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람코리아, ‘먹튀’ 논란 휩싸여… 국내 진출 30여 년만에 최대 위기

정창규 / 기사승인 : 2015-10-15 12: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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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안산공장 희망퇴직 받으면서 ‘파열음 시작’
노조활동 단체협약도 체결안돼… 8일 부터 단축 근무

▲ 사진=뉴시스 제공


[토요경제신문=정창규 기자] 오스람코리아가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에 투자는 전혀 하지 않은 채 한국 공장 축소는 물론이고 발생 이윤까지 모두 독일로 빼돌렸다는 먹튀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조명기구 제조업체 오스람코리아는 독일 오스람사가 1987년에 설립한 외국인 직접투자 법인이다.


14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오스람코리아분회는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한독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으로 오스람에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스람코리아분회는 “오스람의 공장 철수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교섭위원이 공공연하게 공장 철수를 운운하는가 하면 노동조합이 파업을 풀고 조업을 재개한 지 4일 만에 휴업을 단행했다. 이는 외국투자자본들이 보여왔던 ‘정리해고-공장(자본) 철수’의 전형적인 행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독일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독일병’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며 “우리는 오스람을 보면서 독일병을 실감하고 있다”며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한국에 투자는 전혀 안한 채 이윤의 전액을 독일로 빼돌리고 이윤이 줄어들자 서서히 한국공장 축소 및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천억원의 이윤을 남긴 오스람이 한국에서 단물만 쏙 빼먹고 철수한다면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혹이 제기된 데는 윤리경영과 ‘법대로’를 누구보다 강조했던 독일자본 오스람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부터다.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이 지난 7월 오스람코리아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근로기준법 등 300여건에 이르는 위법사실이 적발됐다. ‘법 준수’를 외치던 오스람의 민낯이 폭로된 것이다.


앞서 노사의 갈등은 지난해 9월 25일 독일본사로부터 지시를 받은 사측이 오스람코리아 안산공장에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49명이 퇴직하며 위기감을 느낀 노동자들은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 20일께 노조를 결성해 회사에 설립을 통보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후 2개월 간 교섭요청을 거절하는 등 사실상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면모를 보였다. 노조는 지난해 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노동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는 등 노력을 보였지만, 사측의 반응은 미진했고 양측의 갈등은 계속됐다.


조정 과정에서 노조가 ‘근무시간 내 회사 내에서 교섭하자’고 주장하자 회사는 ‘근무시간 중 교섭할 수 없다’고 맞섰기 때문이다. 이후 노동위원회는 노조와 회사가 각각 제시한 시간·장소에서 1차례씩 번갈아 교섭하라는 권고안을 내렸지만 이 또한 사측이 거부하면서 조정결렬됐다.


이어 노조는 부분파업을 하며 대화를 요구해 지난 8월 25일까지 모두 14차례 교섭이 이뤄졌다. 하지만 노조 활동을 위한 기초적인 작업인 단체협약도 체결되지 않았다.


현재 오스람코리아는 지난 8일 회사 측의 일방적인 휴업 공고 이후 오전 오후 3시간 30분씩 단축근무를 하고 있다.


오스람분회는 오는 22일 BMW 한국지사 앞 시위를 시작으로 현대와 기아자동차 등 오스람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오스람 상황을 알리고 불매운동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오스람의 행태를 지속적으로 고발해 갈 예정이다. 또 오스람코리아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독일 뮌헨의 오스람 본사를 방문, 올라프 베를리너 회장을 만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스람코리아’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램프의 신뢰성과 수명은 등기구 업체에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성능이 담보된 오스람코리아의 제품을 사용했느냐의 여부는 향후 등기구 업체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조명유통업계 관계자는 “오스람코리아나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그동안 소비자와 경기도 안산지역의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해 온 오스람코리아의 노사가 하루 속히 신뢰를 회복해서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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