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장우진 기자]비씨(BC)카드와 회원사 11개사가 비자카드의 횡포에 칼을 빼들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4일 비자(VISA)카드를 ‘시장지배적 지위 나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 사유는 비자카드가 자신들의 글로벌 지불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VisaNet)를 이용하도록 일방적으로 설정한 후 회원사에 강제하는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런 불공정거래에 비씨카드는 굽히지 않았고 비자카드는 총 20만 달러(약 2억1500만원)의 패널티를 부과해 비씨와 비자간 정산계좌에서 인출해갔다.
이에 그 동안 비자의 독점횡포에 불만이 팽배해 있던 신한·KB국민카드 등 국내 11개 카드사는 공동성명을 내고 비씨와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와 국내 토종 카드사간의 대결로 압축된 형국이다.
◇비자의 독점횡포에 ‘비씨, 반기들다’
비씨카드와 비자카드간 대결에 국내 11개 비씨 회원 카드사가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현재 비자는 비씨를 비롯한 전 세계 200여 회원사들에게 해외결제시 자사 지불결제 네트워크인 비자(VaisNet)넷 사용을 하도록 하고 이에 수수료 1%를 챙기고 있다.
지난달 4일 비씨카드는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비자카드가 국제 비자카드 거래의 승인 및 매입업무에 대해 자신들의 글로벌 지불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을 이용하도록 일방적으로 설정한 후 회원사에 강제하는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국제 신용카드 거래 네트워크서비스 시장에서 자신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 “특히, 비씨카드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키 위한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에 해당된다”면서 공정위 신고 이유를 밝힌바 있다.
이는 비자카드가 지난 6월 비씨가 자사의 글로벌 지불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넷을 사용토록 하는 규정을 어겼다며 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비씨카드 정산계좌에서 일방적으로 인출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비자카드는 매달 5만 달러씩 인출해 갔으며 현재까지 20만 달러의 패널티를 부과했 논란이 되고 있다.
◇11개 카드사 ‘우리도 함께한다’
그러나 비씨를 비롯한 11개 카드사는 비자의 이런 횡포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신한·KB국민카드 등 11개 국내 카드사는 공동성명을 통해 “소비자가 저렴한 수수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비자카드의 조치는 곧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반시장적 행위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카드사는 비자카드와의 연계로 인해 국내 결제액에 대해서도 0.04%의 수수료를 비자에 내야하는 입장이다.
결국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카드의 이 같은 횡포에 대항하기 위해 비씨를 중심으로 11개 회원사들이 똘똘 뭉친 양상이다.
이에 비자카드는 “(비씨는) 비자가 비씨에 대해서만 차별적인 적용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자는 당사의 운영규정을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고, 미국의 스타(STAR)사와 중국의 은련카드는 비자의 고객사와 발급사가 아니기 때문에 비자카드의 운영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항변에 비씨카드는 “비자의 논리대로라면 스타사와 제휴한 미국내 금융기관도 비자의 회원사이므로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에서 비자를 발급하는 은련 산하의 160여개 중국내 은행들도 벌과금을 부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대응했다.
한편 비씨카드는 성명서를 비자코리아를 직접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비자코리아 측의 면답을 거부함에 따라 공문 형식으로 전달했다.
◇글로벌 비자 vs 토종 카드사 ‘결판짓자’
비자가 비씨를 상대로 패널티 부과 등 비자넷 사용을 강요하는 이유는 바로 중국 은련에 대한 견제 때문이라는 분위기다.
은련은 중국 국영 지불결제망 업체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비자를 거치지 않는 지급결제망을 구축해왔다. 이에 비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전 세계 회원사들에게 중국 외 지역에서는 은련-비자카드에 대한 거래는 반드시 비자넷을 통해 결제하라고 통보했다.
실제 많은 회원사들은 다시 비자넷 사용으로 돌아갔으나 우리나라의 비씨카드는 비자의 부당한 강제요구에 반기를 들고 은련과의 국제결제망을 유지해나갔다.
이에 비자는 비씨에게 10만달러의 패널티를 부과했으며, 비씨가 시정조치를 하지 않자 정산계좌에서 매달 5만달러씩 계속 인출해갔다.
이에 은련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은련은) 비자카드에 대한 비씨카드의 공정위 신고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휴사와 카드회원의 권익을 수호하려는 비씨카드의 조치에 대해 찬성과 지지를 보낸다”며 “카드회원의 해외 지불결제 네트워크 선택권을 존중치 않는 비자카드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 역시 이번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울사무소에서 시장감시국으로 넘기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비자카드가) 지재권 부분과 특허와 관련해 정당하게 행사하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와 국내 카드사간의 대결로 압축된 형국이다.
앞으로 나올 공정위의 결과에 따라 비자의 해외영업 운영 방향이 좌지우지 될 가능성도 있어 비자의 200여 회원사를 비롯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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