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새해 들어 정부가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금융권이 대출금리 인상을 비롯한 엄격한 여신관리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이 부실 대기업에 대한 센제적 구조조정을 주문함에 따라 재무구조개선 약정 불이행시 채권단 차원에서 경영진 교체를 권고하는 등 실효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재무개선 요구에 반발한 일부 대기업 총수일가의 사례를 감안해 견제강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경영권 박탈 등 고강도 제재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대목이다. - <편집자 주>
앞으로 부실징후가 나타나는 대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경영진 교체를 권고하는 동시에 대출이자 인상과 여신회수 등 제재조치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대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부실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 "올 한해는 (금융권이) 주채무계열 관리를 엄격히 해야 할 것"이라고 금융권에 주문했다.
종전까지도 채권은행은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미흡하면 만기가 돌아온 여신을 회수하고 신규대출을 중지하며 외국환업무 취급을 금지시키는 등 제재조치가 가능했다. 그러나 막상 기업의 유동성이 악화돼 채권단 입장에선 제재조치 행사에 소극적이었는데, 추가 부실기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당국이 구조조정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재 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단적인 사례는 작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채권단이 마찰을 빚어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따라서 선제적인 재무구조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 상장사 31.9%, 이자비용 감당 못해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 신장률 5%미만 저성장 기업비중이 2010년 34.4%에서 2014년 59.5%로 늘었으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3%미만도 30.6%에서 38.45%로 증가했다. 특히 상장사의 31.9%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워크아웃(기업경영개선) 신청업체는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신용위험 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기업이 전부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지난해 33.3%까지 하락했다. 이는 주채권은행이 워크아웃을 추진하던 방식에서 기업이 직접 신청토록 2011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은행들에 대해 주채무계열 중 취약한 회사와 체결하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요구해 목표보다 높은 수준의 자구계획을 내놓도록 유도키로 했다. 또한 약정을 이행하고 있는 회사가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돼도 약정기간이 끝날 때까지 주채무계열에 준하는 관리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만약 약정 체결을 거부할 경우 공시하고 회사채 발행시 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했는데 당장 금감원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대상을 선별해 오는 5월까지 약정을 맺도록 할 계획이다. 우선 업황이 부진한 건설과 철강·조선 및 국제유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석유화학과 정유·태양광 등 에너지분야 구조조정 대상업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금감원은 금융권 채무규모가 500억원이상 대기업 34개사를 우선 구조조정 대상 리스트에 올렸으며 대상 중소기업은 125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상반기 추가 구조조정 대상 확대될 듯
당국은 대기업 구조조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진행중인 현대그룹과 한진·한라·동국제강·대성산업 등 재무상황을 체크하고 추가 구조조정 대상 확대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급박하게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위험에 직면한 회사는 없으나 올 상반기 업황 부진과 저성장이 겹치면서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구조조정 추가수요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이를 감안해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은 중소기업 대출규모를 확대하는 반면 충당금 적립부담이 큰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여나갈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거액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으로 동부메탈은 올 상반기 총 147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부담이 높다. 그러나 영업적자가 계속되는 동부메탈이 부채 상환을 감당키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동부팜한농도 이달 800억원을 포함해 연내 17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비료공장 부지·화공사업부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신인도 추락으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그룹과 한진그룹의 경우도 낙관하기 이르다는 시장의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작년말 현대상선은 BB, 한진해운의 경우 BBB-로 신용등급이 내려갔는데, 모두 자구계획의 80%이상 이행실적을 보이지만 여전히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9월말 현재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1108.3%, 현대상선은 763.7%에 달해 회사채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업황 부진에 해운·철강위기 여전
채권단에선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해운업계에 호재가 있기는 하지만 업황 자체가 워낙 부진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의 현금흐름을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동국제강도 유니온스틸과 합병을 완료하고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원대 회사채를 모두 상환할 방침이지만 차입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많다.
게다가 동국제강은 내년까지 브라질 현지에 고로 투자를 예정하고 있는 만큼 자금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성산업 역시 디큐브시티 백화점 매각 등 자구노력을 추진중이나 차입규모가 작년 9월말 기준 1조4000여억원에 이르고 있어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권에선 일부 중견기업들이 추가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우려를 제기하며 현금흐름을 집중 모니터링하면서 자구계획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감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금융지원을 받는 잠재적 부실기업 비중이 2010년 12.1%에서 2013년 12.7%에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대기업 중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비중 역시 2009년 16.7%에서 2013년 19.4%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역시 17.9%에서 22.6%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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