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TV시장 넘본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1-09-02 14: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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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다음은 TV전쟁

스마트폰에서 촉발된 글로벌 IT전쟁이 TV같은 가전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업계는 “모토로라는 셋톱박스도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이 TV시장을 본격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구글은 이미 구글TV라는 브랜드의 셋톱박스와 TV를 만들고 있고 시장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아이폰으로 스마트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애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애플도 애플TV라는 이름으로 셋톱박스를 만들어오고 있지만 실제 매출과 사용자는 저조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잘나가는 두 기업이지만 TV시장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고 삼성·LG와 같은 전통적 가전 제조사들이 TV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TV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주장한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되고 아이패드·갤럭시탭등 태블릿PC로 확산되는 ‘스마트붐’이 TV시장까지 확대될 것 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달리 TV시장은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있다.


◇ ‘스마트TV 전쟁’ 준비 중인 구글·애플
스마트폰에서 촉발된 글로벌 구글·애플의 전쟁이 스마트TV를 계기로 가전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검색기업 구글은 최근 미국의 이동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 주요한 이유라고 분석했지만 일각에서는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셋톱박스 시장에서도 최강자인 점을 들어 “구글이 모토로라를 내세워 TV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 주장했다.


모토로라는 국내에선 이동전화 제조업체로 유명하지만 실은 셋톱박스 등 가정용 영상기기 시장에서도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고 이는 모토로라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도 모토로라 인수 후 공식 블로그에서 “모토로라의 가정용 영상기기와 비디오 솔루션 기술을 인터넷 프로토콜로 전환,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 분야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소니·로지텍 등과 함께 구글TV를 선보였지만 콘텐츠 수급 문제로 아직까지 큰 힘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구글이 셋톱박스 시장 점유율이 높은 모토로라를 앞세워 컨텐츠 확보에 나선다면 경직된 TV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도 이미 애플TV를 통해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구글과 마찬가지로 거대 방송사들이 컨텐츠 공급을 거부해 시장에서 별반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외신들은 “스티브 잡스 후임으로 새 애플 CEO가 된 팀 쿡이 스마트TV시장에 기존 셋톱박스가 아닌 완제품 TV로 공략에 나설 것이라 예상 된다”고 연이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거실의 TV에서 디지털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새 기술을 작업하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충분한 성공을 거둬 더 이상 같은 수준의 혁신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팀 쿡에겐 애플의 성공이 모바일에서 생활가전으로 잇는 역할이 부여된 것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TV는 컴퓨터가 아니다”며 TV를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낸바 있다. 그는 “사람들은 TV에서 컴퓨터를 하기 원하지 않는다”면서 “대형 TV는 또 다른 컴퓨터가 아닌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번에 걸친 애플TV의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다.


◇ 구글·애플, TV사업 왜 실패 했을까
구글과 애플이 몇 년에 걸쳐 셋톱박스를 중심으로 TV시장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로, 양사 모두 그간 ‘혁신’을 앞세워 IT분야에서 승승장구 해왔기 때문이다.


TV는 가장 대표적인 보수적 가전제품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이 VOD(주문형 비디오)와 같은 서비스들에 도전했으나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데 시청자들은 시청할 프로그램을 ‘선택’하기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TV시청자는 능동적이지 못하다. 시청자들은 TV를 켜면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여기에 길들여져 왔다. 때문에 TV를 켜고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한다는 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는 시청자들의 광고회피 전략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시청자들은 시청중이나 원하는 프로그램이 시작하는 것을 기다릴 때 광고가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한다. 대부분 재빠르게 채널을 돌려 다른 프로그램을 보거나 무의미하게 채널 전체를 한 바퀴 일주하기도 한다.


주문형비디오와 셋톱박스들은 이것을 해결하지 못했다. 기존 TV는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오히려 광고를 보지 않는 선택을 박탈했다.


구글과 애플의 문제도 이것이었다. 구글은 방송사들로부터 컨텐츠만 공급받고 자신들이 광고시장으로 진출하려 했다. 애플은 방송사와 컨텐츠 수익배분에서 철처하게 ‘컨텐츠’만 수익으로 판단했다.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내보내 얻는 광고수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사 모두 거대 방송사들의 외면을 받아 원할한 방송 컨텐츠 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TV시장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구글·애플의 스마트TV 전략
구글과 애플 모두 IT기업이지만 두 기업의 생태계는 전혀 다르다. 구글은 ‘개방성’에, 애플은 ‘폐쇄성’에 모토를 두고 있다. 이는 양사의 스마트폰인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을 비교해보면 명확한데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는 오픈되어 있어 삼성·LG·HTC와 같은 여러 제조사에서 안드로이드폰을 만들고 있는 반면 애플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iOS는 오직 자사의 아이폰에만 탑재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런 경향이 TV시장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TV에 탑제될 OS와 소프트웨어,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고 각 삼성·LG와 같은 TV가전사에서 이를 탑재한 완제품 TV를 만들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 예측된다.


