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년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앞세워 글로벌 친환경차시장 주도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환율문제로 해외에서 일본산 완성차와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는 2017년까지 슈퍼카를 출시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특히 정 부회장은 K시리즈로 대표되는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경영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해외에서 '제값 받기' 정책으로 기업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고령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남다른 사업감각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기도 하다. - <편집자 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진행된 '2015 북미 국제오토쇼'에 참가해 첫선을 보인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영어로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친환경차 개발은 글로벌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친환경차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그린카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달러 강세와 엔화가치 하락에 따라 수출경쟁력 확보한 일본 완성차업체들과 경쟁에 대해 정 부회장은 할부금리를 인하하거나 딜러 인센티브(판매 장려금)를 높이는 등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미국시장 등에서 현대차 주력 전략차종인 쏘나타보다 일본 도요타의 캠리의 가격이 내려가는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 올해 최대관건은 글로벌시장 지키기
실제로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지난 2013년 4.6%에서 작년에는 4.4%로 하락했으며 내수시장에서도 지난해 현대차가 41.3%, 기아차 28.0% 등 양사 합산 69.3%대로 내려갔다. 더불어 1998년 12월 기아차 인수이후 양사의 내수시장 점유율 합계치는 계속 70%대를 유지해왔는데, 2003년 70.4%, 2007년 70.5% 등을 제외하면 줄곧 70%대 중반을 넘나들었다.
이는 2009년 76.8%로 내수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뒤 2013년 71.4%, 지난해 처음으로 60%대로 하락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소비자의 아주 작은 이야기라도 듣고 곧바로 시정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모든 임직원들이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정 부회장이 올해 해외에서 환율 리스크 등 외부여건에 따른 위기 돌파와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외국산 완성차와 경쟁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시장에서 최초로 판매량 800만대를 돌파하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결국 현대차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정 부회장의 실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 신사고·가능성에 브랜드 컨셉 맞춰
정의선 부회장은 앞서 2011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 브랜드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y(신사고와 새 가능성)'을 소개한 바 있다. 4년만인 올해 행사에서 정 부회장은 당면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대외적인 위기상황에 따른 강력한 극복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부친이자 현대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던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정 부회장은 남다른 자신감을 보여줬다. "2005년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쏘나타를 처음 생산한지 올해 10년을 맞이했다"며 시작된 정 부회장의 발언은 친환경차를 비롯한 미래전략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이번에 첫선을 보인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대해 "현대차가 국내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현대차의 우수한 친환경차 기술력을 상징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쏘나타 PHEV는 시스템 최대출력 202마력에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 22마일(35.4km)의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하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시 복합연비 17㎞/ℓ, 전기차 모드에선 복합연비 39.5㎞/ℓ로 2020년까지 글로벌 친환경차시장 2위 목표에 한 발 다가선 모습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최근 81조원에 달하는 과감한 투자계획을 밝혀 이중 무려 11조2000억원을 PHEV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정해 주목받고 있다.
◇ 2017년 고성능 슈퍼카 출시계획 시사
특히 정 부회장은 오는 2017년까지 고성능 슈퍼카에 맞먹는 차량을 출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다만 대중적 모델을 우선적으로 출시하되 글로벌시장에서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국산 슈퍼카를 선보인다는 플랜은 벌써부터 매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유관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개발을 추진하는 슈퍼카의 전 단계인 고성능 모델은 일단 제네시스보다 크기는 작고 'N브랜드'를 적용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작년말 BMW에서 30년간 일하면서 고성능 모델 'M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했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향후 현대·기아차의 시험과 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으로 기용돼 고성능 모델의 개발을 총괄할 예정이다.
앞서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5에도 참석, IT 융복합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컨셉의 자동차기술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은 또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선 토요타 등 경쟁사가 전시한 스마트카 기술 및 신형 모델 내·외관을 꼼꼼히 살펴보며 현대·기아차의 기술과 제품을 비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범현대가 이끌 차세대 총수로 주목
정의선 부회장은 무엇보다 구 현대그룹 창업주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부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누구보다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화시기 국내 재계를 이끌며 일궈낸 기적과 같은 성과를 이어 남다른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범현대가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로 정 부회장은 과감한 해외 우수인재 기용과 부지런한 태도, 겸손한 리더십으로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경영을 맡아 과감한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킨 공로에도 불구, 승계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부친이 아직 건재한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느냐고 반응할 정도로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범현대가 총수들이 그렇듯 항상 새벽출근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재계에서 '워커홀릭' 수준의 아침형 CEO로 통한다. 일반적으로 재계 3세에 대한 외부의 편견과 달리 불굴의 의지로 성공을 거둔 범현대가의 전통과 가풍에 걸맞게 소박한 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과감한 용인술·경영감각 탁월해
정 부회장은 1970년 서울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휘문고와 고려대를 거쳐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현대정공 과장으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1년만에 돌연 미국 유학길에 나섰고 학위 취득이후엔 2년동안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근무했다.
귀국한 정 부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2002년까지 국내영업본부 영업담당 겸 기획총괄본부 기획담당 상무를 맡으면서 그룹의 후계자로 이름을 알렸다. 2002년에는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전무로 승진했고 2003년 현대·기아차그룹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 부사장 직무를 맡게 된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해 디자인 경영으로 성과를 창출했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자동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외활동으로는 2005부터 대한양궁협회 및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경영실력은 2005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전격 인수한 뒤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과감한 해외인재 기용 및 혁신적 경영전략을 펼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에서 증명됐다. 실제로 2006년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책임 디자이너로 일했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디자인 경영을 전면에 내세워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제고한 점이 대표적인 성과다.
◇ 국내외서 빛나는 차세대 리더십
따라서 정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더불어 떠오르는 차세대 재계 리더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과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하며 초교 동창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과 구본상 LIG넥스원 사장도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윤송이 SK텔레콤 상무와 김주영 한누리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연희 베인&컴퍼니코리아 부사장 등과 함께 40세이하 차세대 지도자 200명에 명단을 올렸다.
또한 기아차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에는 기아차가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디자인 경영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09년에는 자동차의 날에는 국내 산업발전과 수출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2012년 포춘코리아가 선정한 '글로벌 경영부문'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얼리 어댑터가 유독 많은 재계 3세 경영자들 중 혁신적인 경영감각을 갖추고 있다는 대내외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 2006년 파리모터쇼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글로벌시장에서 기아차의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발표해 기대를 모았다. 지난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감성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현대차의 새 브랜드 슬로건인 'New Thingking, New possibilities'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1970년 서울생 ▲휘문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현대자동차 구매실장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현대모비스 부사장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자동차 등기이사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아시아양궁연맹 회장·대한양궁협회 회장 ▲현 현대자동차 기획·영업담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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