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배신? 딜레마에 빠진 삼성

전성운 / 기사승인 : 2011-08-22 1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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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토로라 전격 인수

구글이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전격 인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점점 OS제조사와 이동전화 제조사간 협력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스마트폰 전쟁은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특허전쟁에서 밀리던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고 애플은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편 PC시장의 강자 MS는 윈도우 모바일(WM)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 세계 최대의 이동전화 생산 업체였던 노키아와 손을 잡고 다시 한번 스마트폰 전쟁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삼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그간 구글의 안드로이드OS 기반의 갤럭시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우 큰 점유율을 확보했고 애플사의 제품들의 최대 부품 공급처였다. 또한 말 많았던 옴니아 시리즈등 MS모바일 제품도 생산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D램값 폭락으로 밥줄이 끊길 판국이고 격변하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속 이동전화 제조사로써의 위치도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의 관심이 향후 삼성의 대응에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 세계 스마트폰 시장 ‘3파전’
RIM의 블랙베리폰이 ‘푸시메일’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지만 본격화 된 것은 애플이 ‘아이폰’으로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를 불러오면서 부터다. 여기에 구글이 ‘공짜OS’를 표방한 ‘안드로이드폰’으로 뛰어들었고 개인용 컴퓨터시장의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도 윈도우즈모바일(WM)로 여기에 합세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구글과 삼성·LG·HTC·모토로라 등이 함께하는 안드로이드폰 진영이 약 40%의 점유율로 앞서고 있고 애플의 아이폰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MS는 WM의 계속된 도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확보에 실패해 실제 시장에선 아주 미미하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바로 ‘특허전쟁’이다. 공짜OS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승승장구 했던 구글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오라클‘사와 소송중에 있고 애플은 노키아와의 특허전쟁에서 패해 막대한 양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애플은 삼성과도 특허전쟁을 시작해 현재 전 세계에서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이동통신 관련분야에 수천개의 특허를 가진 ‘노텔’이라는 기업을 두고 3사는 인수전쟁을 벌였지만 최종적으로는 애플-MS의 연합전선을 구축해 구글은 현재 특허전쟁에서 전 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글은 이동통신계의 전설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의 이동전화 개발을 시작으로 관련분야에 약 2만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돌입해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고, 구글로써는 안드로이드를 특허전쟁에서 보호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런 양사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인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 안드로이드폰 4대중 1대 ‘삼성’
그러나 이번 인수를 놓고 전문가들은 향후 안드로이드폰 제조사간 불균형이 올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최대 제조사는 ‘삼성’이다. 마찬가지로 삼성이 판매한 스마트폰중 약 90%가 안드로이드폰이다. 물론 HTC나 LG, 모토로라도 안드로이드폰을 제조해 왔지만 삼성의 비중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번 인수로 ‘삼성’은 구글의 향후 태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전망이다. 구글은 인수 발표 후 “모토로라는 별도 사업체로 운영되고 안드로이드는 개방형으로 제조사들에게 계속 제공될 것”이라 밝혔지만, 이미 전쟁 중인 상황에서 태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만약 구글이 방침을 바꿔 모토로라를 흡수, 독자적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의 공급을 제한한다면 이미 40%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을 고스란히 구글이 독식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삼성은 ‘토사구팽’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독점적으로 지원하지 않더라도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의 ‘레퍼런스폰’ 개발을 진행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여 안드로이드 진영 내 지분율 변화는 분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삼성으로써는 안드로이드 시장 내에서 구글의 지원사격을 받는 모토로라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삼성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수 발표 후 삼성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그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간의 ‘위기설’을 의식해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미 예상했었다. 삼성전자도 차제 운영체제(OS?바다)를 가졌기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며 “휴대폰 사업은 단순히 OS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냈다.


당분간은 삼성의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로써의 입지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많은 외신과 전문가들이 향후 삼성의 안드로이드 진영 내 지위에 부정적 전망을 내보이고 있다.



▲ 애플의 아이패드(좌)와 삼성의 갤럭시탭10.1(우)


◇ 삼성, 애플과 줄 소송…주요 고객도 잃어
삼성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애플은 독일 법원에 ‘삼성의 신형 갤럭시탭 10.1의 유럽내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이를 승인 받았다. 비록 삼성의 ‘이의제기’로 판매금지는 임시 해제 되었지만 이는 애플이 삼성에게 아주 크게 한방 먹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은 현재 ‘디자인’으로 대립중이다. 애플은 삼성의 제품들(갤럭시S, 갤럭시탭 등)이 자사의 제품들(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디자인과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모방했다고 세계 각국에서 소송이 진행중이다. 삼성도 이에 맞소송으로 대응했지만 앞으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은 최근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크리스 뱅글과 제품디자인 계약을 맺거나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유명한 스티브콘딕을 영입하는 등 해외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지도 않은 내부 개발환경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영입이 효과를 보려면 꽤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일각에선 그간 애플과 삼성의 관계가 고객과 부품제조사의 소위 ‘갑을관계’였기 때문에 삼성이 적극적 대응에 무리가 있었다는 의견이 많다. 애플이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반도체는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삼성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자이면서 최대 고객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구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보이면서 애플이 완성품 시장에서 삼성을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의 TSMC가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 시험에 들어갔다. 이는 애플 프로세서 공급 업체가 삼성에서 TSMC로 변경됐음을 의미한다.