기본적으로 구글은 PC같은 TV를 지향한다. 이는 최초의 구글TV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구글TV는 거의 PC 키보드와 같은 리모컨을 제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매우 복잡한 기능과 불친절한 사용환경, 컨텐츠 부족등이 맞물려 구글TV는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애플의 방향은 전혀 달랐다. 애플 전 CEO인 스티브 잡스는 “TV의 가장 큰 미덕은 쉽고 부담없다는 점이다”며 “PC처럼 TV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는 그저 편하게 TV를 보고 싶어 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TV가 엔터테인먼트용이라는 것을 컴퓨터 업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선보인 애플TV는 부피를 줄이고 스트리밍 서비스만 지원해 저장 공간 운영을 신경 쓰지 않도록 했다. 내부에도 전원과 HDMI, 이더넷 입력단자만 내장해 놓고 무선 인터넷을 지원, 선하나만 TV와 연결해도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리모컨도 채널과 볼륨 콘트롤 버튼과 휠만 채택해 사용편의성을 키웠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스마트TV에 내놓는 “어려워서 못 쓰겠다”는 불만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애플TV또한 방송사들의 철저한 외면으로 실패 아닌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 구글TV 따라가려는 삼성·LG
삼성과 LG 같은 전통적인 TV제조사들은 모두 구글TV 방식으로 스마트TV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의 TV셋톱박스 기술력을 이용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용체제(OS)와 이메일·지도·동영상 등 각종 서비스를 합쳐 스마트TV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글TV의 모토는 ‘웹과 TV의 만남’이다. TV를 보면서 PC처럼 검색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다. 국내 제조사들은 이것이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는 구글과 애플이 자체 OS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삼성이나 LG는 여기에 끌려다니는 현실에 비추어 “각자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스마트TV 성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하드웨어 경쟁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아직 구글·애플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여유가 있다”며 “삼성과 LG는 보유하고 있는 하드웨어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구글과 애플 모두 각자의 방법을 선택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컨텐츠 부족’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TV시청자들의 속성을 잘 못 파악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TV로 TV만 보길 원한다. 전원을 넣으면 바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버튼 한두개로 쉽게 채널을 돌려 다른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그런 ‘수동적이고 우연적인’ 시청방법을 선호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적어도 TV에서 만큼은 매우 보수적이다. 아직까진 느리고 불편하고 복잡하게 TV를 보기위해서 돈을 더 쓸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 컨텐츠 확보와 편리함을 갖춰야
전문가들은 “삼성이 만들어야 할것은 TV가 아니라 플랫폼”이라 지적한다. 즉, 국내에서는 기존 케이블TV나 IPTV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TV 구입자들이 원하는 것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즉시 TV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스마트 TV로 볼수 있는 컨텐츠는 매우 한정적이고 결국은 케이블티비나 IPTV에 추가적으로 가입해야만 한다. 현실은 스마트 TV로 앵그리버드나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구글·애플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컨텐츠’를 쥐고 있는 방송사들이 이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미국에서는 거대 방송사로부터 컨텐츠를 공급받고 있는 ‘훌루’라는 기업에 대한 인수전이 치열하다. 또한 N-스크린과 클라우드라는 기술을 앞세워 스마트기기들을 통합하는 생태계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


“글로벌 IT전쟁은 스마트폰에서 시작해 태블릿PC를 거쳐 스마트TV로 넘어가게 될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제조사들의 시각은 아직도 “애플의 아이폰 이동전화에 인터넷기능을 추가한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상은 정 반대다. “아이폰은 아이팟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전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애플TV·구글TV를 직접 경험해본 한 블로거는 “삼성과 LG는 TV의 ‘보는’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TV를 켜자마자 화면이 나오고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TV는 너무 복잡했고 애플TV는 볼게 없었다”고 말하며 간편함과 컨텐츠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LG 모두 복잡한 TV를 지향하고 있고 국내 방송컨텐츠 제작사들 역시 뚜렷한 참여의지를 보이지 않아 스마트TV를 향한 길은 아직도 멀어보인다. 또한 국내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컨텐츠를 시청하고 있다는 점도 스마트TV의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애초에 TV제조사들이 나서는 것이 무리수”라며 “전통적인 TV제조사의 강점을 살리면서 방송사들과 같은 컨텐츠 제조사들과 협력해야만 스마트TV 전쟁에서 살아남을수 있을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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