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부실운영기관으로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전력공사가 잇달아 도마에 올랐다. 송파경찰서에 따르며 지난 7월27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 세 명이 모 증권사 직원과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후, 증권사 직원을 제외하고 단란주점에서 향응을 벌인 일이 드러났다. 이들 일행은 유흥업소 접대부 3명과 모텔에 투숙까지 해 성매매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들의 행각이 들통난 것은 일행 중 한 명이 다음날 모텔에서 과음과 심근경색의 이유로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공단측은 즉시 이들과 술자리를 같이한 증권사 직원에 대한 접대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공단 직원들의 실종된 윤리의식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연루된 직원 3명은 한해 69조원의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소속으로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이었고, 그중 실장급 간부는 증권사 평가순위 조작건으로 불과 사흘 전 징계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앞서 국민연금은 지난달 감사원으로부터 증권사 선정을 두고 의혹이 불거져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은 공단 직원들의 각종 편법적 업무처리 등을 지적한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공단에 통보한 바 있다. 통보내용을 보면 공단의 일부직원들이 거래증권사 선정평가 과정에서 친분이 있는 특정증권사를 편법적인 방법으로 밀어주고, 이에 대한 댓가로 접대와 향응까지 받았다.
이번 비위건은 이같은 감사결과가 나온 지 한달 만에 터진 것이다.
각종 비위사건이 끊이지 않자 전광우 이사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 이사장의 조직관리에 문제점이 많다는 비난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 기자가 만난 공단의 한 관계자는 조직이 각종 비위로 시끄러운 것에 대해 “세상에 다 알려진 사실이라 어떻게 취할 조치도 없다”며 체념하는 모습이었다.
국민연금공단은 340조라는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관리운영하며, 올해 안에 가입자 2000만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거대 공기관이다. 그러나 노후보장으로서 국민연금에 대한 매력지수와 신뢰도는 낮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노후보장책으로 국민연금 보다는 연금복권이나 보험을 선호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사정은 한국전력공사도 만만치 않다.
한전 역시 최근 직원 90여명이 하도급 업체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아오다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수년간 15억원의 금품향응을 제공받았다. 한전 측은 이같은 사실을 사전 인지하지도 못했고, 내부 감사시스템마저 유명무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지난해에도 수조원대 빚을 지고도 직원들에게 수천억원 대의 성과급을 지급해 비난받기도 했다.
공기관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여론은 이들 기관의 경영성과는 차지하더라도 직원들의 심각한 도덕해이만큼은 묵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국민연금과 한전 구성원은 조직의 존재의의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성찰하고, 공기관으로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기관의 청렴의지와 투명운영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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