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C·유니컨버스·현대글로비스, 집중 포화 예고
[토요경제=민철 기자]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재벌을 겨냥한 사정권을 점차 좁혀나가고 있다. 특히 경영 승계 기업들에 대해 조사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3세 경영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재벌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정위는 그간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를 비롯해 불공정행위, 과도한 경제력 집중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칼날을 들이대겠다는 뜻을 밝혀왔었다.
공정위는 우선 45개 기업 집단을 1차 조사 대상으로 좁힌 상태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총 45개 그룹에 대한 기초적인 서면 조사 결과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잠재적 조사 대상 그룹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직권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는 이미 이들 기업에 대해 내부거래 내역을 제출받아 현재 기업집단별로 정밀 분석 중이다.
김 위원장은 그 중에서도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로 인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위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 경제가 구조적‧복합적 위기로 지속적 성장 담보가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은 경제적 기회가 편중돼 경제 생태계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 대기업 집단 내부거래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총수 지위가 창업자의 3,4세로 넘어오면서 기업가 정신이 쇠퇴하고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하는 형태도 지속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이들 기업 대상으로 집중 조사에 나설 뜻 나타냈다. 사실상 일감몰아주기 등의 편법을 통해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했거나 후계자의 지분이 상당폭 증가한 기업은 공정위의 표적의 대상이 된 셈이다.
45개 기업집단 계열사 중 2,3세 경영자의 지분이 20%를 넘고,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은 8개 그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한화S&C는 김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목된 한화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지난 6월엔 한화S&C를 하도급거래 상습법 위반사업자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김동관·김동원·김동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재계의 대표적인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수혜 기업으로 지목돼 왔다.
김 회장이 한화S&C의 비상장주식을 장남 김동관 현 한화큐셀 전무에게 넘기면서 헐값에 매각해 소액주주들이 제기했던 손해배상소송에서 한화그룹이 승소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지만 공정위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한항공의 유니컨버스도 안심할 수 없다. 유니컨버스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이 유니컨버스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니컨버스는 대한항공의 콜센터 운영 및 전산시스템 장비를 관리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연간 매출의 70%가량을 대한항공 등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대한항공과 계열사 유니컨버스, 싸이버스카이에 모두 14억 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과 조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은 지난 1일 "이익의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사익을 편취해 경제력 집중의 효과가 발생할 여지가 없거나 극히 미미하다“며 대한항공측에 손을 들어줬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감 몰아주기 거래 규모가 작아 경제력 집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논리대로라면 현대차 그룹의 글로비스나 SK(주)정도 되는 회사여야 규제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23조 2는 사실상 의미 없게 된다”고 법원의 결정을 반박했다. 이어 “일감 몰아주기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공정위가 보다 적극적인 논리 구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한한공에 대한 김 위원장의 추가 조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도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3.2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국내 계열사들로부터 올린 매출은 2조5200억 원으로 전체매출의 20.6%에 이른다.
현대그룹은 김 위원장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취임 후 김 위원장이 직접 현대그룹을 거론하며 연거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5월 기자간담회에서 “순환출자가 총수일가의 지배권 유지·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그룹 하나만 남았다”고 현대차를 직접 언급했고, 지난 8월에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그대로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현대차를 순환출자의 상징으로 꼽아 압박하면서도 순환출자 해소를 법 개정이 아닌 공정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어느 특정 기업을 상정해 놓고 그에 맞춰 조사를 한다면 기획 사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재벌개혁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자발적 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들도 발빠르게 정부정책에 맞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