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최근 수년동안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수익기반이 악화된 금융권이 지난 1년간 무려 2만4000여명이 감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만에 최대규모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금융·보험업종 취업자 비중은 3.13%로 급락한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지난해 증권업계를 필두로 시작된 구조조정은 시중은행과 보험·카드사 등 모든 업역에서 가속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 <편집자 주>
금융권이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 하에서 지난 1년동안 최근 5년만에 최대인 2만4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업 고용비중은 3.13%로 2013년에 비해 2.8%가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가장 많은 감원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금융·보험업 종사자는 평균 84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감소했다. 이는 2013년 1월에서 11월까지 금융권 종사자가 평균 86만4000여명이었던 만큼 불과 1년만에 2만4000여명이 줄어든 것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5만5000여명이 감소한 이후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작년 11월까지 국내 전체 취업자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54만3000여명 증가하면서 12년만에 최대 증가폭의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실제로 보건·사회복지업종에서 13만8000여명이 고용돼있으며 도·소매업 13만4000여명, 숙박·음식업 12만7000여명 등 이들 3개 업종이 취업자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금융업종 고용불안 가시화
더욱이 상대적으로 연봉수준이 높은 금융업종에서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전반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권 종사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는데, 작년 11월말 기준 금융권 취업자 비중은 3.13%로 금융위기가 맹위를 떨치던 2009년 7월 3.12% 이후 가장 낮다.
금융업은 여타 산업에 비해 고용비중이 적고 변화가 많지 않다는 특성상 지난 10년동안 고용비중이 3.4∼3.5% 구간에서 안정적인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금융업 고용비중이 작년 11월 3.13%까지 하락하면서 1월부터 11월까지 평균 3.3%였던 200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금융권의 고용 축소 움직임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 금융업종의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벽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금융권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6.5%에서 2011년 6.4%, 2012년에는 5.5%로 줄었으며 작년 1∼3분기에는 5.4%였다.
지난해의 경우 수익기반이 악화된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희망퇴직과 점포 축소가 이뤄지면서 신규 채용규모도 감소했다. 씨티은행과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과 저금리 기조 하에서 역마진으로 고전하던 생명보험회사들도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눈에 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신용카드업계에서 고객정보 보호가 강화되면서 대출영업 및 보험모집인 등이 감소한 것도 전체 고용비중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명예퇴직 실시
시중은행들 역시 인력감축을 시작했는데 지난해 외국계 은행을 위주로 진행됐던 규모는 아니지만 시장여건 악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에 따른 감원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농협은행은 오는 21일 명예퇴직을 실시할 예정인데, 작년 12월16일부터 3일간 총 269명이 명퇴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명퇴 신청자들 중 최종 인원을 확정한 뒤 정기인사에 맞춰 징계자를 제외한 대부분을 퇴직시킬 방침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2012년 별도법인으로 재탄생한 이후 매년 명퇴를 실시해오고 있는데 2012년말 330여명, 2013년 310여명이 퇴직한 것으로 파악되며 퇴직자들은 모두 56세를 넘긴 행원들이었다.
신한은행 역시 최근 노동조합에 희망퇴직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대상은 부지점장급이상 또는 과·차장급 중 1969년생까지로 정해졌다. 특히 대리·행원 중에도 1975년생까지 포함하는 안이 거론되는데 신한은행은 작년 1월 150여명이 희망 퇴직한 바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취임이후 첫 임단협에서 명예퇴직 안건을 논의했으나 노조측의 강력한 반발에 떠밀려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인원감축 이외에도 임금피크제와 연동해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2006년부터 55세가 되는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연봉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되면 상·하반기로 나눠 명예퇴직을 선택할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 대상자 가운데 2013년 40명, 2014년 58명이 명예 퇴직했다. 올 상반기 현재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36명으로 하나은행은 이들을 대상으로 명퇴신청을 받는다.
우리은행도 55세이상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운영중이며 매년 250∼300여명 수준으로 매년 100명 정도가 사실상 명예퇴직을 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대규모 감원이 실시된 씨티은행과 SC은행 등은 감원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 증권업계, 점포영업 감축·투자은행 전환
삼성증권과 KDB대우증권·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이번 연말연시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법인영업 강화와 점포영업 축소에 나섰다. 기존 주식 중개수익(브로커리지)이 크게 하락하자 이를 투자은행(IB) 전환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결산시점이 3월인 신영증권을 제외한 대부분 12월 결산법인 증권사들이 조직 개편작업을 완료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전 대표를 신임사장으로 선임, 자산관리 강화를 추진하는데, 고객지원 담당과 마케팅팀 등 고객관계관리(CRM) 기능을 통합했다.
대우증권 역시 창립이래 최초로 내부출신 홍성국 사장을 선임하고 기업투자 및 프로젝트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한 다음 법인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통합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기관 및 법인영업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기존 홀세일(Wholesale)과 FICC(채권·통화, 상품) 및 에쿼티(Equity)사업부 조직을 IC(기관고객사업)로 통폐합해 영업력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은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조직을 개편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하반기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IB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퇴직연금 및 고객정보 보호를 강화한다. IB 전환이 강조되기는 한화투자증권과 동부증권·유진투자증권 등도 마찬가지로 인력 확충을 통해 기관영업과 해외진출을 추진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기업별 맞춤형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금융팀을 개편하는 등 중개수수료 수익비중을 줄이고 투자은행 부문 강화 내지 전환에 박차를 가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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