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속 가능성 커…삼성, 오너 공백 우려

여용준 / 기사승인 : 2017-01-12 13:09:47
  • -
  • +
  • 인쇄
핵심경영진 구속 시 연말인사 연기, 연간 경영계획 수립 차질 불가피
특검, 뇌물죄 '정조준'…삼성 "공갈·강요에 의한 것…대가성 없었다"
▲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과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먼저 소환조사를 받은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까지 구속될 경우 삼성그룹의 오너공백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정유라 모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에 수백억원대 지원을 구체적으로 지시했거나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 공여 및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대변인은 전날(1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 청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수사팀은 장시호 씨가 제출한 최씨의 ‘제2태블릿PC’에 삼성의 지원 내역이 구체적으로 담긴 최 씨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 사이에 다수의 이메일이 오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밖에도 최 씨 지원의 실무 역할을 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 부문 사장이 최 씨와 직접 수차례 접촉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검팀은 또 지난해 2월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때 장시호씨가 만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0억원 지원 계획안이 이 부회장에게 전달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필요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서 조사받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핵심 수뇌부도 이 부회장과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회장 조사 직후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영장 청구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후 실질적인 오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그룹 내 서열2위로 알려진 최지성 부회장, 그룹 핵심인사인 장충기 사장이 모두 구속될 경우 삼성그룹의 오너공백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특검이 삼성 수뇌부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경영 활동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수사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결과에 따라 올해 경영계획과 인사가 더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임원인사는 청문회와 검찰수사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미뤄진 상태이며 앞으로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08년에도 비자금 의혹 관련 특검 수사를 받은 뒤 경영 쇄신안을 통해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 등기이사 등 경영 일선에서 완전 물러났고 홍라희 관장도 리움미술관장과 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전무는 CCO(최고고객책임자)에서 물러났지만 해외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했다.


또 이학수 당시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등 그룹 핵심인사들도 이건희 회장과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룹의 경영공백이 우려되는 것과 달리 이재용 부회장이 몸담고 있는 삼성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오너 공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인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수습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되는 등 경영 전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했으나 이번 특검수사로 이 역시 난항에 빠지게 됐다.


한편 삼성은 승마 유망주 육성 명분으로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비타나V 등 삼성전자 명의로 산 명마 대금도 4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자금은 모두 정씨 1인을 위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가 이권을 챙기려 기획 설립한 것으로 의심받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800만원을 후원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삼성은 승마협회 지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의 압박과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며 반대급부로 어떤 이득을 받거나 바라지 않았다며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