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또 다시 논란
정계, 실패 예견된 정책 놓고 ‘정치도구’로 악용?
건교부 “실패 아니다” 시민들 “건교부 해체하라”
“반값아파트의 정책실패는 예견돼 있었다. 애시 당초 불가능한 제도였다. 건설교통부는 해체해야 한다.”(시민단체) “정치권이 밀어붙이는 바람에 반값아파트가 실패했다.”(청와대) “반값 아파트는 건설교통부 부동산정책의 실패 아니다.”(건설교통부) “반값아파트의 실패원인은 통합신당에 있다. 무슨 소리냐. 한나라당에 있다.”(정치권)
이른바 ‘반값아파트’의 실패론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반값아파트의 실패론이 나오게 된 것은 주택공사가 군포 부곡지구에 시범사업으로 분양한 환매 조건부와 토지 임대부 분양 주택, 즉 ‘반값아파트’ 청약결과 거의 전 평형대에 걸쳐 대량 미달사태가 빚어졌기 때문.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건물은 분양받고, 땅은 매달 임대료를 내고 빌려 쓰는 아파트를 말한다.환매조건부 주택은 건물과 땅을 모두 분양받지만 2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20년 안에는 주택공사에만 환매할 수(되팔 수) 있다. 사실상 장기간 동안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게 된다.
일반분양 620가구 모집결과 ‘뚜껑’열어보니
101가구만 청약, 실수요자들 거들떠 보지도 않아
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1·2·3순위 청약에 들어갔던 군포부곡 반값아파트는 804가구 모집에 119가구만이 청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804가구 중에는 3자녀 특별공급 24가구, 노부모 우선공급과 기타 특별공급분 각각 80가구 등 총 184가구가 포함돼 있다.
804가구 가운데 184가구를 뺀 나머지 620가구가 사실상 일반분양 물량인 셈이다.
620 가구 가운데 이번에 청약한 가구수는 101가구였다. 부곡 반값아파트의 실패론이 나오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가 내집마련 하기가 힘든 서민들을 위해 반값으로 아파트를 공급키로 했지만 청약경쟁률은 극히 저조했다.
실수요자들이 반값아파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단 것이다.
반값 아파트 실패한 진짜 이유는?.
“환매조건부, 20년간 재산권 행사 제약
누가 반값아파트에 청약을 하겠는가”-시민단체
반값 아파트가 실수요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환매조건부 아파트의 경우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20년 동안 되 팔 수 없는 까닭이다.
토지 임대부 주택도 속을 들여다 보면 일반분양 아파트와 가격면에서 별 차이가 없단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내놓은 ‘군포 반값 아파트 논란에 대한 입장’에 따르면 반값 아파트의 가격은 오히려 반값아파트가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건교부가 책정한 월 40만원 정도의 대지 임대료를 30년간 낸다고 가정하면 1억4천만원이 넘게 된다. 이를 복리로 계산할 경우 2억70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2억700만원이란 수치는 월 임대료 40만원(2년 5% 상승)X12개월X30년을 적용, 계산했을 나온 금액이다.
따라서 무주택 실수요자가 건물분양가 1억1천만원(건축비 450만원(3.3㎡당)X82.5㎡(옛 25평))과 대지임대료 1억4천만원을 더 하면 실제 분양가는 2억5천만원이 되게 된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2억(3.3㎡당 825만X82.5㎡(25평))이라고 가정할 경우 5천만원정도가 비싸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경실련은 이에 따라 반값아파트로 국민을 기만한 정부의 책임자를 문책을 요구, 한나라당과 정치권에서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시민감시국 윤순철 국장은 “반값아파트가 실패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실질적인 재산권 행사를 제약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도입 당시부터 심한 반대에 부딪혀 현실 가능성이 없는 제도로 예측됐었다”고 말했다.
반값아파트 실패론에 대한 비난은 또 다른 시민단체인 ‘환경정의’에서도 쏟아졌다.
환경정의가 발표한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실패에 대한 시민단체 성명서’에 따르면 “토지와 주택의 공공성을 강화키 위한 정책을 진지하고 소중하게 다루지 않은 정부와 정치권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강한 불신감을 표출했다.
환경정의는 또 “반값아파트는 전면실시가 아닌 제한적 시범실시가 실패를 가져왔다”면서 “이미 실패를 전제로 한 사업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실패론 정치권으로 ‘불똥’ 청와대 “정치권 때문에 실패 불렀다”
‘반값아파트’ 주장 국회의원도 실패론 옹호
반값아파트의 실패론은 정치권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심지어 청와대에서 조차 정치권을 향 실패론을 옹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반값아파트 정책을 주장했던 국회의원 마저 실패론을 지지하고 있단 점이다. ‘반값아파트’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토지임대부 주택 도입을 주장했던 의원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홍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값아파트 실패의 원인으로 노무현 정부를 지목, “야당 정책이 엉터리라는 것을 국민에게 오도하기 위한 사기에서 비롯됐다”고 강도높게 현 정부를 비판했다.