삼성으로썬 “고객도 잃고 경쟁사에 소송으로 견제도 달하는 2배의 부담을 안게 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업계의 평가다.


◇삼성의 믿는 구석은…‘바다OS'
전문가들은 “이제 삼성은 선택의 시기가 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간 삼성이 제조사로써의 위치에 안주해 전 세계적 IT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삼성은 TV와 같은 가전부문에서는 전 세계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하드웨어 강자’의 이미지는 충분히 구축해 왔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컨텐츠’의 3박자를 고루 갖춰야 하는 시장에 대한 대응은 미비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전쟁에서 병사는 있는데 총과 총알이 없는 격이다.


애플은 이동통신 산업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강자였고 컨텐츠 생산을 위한 생태계 구축까지 구상을 해놓은 상태였다. 구글 또한 웹기반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지위를 바탕으로 ‘무료OS’라는 파격을 내세워 싸워왔다.


그러나 삼성은 “자신들의 위치를 SK텔레콤과 같은 이동통신사에 그저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지위로밖에 인식하지 않았고 결국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이동통신의 특수성에 안주해 왔던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모토로라, 노키아와 같은 전통적 이동전화 제조사들의 몰락과도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와 컨텐츠가 기반하지 않은 단순 하드웨어 제조만으로는 싸울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 IT전문 블로거는 “삼성은 애초부터 애플·구글의 경쟁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은 개인용 소프트웨어 분야를 거의 버려두다 시피해 실적이 전무하고, ‘갑을관계’를 내세워 컨텐츠 뺏기에 주력해온 덕분에 든든한 컨텐츠 생산의 배경이 되어줄 수도 있었던 중소 업계 생태계를 스스로 파괴해 왔다”고 주장했다.


즉, 지금은 삼성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에 ‘묻어가며’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언제라도 구글이 돌아선다면 향후 선택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남은 유일한 선택지로 거론되던 MS의 윈도우폰 진영으로의 재합류도 MS-노키아 동맹 결성으로 낄 자리를 잃었고 MS는 스마트폰 시장보다는 ‘특허전쟁’쪽에 더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은 자체개발한 '바다OS‘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바다OS는 생각보다 유럽시장에서 많이 팔려나갔고 전세계 기준 윈도우즈모바일(WM)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실적이 전혀 없던 삼성으로썬 결코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이미 HTC는 안드로이드의 특허 침해가 인정되어 MS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실정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로열티를 줄 바엔 자사의 바다OS에 주력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 된다.


그러나 바다OS로의 완전 변신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삼성은 판매량의 90%가량이 안드로이드폰일 정도로 의존성이 높다. 바다OS는 설계 자체가 ‘고성능 스마트폰’에 맞춰져 있지 않아 갤럭시S와 같은 제품에는 부적합하다.


또한 바다OS는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은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위 ‘생태계’를 만들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 3중고 타개할 묘책 필요
현재 삼성의 고충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안드로이드 진영 속 1인자의 위치에 대한 불확실성. 둘째, 애플과의 디자인 전쟁. 셋째, 하드웨어 제조사로써의 강점은 전혀 없으면서 구글·애플·MS와 같은 소프트웨어 강자들과의 대결을 해야 하는 부담감.


사실상 이 세가지 모두 삼성이 초래했다. 이동전화 시장에서 강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기존 이동전화 사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했다. 사실상 ‘스마트폰’에서 ‘통화’는 아주 부수적인것에 불과 했다는 점을 파악하지 못한것이다. 그런 차이가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노키아, 모토로라 모두 겪고 있다. 삼성은 이들에 비하면 ‘갤럭시S’등을 내세워 꽤 빠른 전환과 성장을 이뤄내 미래에 대한 긍정적 가능성을 비춰주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삼성이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건 불가능 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최대 히트상품인 ‘갤럭시S’도 사실상 삼성만의 기술력이라고 부를게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삼성이 나서서 국내에서만이라도 ‘바다OS’ 오픈해 컨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면 그나마 세계시장에서 3강 구도를 4강구도로 만들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 모토로라(Motorola) : 모토로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는 미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모기업인 모토로라(Motorola)는 1928년 폴 갤빈(Paul Galvin)에 의해 설립됐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2011년 기준 약 1만 7000여개의 특허를 보유중이고 현재 7000여개의 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


본래 모토로라 인코퍼레이티드의 개인용 통신 장비 사업 부문이었는데, 스마트폰 시대에 돌입하여 사업 부진으로 2011년 1월 4일 모토로라 인코퍼레이티드(Motorola Inc.)의 자회사로 분리되었다가 2011년 8월 15일 구글에 125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참조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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