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없는 회장이 오너? 알쏭달쏭 지분구조

양혁진 / 기사승인 : 2013-02-01 13: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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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1번지 신원의 특이한 지배구조

▲ 중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패션그룹 신원이, 박성철 회장의 두 아들 경영수업 논란에 휩싸였다.

[토요경제=양혁진 기자] 중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패션그룹 신원이, 박성철 회장의 두 아들 경영수업 논란에 휩싸였다.


회장이 오너인 타 기업들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박성철 회장은 창업자이지만 현재 신원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과 삼남인 박정주 구매본부장도 마찬가지다.


신원측은 오너기업이 아니라며 경영수업이라는 표현에 난색을 표했지만, 신원의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면 특이한 부분이 있다. 지분 28.4%를 가진 신원의 최대주주는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라는 광고대행사다. 그리고 박회장이 사실상 이 회사의 사주가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 지분 없는 창업자
1997년만 하더라도 신원은 국내 계열사 16개, 해외 계열사 8개사를 거느린 중견 기업이었다. 98년 회사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워크아웃 개시 뒤 5년 만인 2003년 5월 최종 졸업하면서 소유구조의 변동이 생겼다.


워크아웃 이전인 97년에는 창업자인 박성철 회장이 22.6%의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였지만, 당시엔 우리사주조합이 12.1%의 지분을 가진 1대주주로 올라 선 것. 오너(대주주)가 월급쟁이 회장이 되고, 월급쟁이인 직원들이 오너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박 회장이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식 전액을 비롯해 180억원어치(평가액)의 개인 재산을 회사에 무상으로 내놓은 데서 비롯됐다.


박회장은 2008년 김종면 전 대표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줬다가 2011년 김 전 대표의 정년퇴임에 따라 대표이사직을 다시 맡으면서 일선에 복귀했다.


◇ 최대 주주가 된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
또한 신원은 지난해 9월 2대 주주가 돌연 지분 전량을 매도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신원 2대 주주인 김용희 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849만주(14.14%) 전량을 신원의 최대주주인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에 장외 매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처분한 주식만 당시 주당 1060원으로 90여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거액을 매수한 티앤엠은 자본금 4억원으로 출발한 작은 회사였기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에 충분했다.


티엔엠은 지난 2003년 워크아웃을 끝낸 신원의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 등으로부터 60억원 전액을 차입, 신원 대주주가 됐다. 설립한지 2년밖에 안된 중소 광고대행사여서 티앤엠과 박 회장간의 사전조율이 없인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후 티앤엠은 40억~50억원 가량을 추가 차입해 신원 최대주주가 됐고 당시 박 회장과 두 살 터울인 김씨도 티앤엠과 함께 박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섰다.


김씨가 신원 주식을 보유하게 된 건 7년 전인 2006년 7월 말 전환사채 전환권을 행사하면서부터다. 김씨는 장기 투자했지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박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신원 2대 주주의 자리를 지켰다.


45억원을 투자해 6년 2개월간 주식을 보유한 김씨의 수익률은 100%. 적지 않은 수익률이지만 장외매도 거래가 이뤄진 당시 신원 종가가 1285원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커녕 시가보다 오히려 18% 싸게 주식을 넘긴 셈이다. 시장과 업계에서 이번 거래와 박 회장, 김씨, 티앤엠의 이면 관계에 의심어린 시선을 보내는 배경이 됐다.


티앤엠커뮤니케이션즈는 이 회사 이동훈 대표가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2003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매출이 6900만원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다. 단기차입금만 약 120억원에 달하는 등 상식에서 벗어난 재무상태를 보이고 있다.


티앤엠은 매년 약 5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받아 3억원 가량의 이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앤엠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박 회장과 직ㆍ간접적으로 인연 있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단기차입금을 제공한 6명이 신원의 실제 오너일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신원과 마찬가지로 박회장은 티앤엠에 대한 지분이 없다.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의 지분도 1.2%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 오너기업 아니라면서 아들은 부회장?
특히 작년부터 박 회장의 차남 박정빈 부회장도 티엔엠에 차입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욱더 불거졌다.


박 부회장이 약 19억 5000만원을 동사에 빌려주면서 차입금을 댄 박회장의 우호세력과 더불어, 후계자로 알려진 박 부회장이 자금을 보태 단기차입금만 120억원대에 이르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입금 대부분은 신원의 지분 매입에 쓰였다.


따라서 신원은 외형적으로는 티앤엠커뮤니케이션이 대주주로 있지만 실제 오너는 박 회장으로 박 회장의 차남 박정빈 부회장과 삼남 박정주 구매본부장이 기업을 승계하기 위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원 관계자는 “티엔엠은 최대 주주로 박회장의 우호지분인 것은 맞다” 면서 “더 이상은 회사 입장에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 알려진 대로 박회장과 부회장은 신원의 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회장의 차남인 박정빈 부회장은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회계사 출신으로 지난 2010년 부사장으로 신원에 입사했다. 3남인 박정주 본부장은 지난 2007년 신원 상해법인 과장으로 입사한 뒤 수출ㆍ내수 통합 구매본부장에 오르며 차곡차곡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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