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장우진 기자] 한국은행은 증시불안에 결국 금리를 동결했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화는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 금리를 현재 3.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는 석달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이 금리인상의 기회였지만 대외경제 불확실성 등 증시불안으로 동결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 등 외국들도 이번 증시공황에 금리를 동결할 뜻을 내비쳤다.
국내 증시는 금리동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증시불안은 금리보다도 미국발 대외악재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제사회의 빠른 경기회복에 따라 국내 증시와 경제흐름이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 금리동결 ‘해법이 될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울며겨자먹기로 동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그 동안 강력한 정책 공조 의지를 피력해 왔지만 이번 증시폭락으로 인해 결국 만장일치로 3개월 연속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이번 증시폭락 사태의 주범인 미국의 경우, 지난 10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최소한 2013년 중반까지’ 0~0.25%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말하며 2013년까지 초저금리 유지를 밝혔다. 버냉키는 ‘세계 경제 소방수’로 불리고 있어 전 세계는 이번 조치에 희망을 걸었지만 이튿날 프랑스 증시가 ‘등급강등’ 루머에 폭락하면서 버냉키 효과는 하루만에 끝이나고 말았다.
이번 프랑스의 주가폭락은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에 이러 네 번째 타겟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사르코지 대통령은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계획)’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빈 킹(Mervyn King) 영국은행 총재는 “수량화하기 힘든 많은 위험들이 있다”고 언급하며 최근 경제흐름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미국의 초저금리 유지에 영국은행도 금리동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경우는 아예 금리를 인하했다. 단 호주는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렸기 때문이 이번 금리인하가 가능했던 것이다.
◇물가상승 우려…“선택 여지가 없다”
이런 세계적 흐름과 국내 증시 폭락에 이번 금리인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분위기다. 이번 금리동결이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물가상승률이 상반기부터 7개월 연속 4%를 유지하고 있고, 하반기는 이보다 더 상승압박이 클 것으로 예상돼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려 했으나 현재 국내 상황은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대외 악재의 위기가 더 크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더블딥 위기를 당분간 탈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를 인상할 시 자칫 경기둔화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한은은 국내의 경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 등 고용지표도 10개월 째 40만명대를 유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단 물가상승에 대한 압박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호우 등에 의해 농산물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추석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와 애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 동안 한은의 물가인하 카드였던 금리인상을 할 수 없게 돼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김 총재는 “곡물, 채소값이 폭우로 많이 올랐지만, 달리 생각하면 8월에 많이 올랐으니 9월과 10월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4.0%를 수정할 의향도 없고, 또 그럴 단계도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국내 증시? 금리동결 영향 없을 듯
그러나 이런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국내 증시는 금리동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김재홍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서 금리 동결 쪽으로 많이 보고 있었고 이미 증시에 많이 반영돼 있다”며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도 “지금은 물가 인상보다 경기 불안요인이 더 큰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외변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리동결 이유 때문일까?
한은의 금리동결 발표날 증시는 약 10포인트 오름세에서 장을 마쳤으며 이튿날에도 10포인트 가량 오름세로 장이 시작됐다.
물론 여전히 코스피 지수는 불안한 상태다. 그러나 끝없는 추락 후 이따금 반등됐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이에 금리동결과 코스피 상승의 상관성은 작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오재열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동결은 최근 장세 부진으로 인한 가계부채 불안심리에 대한 위안이 되긴 했다”면서도 “그 동안 코스피가 많이 떨어져 싸다보니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도 “전혀 관계없다”고 일출하며 “현재 상승 원인은 금리동결 전날 2조원 이상의 프로그램매매가 청산된 데 따른 부담해소로 상승 반발력이 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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