홍 의원은 또 “반값아파트 시범 사업은 국공유지 우선 활용, 용적률 특례를 통한 월세 절감, 분양원가 공개를 통한 분양가 절감, 토지임대 기간 40년 보장 등이 고려되지 않은 채 강행됐다”면서 “분양가를 주변시세에 비해 반값 이하로 낮출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제도적 장치없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반값아파트의 실패원인을 노무현 정부로 밀어붙이자 통합신당측이 이에 맞서고 나섰다.
한나라당 홍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통합신당 소속 정장선 의원은 국감을 위해 임시로 만들어진 과천청사 건교부 임시 기자실에서 ‘한나라당은 반값아파트 정치상품화를 중단하고 임대주택법 연계를 철회할 것으로 강력히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 의원은 성명서에서 “정부와 여당은 대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이 재산가치 등이 낮아 시장에서 크게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면서 “반값아파트의 분양률 저조는 결코 정부의 정책실패로 호도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이같은 말은 홍준표 의원이 낸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특별법이 반값아파트로 불리며 주택문제 해결의 핵심인 것처럼 부풀려져 있어 불가피하게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반값 아파트에 대한 실패를 지지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07 벤처기업대상 시상 및 특별강연’에서 “반값아파트는 정부가 검토했으나 폐기한 것”이라며 “어느날 정치권이 갑자기 반값아파트를 만들고 언론이 동시에 떠들어 만들어 놓더니 청약이 안된 실패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토지임대부 아파트는 이치상 안된다고 보고 폐지했던 것인데 정치권이 밀어붙여 결국 실패하게 됐단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애초부터 실효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면서 정부 정책의 실패가 아님을 내비쳤다. 천 대변인은 또 “분양 결과를 토대로 건교부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할 것이며 분양과 임대의 중간형식인 이런 실험방식보다는 임대아파트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반값아파트의 백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건설교통부 “정부 정책 실패 아니다”
건설교통부도 반값아파트의 실패론에 대한 비난 여론에서 비켜나가지 못했다. 건교부는 시민단체를 포함한 정치권, 청와대 등에서 반값아파트 실패론을 들고 나오자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18일 이춘희 차관 명의의 ‘군포 시범사업은 참여정부 주택정책의 잣대될 수 없어’라는 제목의 국정브리핑 기고를 통해 반값아파트는 정책실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고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반값아파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다”면서 “시범사업의 실패 단정을 성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는 또 “반값아파트 시범사업은 말 그대로, 처음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그 효과를 미리 가늠해 보고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지역으로는 연내 분양이 가능하고 수도권 주택시장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수요자 선호도 파악이 용이한 경기도 군포 부곡지구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산본 신도시와 가깝고, 쾌적한 환경의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조성하는 국민임대단지여서 임대·분양 등 다양한 주택유형을 수용하는 통합적인 커뮤니티가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것이 건교부의 입장이다.
기고는 이와함께 일부에서 “이번 시범사업의 분양가와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별로 싸지 않거나 오히려 높은 게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 “도로·학교·공공시설 등이 단지 내외에 완벽하게 구비되고 최신의 단지·평면설계로 지어지는 군포부곡지구와 인근 소규모 아파트 단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 “평가 의견수렴 거쳐 연말까지 추진방향 결정하겠다”
정부는 이에 따라 주택시장 전문가, 학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시범사업 평가단’을 구성, 11월 한달 동안 시범사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확대시행여부, 제도보완여부 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국민여론조사와 이번 시범사업지구에 대한 청약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 청약대기자들의 선호도, 시범사업의 성과와 한계 등도 진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실증적인 분석작업 결과를 토대로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올 12월 말까지 이들 제도의 확대시행 여부를 포함한 추진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주택공사 “곤혹스럽다”
미분양 물량 선착순 모집으로 처리
반값아파트의 실패를 놓고 곤혹스럽기는 주택공사도 마찬가지.
사업을 시행,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주공은 그러나 억울하단 입장이다. 정부의 정책대로 따라갔을 뿐인데 왜 주공이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단 것이다.
주공 관계자는 “시민 등 일부에서 반값아파트 실패의 화살을 주공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정부의 정책대로 부곡지구에서 반값 아파트를 분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공사는 미분양 물량은 선착순 모집으로 분양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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