A/S센터에서 불량판정을 받아야 하는 등의 절차상의 복잡함의 문제는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컴퓨터의 경우 운영체제가 설치돼 판매되는 만큼 당연히 제조사가 소프트웨어적 문제도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마디로 컴퓨터에 TV, 냉장고등의 가전제품과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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