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11일에 치러지는 19대 총선과 12월19일에 실시되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야권통합 논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야권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은 ‘범야권 통합’을 주창하고 나섰지만, 진보정당 측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소(小) 통합’에 주력하는 등 야권통합 방법을 둘러싼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손학규 “범야권 통합해야”…정세균 “친노세력부터”

그는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해 가야할 길은 혁신과 통합”이라며 “민주개혁 진영을 하나로 통합하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민주개혁진영이 총·대선 승리의 길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두고도 “김 전 대통령이 실천적으로 보여준 것 가운데 꼭 따라하지 않으면 안 될 하나의 과제가 민주·진보세력의 통합”라며 연일 ‘야권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야권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야권 대통합을 위해 ‘정파등록제’를 제안했다.
정파등록제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의 정당들을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되, 그 통합 정당 안에 노선에 따라 여러 가지의 정파를 등록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민주당의 구상에 대해 정세균 최고위원은 ‘친노(친노무현)·PK(부산·경남)·시민사회 선도통합론’을 제안하는 등 야권 통합 방법론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물론 대통합이 좋겠지만, 19대 총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선도통합을 통해 대통합을 견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친노 세력과 PK 민주세력, 시민사회 단체들과 선도통합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 내에서는 박주선 최고위원, 원혜영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중(中) 통합 논의’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중통합’이란 민주당과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 현재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친노 세력부터 통합해 오는 11~12월 열리는 민주당 전국 당대회가 이들을 포함한 통합 전당대회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정희 “야권통합은 부적합한 것”
한편 다른 진보정당들은 민주당과의 통합에 매우 부정적이다. 민주당 주도의 통합 방식보다는 먼저 진보정당들이 통합한 뒤 대통합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의 ‘범야권 통합’ 요구에 잇따라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범야권 통합’ 요구에 “불가능하고 부적합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현재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의 대상”이라면서 “(민주당과의 통합은) 불가능한 것이고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부적합하다”고 ‘범야권 통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상임고문은 “우리가 민주당과 함께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책과 노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고, 심상정 상임고문 역시 “계속 (민주당이) 대통합을 거론하는 것은 패권적인 정치 문제다. 국민들은 정체성이 다른 정당을 마구 섞으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참여당 놓고 줄다리기 싸움?
아울러 오는 9월을 목표로 통합 추진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역시 국민참여당의 통합참여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새통추)’를 가동하고 양당 간 통합에 있어 당명·당헌·강령 논의 등 실무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8월에 각당의 의결 기구를 통해 통합 승인을 받게 되면 실질적인 통합이 추진된다.
하지만 이정희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참여당의 통합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을 두고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가 “이 문제가 계속 제기된다면 진보신당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엄포를 놓는 등 참여당의 통합 참여를 둘러싼 양당 간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또 양당 통합에의 실무적 협상을 진행 중인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 대표단 회의’에서도 향후 통합될 진보정당에 국민참여당 등 새로운 정당이 참여를 원할 경우 참여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놓고 합의를 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 및 종교계 원로들은 ‘희망 2013·승리2012 원탁회의’를 구성하고 “민주·진보세력은 힘을 합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야당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와는 별도로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이사장,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 하승창 ‘희망과 대안’ 공동운영위원장 등 시민사회 단체 인사들은 ‘야권 통합 추진모임’(가칭)을 발족, 오는 9월초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국민운동기구로 만들 예정이어서 시민 사회 단체의 야권 통합에 대한 압박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민주당 손학규·민노당 이정희·창조한국당 공성경·진보신당 조승수·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이 한진중공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정책 연대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들은 야5당 정책협의체를 구성키로 합의, 한진중 문제 해결을 위해 발족된 정책협의체가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의 야권 연대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난항을 겪고 있는 야권 통합 논의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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