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식투자 '그림의 떡'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11-08-29 11: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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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규제 없음에도 자발적 ‘리스크 관리’…총 자산5% 불과

최근 주가 하락국면인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연기금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과는 달리 산업 특성상 투자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들의 주식 투자한도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 주식에 투자하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자칫하다가는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또 위험기준자기자본 제도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는 점도 보험사들이 주식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결국 보험사들은 보험금이 부채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비중을 늘리는 만큼 리스크가 확대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적인 이유로 주식 투자에 보수적인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부동산 투자비중을 줄이고, 이중 일부를 주식에 투자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식투자액, 총자산 5% 불과해


최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보험업계의 주식투자액은 26조8000억원으로 총자산 538조원의 5.0%, 운용자산 405조원의 6.6% 수준이다.
이는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비중에 비춰봤을 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총자산 대비 국내 증시 투자비중은 17.8%에 달한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8조9000억원의 자산 중 19%인 1조7000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최근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글로벌 경제불안 여파로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상황에서도 시장 상황을 관망할 뿐 주식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연기금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이다.
이는 보험산업의 특성상 투자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사들이 기존 주식 투자비중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저점 매수에 나선 정도 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의 유가증권내 주식투자액은 총 20조768억원을 기록했다.


◇만료시 지급액 부채로 잡혀


이처럼 국내 보험사들이 주식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보험계약 만료 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부채로 잡히는 자산운용상의 특성 때문이다.
만기가 20년인 종신보험 계약이 끝난 후 보험금을 지급하려면 투자기간이 길면서 원금과 이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 주식에 투자하면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자칫 원금 손실 가능성까지 생기게 된다.
현재 보험사들의 주식 투자한도를 제한하는 법적 규제는 없다. 지난 2003년 주식투자비중을 총자산의 40%까지로 규정한 보험업법 시행령이 폐지됐고, 지난해에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한도를 총자산의 10%까지로 규정한 조항도 삭제됐다.
결국, 보험사들이 최근 증시 급락장에서 주식을 매수하지 않은 이유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업계의 자발적인 판단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자산운용의 기본 원칙”이라며 “모 손보사가 이 원칙을 간과하고 주식 투자비중을 크게 늘렸다가 금융위기 당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RBC 기준하락 우려에 투자 꺼리기도


주식에 투자하면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는 점도 보험사들이 주식 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RBC 제도란 보험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적정한지를 평가하는 지표를 말한다.
RBC 기준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할 때 주식은 위험계수가 12% 수준이지만 채권은 위험계수가 0~6%에 불과하다. 보유금액에 위험계수를 곱해 투자자산의 신용 리스크를 측정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RBC 비율 하락으로 직결된다.
또 부채와 자산 간 듀레이션 갭이 적을 때 금리 리스크가 축소되는데 주식은 듀레이션을 0으로 보기 때문에 만기 20~30년짜리 보험상품과 비교할 때 갭이 커지게 된다.
반면 만기 10년짜리 채권은 듀레이션이 7~9로 평가돼 갭이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RBC 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련 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로, 이 비율이 100% 이하로 내려가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라며 “RBC 비율이 보험사의 주식 투자를 제한하는 간접 규제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주식 투자에 보수적인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부동산 투자비중을 줄이고, 이중 일부를 주식에 투자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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