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와 인천공항공사간 대립이 법정으로 갈 예정이다. 인천공항면세점 문제는 사실 단순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당사자인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공항공사간의 대립이 있고, 여기에 ‘공기업 선진화’라며 ‘민영화’하려는 기획재정부가 공항공사의 배후에 있다. 그러나 기재부 뒤에는 국내 면세 사업을 80%가량 점유하면서도 해외 명품만 팔아 치우는 재벌이 있다. 관광공사는 대관절 무슨 ‘빽’이 있길래 정부와 재벌에 맞서고 있는지 사실 의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사진 좌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달 22일 관광공사 이참 사장(사진 우측)은 “인천공항공사 이 사장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관광공사가 쌓아온 대내외적 명예를 심각하게 폄훼했다”며 “책임을 엄중히 묻고자 이 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인천지방지방검찰청에 고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앞서 지난 10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인천공항공사 국정감사 중 이 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관광공사 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퇴출되면 외래관광객 유치 등 관광진흥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활용되는 재원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국회의원의 지적에 “관광공사에서 수익을 외래관광객 유치활동에 쓴다고 하는데 지난 5년 동안에 관광공사는 적자 51억을 냈다. 그 다음에 저희 공항공사가 특별히 1140억을 더 할인해 줬기 때문에 우리 공항공사도 1140억의 손해를 봤다. 오히려 국민 세금을 축내는 것이지 외래관광객 유치 활동에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관광공사의 설명은 다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영업이익은 2008년 1월1일부터 2011년 12월31일까지 4년간 42억원이다. 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으로 볼 때는 365억원 흑자를 냈다.
이참 사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다고 해도 올해는 아직 결산이 되지 않았지만,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채욱 사장의 발언은 결국 2008년 1~2월 관광공사가 기록한 93억원 흑자를 자사의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회계원칙도 무시하며 작위적으로 빼버리고, 한 술 더 떠 사실상 지난 3년9개월간의 실적을 5년이라고 발언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채욱 사장의 “(임대료) 1140억을 더 할인해줬기 때문에 공항공사도 1140억 손해를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참 사장은 “관광공사 면세점의 공공성을 당시 정부에서 인정해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 결과에 따라 수의계약과 임대료가 결정된 것이며 이마저도 유동인구가 적은 공항 서편 배정,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인기상품(양주·담배·향수·화장품 등) 판매 배제 등 지극히 불리한 조건하의 계약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민간 면세점의 평균 임대료 기준, 그것도 실제 계약으로 확정된 바도 아닌 수치를 갖고 경영상의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하는 것은 논리부터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참 사장은 “관광공사는 면세사업으로 창출되는 수익은 공익적 재원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의거해 1964년부터 지금까지 면세점을 운영해오고 있다”며 “총 2조원 내외에 달하는 수익을 모두 한국관광을 위해 재투자했고, 이것이 오늘날 1000만 관광객을 유치하는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참 사장은 “이채욱 사장은 전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수치를 근거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 앞에서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 반세기 동안 한국관광공사가 쌓아온 대내외적 명예를 심각하게 폄훼한 것이 분명하다”며 “그간 공사에 재직한 모든 전·현직 임직원들의 명예를 지키고, 더불어 잘못된 공항의 주장이 사실로 인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기획재정부가 공항공사 면세점 입찰 업체에서 관광공사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관광공사는 기재부의 인천공항 면세점내 관광공사 철수 방침과 관련해 ”면세점 수익은 모두 다 관광진흥에 쓰고 있어 공사가 면세사업을 한다는 것이 본연의 임무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참 사장은 “공항 면세점은 중소기업 아이템을 명품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훌륭한 무대로 중소기업 제품을 세계적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며 “이는 장사 논리만으로는 어렵고 중소기업진흥공단 등과 협력해 시간과 투자를 통해 국산품의 설자리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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