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장우진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성향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조사에 의하면 금융지주사들이 이익의 최고 46%나 주주에게 배당하는 등 일반 상장사들의 평균에 웃도는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은 외국인 주주가 60% 이상으로 결국 우리 국민들의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또 고배당으로 자기자본을 확충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금융위기에 위기가 올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은 주주가치 실현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배당성향, 지주사들 유독 높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4곳의 지난해 배당금(보통주 기준…중간배당 포함)은 모두 74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신한지주가 3556억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했으며 우리금융 2015억원, 하나금융 1465억원, KB금융 41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당성향을 보면 KB금융이 46.61%로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신한지주가 24.62%, 우리금융 16.86%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치인 16.25%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14.50%로 4개 지주사중 유일하게 평균보다 낮았다.
이익이 높은 만큼 배당성향이 높은 것은 당연한 논리다. 그러나 문제는 순이익 증가율보다 배당성향 증가율이 훨씬 높다는데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83.64%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47.83% 감소하는데 그쳤다. 신한지주는 순익이 82.29% 증가했으나 배당금은 87.5% 늘었다. 우리금융은 순익 증가율이 16.47%이지만 배당금 증가율은 무려 150% 급증했다.
반면 하나금융의 경우 순익이 230% 증가한데 반해 배당금은 75% 증가해 다른 지주사들과 차이를 보였다.
◇결국 서민돈 퍼다주는 꼴
이처럼 고액배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는 외국인 주주의 지분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별 외국인 지분 비중을 살펴보면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외국인 비중 21.8%)을 제외하고 하나금융 65.27%, KB금융 63.32%, 신한지주 61.29%로 모두 60%가 넘는다.
즉 배당금의 60% 이상이 외국인에게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신한지주의 한동우 회장은 지난달 내년 주주배당금을 1조원 수준으로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외국인 주주가 60% 이상인 점을 감안했을 때, 1조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지급할시 6000억원 이상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문제는 단지 지주사들의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최근 은행들이 수수료와 이자 등 예대마진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VIP고객들은 수수료 등이 면제되는 것으로 나타나 결국 이미 갖춰진 수익구조를 통해 서민들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는 셈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와 같은 예대 마진을 통해 영업에서 발생한 손실까지 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배당성향과 외국인 주주 지분이 60% 이상인 점을 따져보면 결국 서민들의 돈을 외국인에게 퍼다주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 외환은행의 경우 최대주주로 있는 론스타가 고액배당으로 막대한 배당금을 챙겨감에 따라 시장경쟁력이 약화돼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외환은행의 최대 강점이었던 외화대출 부문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인수 전 21.2%에서 지난해 말 17.6%로 줄었으며 총 자산 기준 시장 점유율도 인수전 8.7%에서 8.3%로 감소한 것으론 나타났다.
이에 주가 역시 올 초 1만원대에서 현재 8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권혁세 일침에도 ‘주주가치가 더 중요해’

권 원장은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사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배당보다는 자기자본 확충에 신경써야 할 때”라며 “금융지주사의 고배당 추진은 문제가 많다”고 지주사 회장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금융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고, 2013년부터 금융지주사에도 적용되는 ‘바젤Ⅲ’ 기준에 맞추려면 배당보다는 자기자본 확충에 신경 써야 할 때”라며 “현재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고배당 추진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젤Ⅲ는 지난해 12월 확정됐으며 2013~2019년까지 도입될 예정이다.
이는 자본 및 유동성 규제를 강화를 위한 것으로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10.5%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즉 배당보다는 자기자본을 확충해 금융위기 상황에서 대응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지난달 개최된 ‘금융선진화를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서도 “주주가치의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가 선행돼야 한다”며 “미래손실을 대비해 충당금을 제대로 쌓고 있는지, 소비자보호와 서민금융, 사회공헌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나서 배당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냐”라며 지주사들의 고액배당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권 원장의 일침에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배당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측면이 있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배당에 민감해 배당금을 낮추면 투자를 회수하고, 이로 인해 주가가 내려갈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주사들이 지나치게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해 너무 주주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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