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불어 닥친 'M&A 바람'

도영택 / 기사승인 : 2012-12-06 16: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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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트레이드·아이엠투자證 새 주인은?

이트레이드증권ㆍ아이엠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증권사 인수ㆍ합병(M&A)이 최근 금융 투자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대주주가 모두 사모 펀드(PEF)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온 것은 증시 불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대주주들의 복잡한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오면 매매 대금이 어느 정도이고 누가 새 주인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매매가 성사되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매각을 두고 여러 설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국내최초 온라인 증권사, 누구 품으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곳은 이트레이드증권이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라는 상징성이 있을 뿐 아니라, 매물로 나온 타 증권사에 비해 수익성도 좋고 사업 구조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트레이드증권의 대주주는 G&A 사모 펀드다. 사모 펀드 무한책임 투자자(GP)인 G&A는 2008년 7월 이트레이드증권 인수를 위해 3350억 원 규모의 ‘G&A KBIC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조성한 바 있다.


이 펀드에는 LS네트웍스가 1010억 원을 투자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G&A는 2009년 7월 G&A사모투자전문회사로 사명을 바꿨다. G&A는 보유 중인 지분 84.58%와 경영권을 매물로 내놓았다.


심상훈 G&A 이사는 이트레이드증권 매각과 관련 “인수 후 4년 정도가 경과했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를 위해 시장에 매각 의사를 타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기다. 지금은 대형 증권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걱정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심 이사는 “우리도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융회사와 사모 펀드 등 10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관심의 배경으로 이트레이드증권의 차별화된 강점을 들었다. 국내 최초 온라인 증권사라는 특화된 장점 위에 인수 이후 투자은행(IB) 육성 등을 통해 사업 구조 다원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수 후보로는 국내외 금융회사나 증권사가 없는 대기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금융사 중에는 KB금융지주가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주 내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 2008년 한누리증권(현 KB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 진출한 것도 은행 이외의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였다. 걸림돌이라면 2조 원이 넘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두 개의 M&A를 진행하기가 버거울 것이란 시각에서다.


해외에서는 중국계 금융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향후 온라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 이트레이드증권을 통해 노하우와 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 이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실제 중국계 증권사 한 곳이 이트레이드증권의 투자 설명서(IM)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대기업이다. 대기업 중에서도 증권사가 없는 롯데ㆍLS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는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지목돼 왔다. 카드ㆍ보험 등을 보유한 데다 그룹 차원에서 증권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LS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곳 중 하나다. 이트레이드증권의 모태는 LG투자증권이다. 현 대표인 남삼현 사장, 홍원식 전무 등이 LG투자증권 출신이다. LS그룹은 LS네트웍스를 통해 G&A 사모 펀드에 1010억 원을 투자했다. 범LG가인 LS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한 M&A 전문가는 “LS네트웍스와 G&A 사모 펀드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처음부터 이트레이드증권 투자를 목적으로 결성된 사모 펀드에 LS네트웍스가 특별한 의도없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겠느냐”고 추측했다.


심 이사는 이에 대해 “인수자로 LS그룹이 거론되지만 현재로선 정해진 게 없다”며 “누가 됐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이트레이드증권을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매각 가격은 4500억 원 수준이다. G&A의 투자금 3350억 원에 기간의 투자 수익을 더하면 그 정도 수준은 될 것이라는 게 IB 분야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 신한금융, 아이엠투자증권 매각주간사로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라 매물로 나온 아이엠투자증권도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9월 18일 신한금융투자ㆍ말레이시아 CIMB그룹ㆍ언스트앤영 등으로 구성된 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예보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이 다른 경쟁 업체들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잠재적 인수자들을 효율적으로 경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최대 주주 에스앰엔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49.81%와 경영권이다. 특수목적회사(SPC) 에스앰엔파트너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95.25%를 가진 솔로몬사모투자전문회사(PEF)다. 솔로몬PEF는 솔로몬저축은행 및 계열 저축은행(16.3%), 공무원연금(30%) 등이 주요 주주다.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운영 주체가 예보로 넘어갔다.


예보 관계자는 “실사 결과 아이엠투자증권은 자기자본도 꾸준히 증가하고 당기순이익도 내고 있어 경영 상태가 생각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2012년 상반기 영업수익 2760억 원, 당기순이익 64억 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소매 영업에 대한 부담이 적고 법인 영업과 IB 부문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아이엠투자증권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예보 측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사모 펀드의 투자금 수준인 약 2000억 원 수준에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나빠도 너~무 나쁜 경기… M&A 성공할까?
증권사 사정에 따라 M&A 가능성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너무 나쁘다는 점이다. 증시를 짓누르는 압박 요인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섣불리 인수에 나설 주체가 없다.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매각과 관련해 갈수록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실적이 예년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대형 증권사보다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이 더 나쁠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 중에는 3년 이상 적자를 기록한 곳도 있다”며 “2012년 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초가 되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증권사 간 구조조정도 쉽지 많은 않은 모양새다. 증권사 간 M&A가 이뤄지려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모든 증권사들이 차별화 없는 백화점식 영업을 한다면 증권사 간 M&A도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서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가치는 결국 자본과 브랜드, 생산수단 등에 있는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본과 브랜드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 일각에서 ‘증권사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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