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민영화, 금융지주체제 전환도 숙제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다음달 22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는 시작부터 가시밭길이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우선 채용비리로 얼룩진 기업쇄신이다. 침체된 조직을 조기에 추스르고, 고객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또 우리은행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끝장 토론'을 진행해 ▲공명정대한 사람중심 은행 ▲현장중심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은행 ▲소통과 화합을 통한 행복한 몰입 등 3대 주제를 중심으로 100대 혁신안을 선정했다.
먼저 신입행원 채용 프로세스와 관련해 필기시험을 신설하고, 서류전형 및 필기시험, 면접을 포함한 채용의 전 과정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반일근무제, 안식휴가제를 도입함으로써 생산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이에 따른 업무공백은 신규 채용을 확대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소통과 화합에 대한 직원들의 개선요구를 받아들여 영업현장과 경영진간 핫라인(Hot-line)을 상설화한다. 비위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징계원칙(1 Strike-Out)을 확립한다.
사회적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기업과 우수 기술 보유 중소기업에 대한 투융자 복합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은행 소유 부동산을 무료 공공사업장으로 활용한다.
이같은 은행의 자구노력이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추진과 독려가 필요하다.
나아가 행장 내정자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내부불화가 없도록 조율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안정은 물론 고객들이 다시 우리은행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직화합도 과제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공적 자금을 받기 위해 합병한 뒤 만들어졌다.
이후 우리은행은 통상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은행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2011년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행장에 올랐다가 다음 행장에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행장이 오르면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갈등이 증폭됐다.
이번 채용비리 의혹 때도 채용비리 리스트에 모두 상업은행 출신들만 이름을 올려 한일은행 출신의 내부고발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해묵은 상업·한일은행 출신간 계파갈등을 종식시키고 직원 모두가 우리은행 가족이 되도록 두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야 한다.
완전민영화도 이뤄야 한다.
현재 과점주주 체제로 운영되는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완전 민영화'가 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18.5%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언제든지 다시 관치논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실제 이번 행장선임과정에서도 관치금융 논란이 일었다. 민영화 당시 당국은 우리은행 임추위에 들어가지 않는 등 과점주주의 자율경영체제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태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자, 예보는 임추위 구성에 예보 측 비상임이사의 참여를 검토했었다.
때문에 하루빨리 사태를 종결시키고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설득해 잔여지분도 매각하도록 해야 한다.
금융지주체제 전환도 숙제다.
우리은행은 민영화를 위해 지주사를 없애고 계열사들을 분할매각했다. 이는 이종업종간 결합과 융복합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 금융산업에서 우리은행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광구 행장이 민영화 성공 이후 다음 목표로 금융지주 전환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는 해"라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국내 금융산업에서의 성장을 지속하고 타 금융그룹과 경쟁하기 위해선 지주전환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지주를 언제 설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세금 관련 문제와 예금보험공사(예보) 잔여지분 문제, M&A 대상 물색 등을 검토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 채용비리 사태로 기업건전성이 훼손돼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받기에도 쉽지 않다.
때문에 우리은행 내에서는 금융지주 전환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고 있다.
손 내정자는 "고객이 만족하는 은행, 주주에게 보답하는 은행,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은행을 만들어 2020년에는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 내정자는 12월 22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제51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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