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특허분쟁 ‘화해 무드’

염유창 / 기사승인 : 2013-02-07 14: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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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지경부 실장, 김기남·한상범 사장과 오찬

▲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가운데)은 4일 정오 서울 방배동 팔래스호텔에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와 오찬을 함께했다.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특허 분쟁의 매듭을 풀어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더 이상의 소모적인 싸움을 마치고 화해라는 큰 틀 안에서 세부적인 협상을 벌여나가기로 한 것이다.


◇ “소모적 싸움 않겠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 중식당에서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양사 간의 합의를 종용했다.


지난 달 김 실장은 양사의 특허 소송을 중재하기 위해 각각 김 사장과 한 사장을 만나 의견 조정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최근 일본과 중국이 OLED 등 차세대 TV 패널 경쟁에서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국내 업체 간의 특허 분쟁이 해외 업체에 기회를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정부가 직접 나서 사실상 화해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날 오찬은 양사 모두 더 이상의 싸움은 소모적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법정 분쟁을 마무리해보자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양사의 분쟁에 끝을 모르고 싸우던 양사가 화해의 입장을 취했다는 점에서 소송 취하, 크로스 라이선스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재홍 실장은 이날 회담 이후 기자와 만나 “양사의 분쟁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양사 사장이 모두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문제를 풀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소송 취하, 특허 라이센스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대화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다만 오늘을 계기로 양사가 큰 틀에서 화해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 주재 하에 1시간 15분 간의 오찬을 마친 양사 사장은 밝은 표정으로 식당을 빠져 나왔다. 한 사장과 김 사장 모두 오찬을 나누기 전에는 “아직 합의에 대해 이야기 한 바가 없다”며 굳은 표정으로 들어갈 때와는 달리 한층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한 사장은 “오찬 분위기는 좋았으며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실무진끼리의 대화를 통해 줄건 주고 받을 것은 받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사장 역시 “(한 사장과) 이야기는 잘 나눴다”며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찬을 주재한 김 실장도 “양사가 원칙적으로 특허 분쟁에 합의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큰 틀 안에서 더 이상 소모적인 싸움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서로 취했다”고 전했다.


양사 사장은 마지막으로 서로 악수를 하면서 호텔을 빠져 나왔다. 한편 양사에 대한 협의는 향후 의사 결정 권한이 있는 최고위층의 결정으로 풀어질 전망이다.


◇ 삼성-LG ‘특허 분쟁’ 일지
삼성과 LG는 지난해 4월 기술유출 혐의에 대한 소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7건의 디스플레이 관련 민사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주고받았다.


양사의 공방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경찰청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조기술을 넘겨받은 LG디스플레이 임원 및 전·현직 연구원을 붙잡았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어 9월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OLED 관련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OLED 관련 특허에 대해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를 상대로 고해상도 광시야각(AH-IPS)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에 관련 기술을 적용한 옵티머스G, 옵티머스 뷰 등 모든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20억 원을 우선적으로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삼성은 LG디스플레이가 AH-IPS라는 이름으로 양산하고 있는 LCD 패널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PLS(Plane to Line Switching) 기술 관련 특허를 임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맞불 전략으로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LCD 특허 기술 중 하나인 IPS(In-Plane Switching) 관련 특허침해로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 10.1’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요청한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IPS 기술을 사용한 갤럭시 10.1에 대해 생산, 사용, 양도, 판매 행위를 중단하도록 요청했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일에 최소 10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지급해야한다는 내용의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LG는 “삼성의 소송에 대응해 일단은 저희 IPS 기술 자산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가 소송을 제기한 IPS 기술은 LCD 화면의 시야각을 넓히기 위한 기술로 화면 속의 액정을 수평 방향으로 배열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996년부터 특허 출원해 사용한 IPS 기술에 대해 문제 삼는 삼성의 행보를 보고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며 “오히려 삼성이 우리 기술을 무단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장을 통해 “삼성의 갤럭시 노트 10.1에 장착된 LCD를 분석한 결과 본사의 특허들을 침해했다”며 “삼성은 7인치 이상 태블릿 PC화면에 IPS LCD를 채택하고 5인치급 스마트 화면에도 이를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소장을 받지 못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보고 부당한 내용이 있다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삼성의 PLS의 특허를 침해한 기술은 AH-IPS라며 LG가 주장하는 IPS와는 다른 기술이다”라면서 “LG가 특허 기술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소송을 이어가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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