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독단행보 버릇 ‘못고쳤나’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08-29 1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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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 논란…한은법 개정·우리금융 인수 등 책임론

[토요경제=장우진 기자]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부채 증가억제를 위한 압박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독단행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에게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출 것’을 지시해 은행들은 대출 전면중단이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억제효과가 나타나지 않을시 4분기를 기점으로 더 강한 압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문제는 금융위의 이 같은 조치가 보다 일찍 취해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가계부채 규모가 위험수위까지 오르자 뒤늦게 조치를 취해 결국 대출전면 중단이라는 극단의 사태까지 왔다는 비난이다.
또 은행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채 추진하는 독단행보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지난 저축은행 사태로 인한 금융감독 체계개선을 위한 한은법 개정안도 금융당국은 단독조사권을 지키기 위해 결국 무산시켰다. 또 우리금융의 경우 메가뱅크를 추진했으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결국 주먹구구식 입찰을 진행해 우리금융 민영화는 또 다시 좌초됐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압박이 해답은 아니라는 분위기에서도 금융위는 여전히 독단행보를 보이고 있다.


◇너무 늦은 가계부채 대책 ‘부작용만 남네’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시중은행들에게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 전면중단’이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들며 집단반발의 행태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추이를 지켜본 뒤 가계부채 억제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시 더 강한 압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에 여신전문금융어법을 상정해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상반기 중 레버리지 규제 등 구체적 시행령을 마련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등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3개월 전에 비해 18조9000억원 늘어난 876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부채 규모가 위험수위까지 오르자 금융당국는 지난 6월 29일에야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꺽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게 강도 높은 압박조치를 취했고 이에 은행들은 대출 전면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대출의 우선순위를 매겨서 꼭 필요한 자금은 나가야 한다”며 입장취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미 너무 늦은 대책 발표라는 의견이다.
이미 가계부채 규모가 위험수위까지 오른 뒤 조치를 취하자 대출 전면중단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조정이나 시행령 마련 후 유예기간 등 진작부터 유연한 대처를 했어야 했다”며 “가계부채는 자연스럽게 줄여야지 무조건 강한 압박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은행입장에서 대출중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 아니냐”고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위 “금융감독은 나만 할꺼야”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와 추후 취해질 가계부채 대책 등은 은행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채 가계부채 억제만을 독단적 조치라는 분위기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이러한 독단행보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감독 부실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한국은행법 개정이 물망에 오르며 6얼 임시국회 통과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금융위를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강력한 저지로 인해 결국 한은법 통과가 무산됐다.
금융위가 한은법 개정을 필사적으로 막은 것은 바로 단독조사권 때문이다.
10여년 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던 단독조사권이 금융위로 넘어왔다. IMF사태를 초래한 한국은행의 감독부실이 명분이었다.
그러나 이후 열린상호신용금고 등 불법대출 사고와 키코사태 등 굵직한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으며 올 상반기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금융위의 단독조사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한은 등 조사관련 기관에 대해서는 ‘제한적 감독권’만을 부여하며 금융위의 일방적 권한행사와 외압에 휘둘릴 수 있는 ‘금융위의 현실’로 금융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한은법 개정에 여론의 지지도 어느정도 형성됐음에도 금융당국의 필사적인 저지로 금융감독 체계개편을 이루어지지 못했다.


◇우리금융도 멋대로 추진…‘그러다 큰 코 다칠라’


우리금융 인수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막장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메가뱅크론을 주장하며 ‘세계적 투자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후 강만수 회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취임했고, 강 회장은 메가뱅크의 꿈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과 강 회장은 일명 ‘모피아 라인’의 핵심인물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사태와 정치권·여론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우리금융과 산은지주의 합병은 무산됐다.
문제는 이 후 우리금융 민영화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음에도 김 위원장의 주먹구구식 인수추진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했으나 금융지주사법 개정 무산 등으로 인해 금융지주사들은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결국 사모펀드사 3곳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논란’ 등 사모펀드의 금융지주사 인수는 사실상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또 반대여론 역시 강했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주’ 등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명분없이 매각절차를 무산시킬 수는 없다’며 인수추진을 강행했고, 결국 MBK파트너스만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효경쟁이 무산돼 우리금융 인수는 또다시 좌초됐다.
미래보다는 당장 주어진 앞길만을 보는 금융당국의 행보에 더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 역시 금융당국의 독단행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 금융관계자는 “가계부채 억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긴 하다”며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해 은행들을 상대로 강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결국 (금융당국의) 권위를 실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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