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장우진 기자]정부의 약가인하 방침에 제약사들과 고용자들이 구조조정에 떨고 있다.
제약협회는 최근 회원사 간담회를 갖고 SNS 등을 통한 여론전 전개 등을 추진할 것을 다짐하며 약가인하 방침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결국 정부방침을 꺽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다.
협회의 반발움직임에 제약사들의 참여가 미진한 상황이며 일부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사태로 이미지가 손상된 만큼 적극적 행동보다는 자중하는 입장을 취해 제약업계간 단합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제약사 직원들은 구조조정의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제약사들도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구조조정에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제약협회 “SNS 활용, 여론전 전개할 것”
복건복지부(장관 진수희)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오리지널 의약품 및 복제약의 가격 산정기준을 30% 낮추는 방안의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제약업계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제약협회는 지난달 말 ‘국민여러분, 3조원 약값 인하의 미래를 아십니까’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일간지에 게재한 데에 이어 최근 회원사 간담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트위터·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을 통해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글을 게재하는 등 여론전을 전개할 예정이다.
정부에 대한 반발만으로는 역부족이라 판단하고 본격적인 국민여론 형성을 통해 정부의 약가인하 방침을 무산시키겠다는 의지이다.
◇정부방침 반발? ‘단합조차 안되는데…’
그러나 협회의 이 같은 방침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다.
제약사들과 관계자들 모두 약가인하 방침 반발이 결국 ‘한 여름밤의 꿈’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는 분위기다.
우선 협회의 움직임에 제약사들이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오히려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협회는 지난달 ‘매출 50억원 미만 제약사에 대해 준회원 모집’을 공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에 준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결국 세력 확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또 협회는 지난달 30일 약가 일괄인하 반대 서명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8만 제약인의 의지를 담은 반대 서명운동은 전개를 추진했으나 현재 회신율은 한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사태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만큼 적극적 움직임보다는 자중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보여 제약사들간 단합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다 짤리는거 아니야’
이러한 제약업계의 총체적 난국에 ‘구조조정이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약사들은 2~3년간만 버티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약가가 반토막난 상황에서 버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에 ‘현금확보’를 통한 버티기와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로 정부지원을 받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어느 길을 선택하던지 ‘추가인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인력을 충당하기는 무리다”라며 “신약개발이 최소 4~5년은 걸리는데 정부지원을 기대하고 연구개발(R&D)에 인력을 추가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문제는 연구개발을 뒤로 미룬다면 개발부의 인력을 감소시키는 등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관계자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영업부의 경우도 구조조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영업은 계속돼야 하므로 당장 영업인력이 감소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로 인해 새로운 영업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다수의 인력보다는 역량있는 영업사원이 중요시돼 영업부 역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제약사 영업사원은 “회사의 상황이 어려워지는만큼 영업사원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며 “성과가 좋지 못한 직원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들어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으며, 우리들(영업사원) 사이에서는 구조조정 1순위가 영업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노조도 본격적으로 반발의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이하 화학노련)은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제약산업 생존권 투쟁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화학노련은 대국민 여론활동, 연대활동 등 제약주권 사수를 위해 강력한 대응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화학노련 산하 의약·화장품 분과에는 제약사 40여개 노동조합이 가입돼있다.
화학노련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장 제약업계 노동자들이 희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가만있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제약사 “구조조정은 답이 될 수 없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구조조정은 큰 고민거리이다. 인력을 감축하는 문제 뿐만이 아니라 제약업계의 불투명한 미래에 핵심인력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이다.
제약사들은 ‘절대 구조조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원감축으로 살아남는다 한들 회사의 규모도 그만큼 작아질 것이며, 결국은 업계에서 퇴출당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임에 구조조정을 통한 ‘버티기’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는다면 신약개발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매출도 감소하게 된다”며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위주로 지원을 한다고 밝혔는데 회사규모가 작아지고 신약개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퇴출의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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