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은 8월이 지나고, 9월이 시작됐다.
코스피지수는 9월 첫 날 1880포인트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9월 한 달간 빠른 속도로 상승 탄력을 회복할 수 있을 지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證, ‘9월 증시는 밝다’
하반기 강세장을 예상했던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치를 낮췄다. 9개 증권사들의 예상 코스피 밴드는 평균 1732~1939이었다. 상단을 2000선 이상으로 제시한 곳은 한화증권 한 곳에 불과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9월 코스피밴드는 △교보증권 1650~1900 △대신증권 1750~1950 △삼성증권 1760~1940 △신한금융투자 1650~1950 △한국투자증권 1750~1900 △한화증권 1780∼2040 △현대증권 1700~1900 △HMC투자증권 1800~1950 △SK증권 1750~1920이었다.
동양종금증권은 코스피 상한을 2000선으로, 하나대투증권은 3개월 전망치를 1600~1980로, 대우증권은 6개월 전망치를 1600~2050선으로 제시했다.
한화증권은 8월 증시는 악화된 상황보다 주가는 더 많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펀더멘탈 변화보다 센티먼트 변화와 이로 인한 주가 충격이 더 컸다면 센티먼트의 소폭 개선에도 증시의 환호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美·유럽 악재 여전…‘9월이 고비’
9월에도 변동성 확대 요인은 남아 있다. 8월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유럽의 재정 위기와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의 역할이다. 시장에서는 9월에 발표되는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들이 미국 정부와 연준에 경기 부양의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해 새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를 포함한 경기 수용적인 통화정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달러화 약세 용인을 통해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감을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9월 전망을 긍정적이게 한다”며 “9월 주식시장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책 등과 같은 지지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8월보다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 위기는 9월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9월에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정치권의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전염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23일 독일 의회에서 유럽안정기금(EFSF) 기능 확대 승인이 무사히 이뤄질 경우 재정위기 전염 우려는 일단락될 수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증시가 올해의 바닥이라면 이제부터는 올라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며 “다만 9월을 잘 넘겨도 유럽과 미국의 재정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1~2개월 정도는 본격 상승이 시작되기 전 진통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9월에 있을 미국과 유로권의 정책 발표가 시장 예상치를 부합하지 못할 경우 다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며 “추세 복귀를 위해선 시간이 좀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일하게 코스피 상단을 2040선으로 제시한 한화증권은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을 내비쳤다.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9월 이탈리아 국채 차환발행 성공과 함께 우려 완화 과정이 뒤따르고, 오바마의 연설에서 20~21일 FOMC로 연결되는 정책이벤트는 더블딥 공포를 완화시킬 것”이라며 “시장은 9월 비관론자보다 낙관론자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자동차·화학 ‘뜨고’…에너비·통신 ‘진다’
코스피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대외 변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 종목에 관심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8월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시장 수익률을 밑돌고 있는 증권과 화학, 기계, 건설, 운수장비, 전기전자, 금융, 은행 등이 관심사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험과 은행업종은 3분기 실적이 호전될 수 있고, 철강 업종은 가을철 성수기에 진입했다. 자동차는 생산 회복 기대로 하향 조정이 일단락됐다”며 “에너지화학과 조선 등 코스피 대비 하락폭이 컸던 종목 중 밸류에이션 매력과 수급이 양호한 종목은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자동차업종은 선진시장에서 물량 증가와 더불어 신흥시장에서 제품믹스 개선에 따른 수익성 개선, 화학은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요 확대 및 대만 포모사 사고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반면 에너지와 산업재, 통신서비스는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 밖에 중국 정부의 정책이 내수 경기 부양 중심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시장도 관심사다.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의류와 화장품, 자동차, 음식료, 홈쇼핑 등 업종이 주목된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산업이 유리하다”며 “경기 민감 업종 중에서는 화학업종이 선진국 수요에 대한 노출도가 낮고 반대로 중국 수요에 대한 노출도가 높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