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단축 … 재계, “새누리당, 너 마저...”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04-10 16: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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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계, “개정안 통과되면 중소기업 다 죽는다”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공청회를 실시하며 좁혀지지 않고 있는 ‘주 52시간 근로’와 관련한 첨예한 쟁점사안에 대한 입장저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국회 환노위 산하 ‘노사정 사회적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노사정소위)는 현행 68시간인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1안과 2안으로 구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초안’을 발표했다.


노동계는 즉각적인 법 개정 착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여당 쪽은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근로시간 단축’, 朴 정부의 당면과제
현재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2년 기준으로 2092시간으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많다. 여기에 삶의 질은 하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 사항 중 하나가 주 50시간 이상 근무 비중이 28%에 육박해 이 또한 OECD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2004년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근무제도와 관련해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초연금 공약과 대학등록금 인하, 그리고 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 등 각종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로서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근로여건 개선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선거정국에서 야당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법안이 포함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4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방 장관은 “노사정소위를 통해 서로간의 입장이 좁혀지기보다 오히려 간극이 벌어지고 있어 입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를 하면서도 “4월에 통과가 되어야 노사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노사 양측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또한, 정부는 노사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경제와 기업, 근로자의 삶의 질을 생각해서 근로시간 단축 입법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사정소위, ‘근로시간 단축 초안’ 발표
이번에 노사정소위가 발표한 초안은 현재 법정근로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 등 총 68시간으로 되어있는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휴일근로 자체를 연장근로로 인정하며 이를 도합 12시간으로 인정, 결국 휴일근로 16시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노사정소위 자문단 위원인 이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의 기준이 되는 1주의 단위는 7일이며, ‘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제도’를 유지하여 ‘주 40시간제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1안과 2안으로 구분을 두며 1안에서는 법정 근로시간 외에 8시간을 추가로 일할 수 있도록 ‘특별근로시간’ 조항을 두었고, 2안에서는 연장·휴일·야간 가산임금 중복할증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설정했다. 또한, 근로시간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위법 사항을 면제해주는 이른바 ‘면벌 조항’도 두었다.
재계, ‘근로시간 단축’ … 기업 부담 막대
그러나 재계는 기본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년연장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기업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근로시간까지 단축할 경우 기업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따라서 재계는 소위의 초안에서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말 것과 8시간 추가연장근로를 상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일괄적인 제도 적용이 아닌 기업규모별 시행유예를 통해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측은 과거 근로시간이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들 당시에도 유예기간을 두었음을 상기시키며, 무려 16시간의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유예기간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부터 개정안을 시행하되, 기업들이 대비책을 세울 수 있도록 근로자 수에 따라 2024년까지 탄력적으로 시기를 유예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불만이 더 크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중소기업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것”이라며 개정안 초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초안의 2안대로 휴일근로 수당과 연장근로 수당을 중복 할증해 100%를 가산하게 될 경우 5인 이상 사업체 소속 근로자의 17.5%가 영향을 받게 되어 제조업 전반에 심각한 영향이 미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로 인해 기업들이 최소 7조 5909억 원의 추가 임금을 부담해야 하며, 인건비 부담으로 휴일 근로를 제한할 경우 생산 중단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고사 위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근로시간 52시간을 초과하는 기업 중 72.1%가 이로 인한 기업 경쟁력 하락에 직면할 것이며 존폐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노동계, 재계 주장 일축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이러한 재계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에 대한 시행이 기업규모별 단계적용에 들어갈 경우 대‧중‧소기업 노동자 간의 제도 적용시기가 달라져 노동조건 차별 및 양극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 개정과 함께 일시에 근무시간 단축이 한 번에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노동계는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근로시간 특례제도 폐지, 적용제외 규정 폐지 등도 보완되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은 “장시간 근로체제는 효율성이 떨어져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반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발생되는 기업의 경제적 부담은 생산성 향상, 기술혁신, 고용보험 등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미 당정 합의 마친 듯
야당은 이미 이번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노동계의 입장에 서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9일 진행된 공청회에서도 재계가 요구하고 있는 기업규모별 시행유예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반면 재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새누리당은 임금을 보전하며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재계의 입장에 서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사실상 노사정소위 초안에 합의를 한 만큼 재계가 바라는 행보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재계에서는 이번 소위의 자문위원단에 친노동계 성향을 띤 자문위원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 등을 들며 애초부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그러나 소위의 초안이 여야 합의로 작성되면서 이미 정치권에서의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협의는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고용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고용률 달성을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이로 인해 당정 간의 조율도 마쳤으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새누리당 역시 재계의 기대에 부응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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