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희망버스 폭력얼룩 공방전 갈수록 치열

황혜연 / 기사승인 : 2013-07-26 18:43:23
  • -
  • +
  • 인쇄
현대차 희망버스 폭력사태 본질은?

▲20일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울산 북구 명촌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철탑농성장 아래서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최근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발생한 이른바 ‘희망버스 폭력사태’의 책임을 두고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불법 엄단 방침을 분명히 한 반면에 희망버스측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회사측에 책임을 돌렸다. 현대차 측은 주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폭력사태를 두고 양측 간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대다수 언론들이 현대차 측에 유리하게 상황을 왜곡보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현재까지 논란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희망버스 사측과 충돌…양측 100여명 부상 최악


희망버스, 사태 본질 불법 파견자들 정규직화 문제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현대차 진입을 시도하다 사측,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지난 20일 희망버스 참가자, 현대차노조 조합원 등 30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정문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관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집회 직후 참가자 일부는 ‘정몽구 회장 사퇴’와 ‘대법원 판결 이행’을 촉구하며 현대차 공장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참가자 일부가 공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나무, 밧줄로 명촌정문 주변에 설치된 펜스를 뜯어내자 사측이 소화기와 물포를 쏘면서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


경찰도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곤봉과 방패 등을 휘두르거나 살수차를 동원해 물포를 쏘면서 진입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부상자(희망버스참가자 10여명, 회사직원 80여명,경찰 10여명)들이 생겨 울산대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연행자도 발생했다. 이날 폭력으로 얼룩진 집회장의 처참한 모습만 남았다.


◇희망버스 놓고 현대차‧민노총 고소 맞불


이렇듯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가운데 양측은 맞고소를 하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 22일 민주노총 위원장과 현대차비정규직 박현제 지회장, 희망버스 관계자 등 13명을 폭력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현대차는 관리자와 보안요원 82명이 부상당한 것에 분개했다. 회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희망버스측이 불법, 혼란과 무질서를 유발하고 죽창과 쇠파이프로 무장했다고 거론했다. 또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회사 측은 지난 2010년 이후 하청노조의 불법 파업 및 폭력을 동원한 라인점거 시도로 현재까지 총 3만546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3,585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희망버스를 기획한 민주노총도 23일 맞고소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대차를 상대로 고소·고발장을 울산 중부경찰서에 냈는데, 이례적으로 현대차 용역경비가 경찰을 폭행하는 장면까지 공개했다. 회사 측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민주노총은 현대차측 용역경비가 쇠파이프, 낫, 커터칼 등으로 무장했다고 언급했다.


희망버스는 멈출 기색이 없다. 사태 본질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불법 파견자들을 정규직화 하지 않은 현대차 경영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행사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간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어 희망버스 폭력사태의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희망버스의 시위를 불법 폭력시위로 판단하고 주도자들을 추적하는 등 엄정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울산 중부경찰서에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현장에서 수집한 영상자료 등을 통해 폭력행위가 확인될 경우 주동자 등을 구속수사 하기로 했다.


현대차·경찰 “주도자 불법시위 법적책임 물을 것”


경영진에 우호적인 언론왜곡보도 사태진실 가려져



◇희망버스기획단, 조중동 등 5개 신문사 언론중재위 제소


한편 이와는 별개로 ‘희망버스 폭력시위 사태’ 이후 대다수 언론사들이 현대차 측에 유리하게 상황을 왜곡보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희망버스기획단은 기자회견을 열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국경제 등 5개 신문사의 희망버스 관련 기사에 대해 ‘허위기사’라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언론이 ‘난장버스’, ‘폭력집회’ ‘술판’ 등의 표현을 통해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이날 희망버스기획단측은 “희망버스에 대한 상당수 기사가 악의적이고 소설에 가깝다. 특히 세계일보는 술판이 벌어졌다고 하면서 당시 현장 상황과 맞지 않는 기사를 썼다. 현장에 없으면서도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기사를 쓴 것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언론들이 경찰의 공권력 남용, 현대차 사측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희망버스에 대해서만 ‘폭력’으로 매도했는데 과연 기사인지 아니면 의도를 가진 선동인지 알 수조차 없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현대차 희망버스, 폭력 사태로 번진 이유


현대자동차 폭력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희망버스. 지난 23일 인권단체연석회의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로 구성된 인권침해감시단은 ‘현대차 희망버스 인권침해감시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희망버스가 왜 시작됐으며 진행과정 및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 짚어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문제는 10년을 지속해 온 사안이다. 노동부는 2004년 현대차 모든 사내하청과 모든 공정이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 이어 2010년 7월, 2012년 2월 대법원은 현대차 울산공장 의장공정에 대해 두 번에 걸쳐 불법파견 판정을 했다. 또 2010년 11월 서울고등법원은 현대차 아산공장의 의장, 차체, 엔진공정과 같은 주요공정 뿐만 아니라 보조공정인 엔진서브라인까지 사실상 현대차의 제조공정 전반에 걸쳐 불법파견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듯 불법파견 판정에도 현대차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회피하자 사측에 대해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졌다. 2012년 10월 17일 현대차 비정규직 출신 노동자 최병승씨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천의봉 사무국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앞 명촌주차장 송전철탑 23m 지점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올해 7월10일과 12일에는 비정규직 노조가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에 현대자동차 측은 대체인력과 1000여명의 용역경비를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경비에 의한 폭행으로 비정규직 조합원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 7월15일에는 현대차 아산사내하청지회 박정식 사무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결국 안하무인인 현대차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희망버스로 모였다. 희망버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300일 가까이 철탑 고공농성 중인 최씨와 천씨가 내려올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해 울산에 내려갔다. 대법원이 최씨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정규직화에 나서지 않는 사측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불법파견 문제를 놓고 출발한 희망버스는 회사 및 경찰과 충돌을 빚으며 수많은 부상자만 남긴 채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폭력 문제가 불거지며 희망버스의 본질이 가려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역 노동계는 희망버스가 노사 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노사 갈등을 부추긴 결과를 가져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