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10위의 두산건설(회장 박정원)이 지자체와의 도서관 건립 건으로 행정소송에 직면하고, 대형아파트의 분양과 관련 입주자와 갈등을 겪는 등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대구의 한 지자체와 기부체납 형식으로 건립을 약속한 도서관은 시행사와의 파행으로 벌써 1년이 넘게 시공이 중단된 채 표류중으로 행정소송 위기에 놓여있다. 또 포항의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입주자들이 두산건설을 상대로 불법 할인분양 및 계약 불공정 시정과 불량자재 및 불량시공을 이유로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며 분쟁중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월에는 일산의 대형아파트 시공으로 시행사와 수천억대 법정다툼까지 가는 등 잇단 분쟁으로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두산건설이 최근 지방에서 벌려놓은 대형 건설 건으로 겪고 있는 분쟁과 잇단 악재들, 그 내막을 살펴본다.
◇수성구청, 방치된 범어권도서관 두산 상대 법정대응
소송으로 시간 걸려도 도서관건립은 반드시 마쳐야
대구 수성구청은 공사가 중단된 범어권구립도서관에 대해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범어권구립도서관은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시행사인 해피하제와 시공사인 두산건설이 건설 후 구청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건물이다. 두산건설이 아파트 1494세대를 분양하면서 거둬들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지난 2009년 말까지 구에 기부하기로 된 시공 건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됐다.
이에 수성구는 이를 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기부채납을 약속한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남은 공사금액을 확보하고 자체적으로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수성구는 범어동 범어권도서관이 당초 완공 시점에서 1년이 지나도록 건축되지 않아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진훈 구청장은 “공사 재개를 위해 여러 차례 논의를 벌였지만, 자금난 등을 이유로 1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되는 것을 더 지켜볼 수 없었다”며 “시행사(해피하제)와 시공사(두산건설)가 기부채납을 약속한 계약서가 있는 만큼 소송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피하제가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두산건설이 도서관 완공에 대해 연대보증을 한 만큼 판결이 나오면 공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구는 이달 안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소송을 시작하면 해결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 예상되지만 이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성구는 이에 앞서 지난해 7월까지 한 차례 준공기일을 연장해줬으나 예정된 준공기일이 다 되도록 공사는 85% 수준을 넘지 못했다. 공사가 제대로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사업 주체인 해피하제가 저조한 아파트와 상가 분양으로 자금난에 빠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또 수성구는 두산건설에 두 차례 공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회신은 오지 않았다. 수성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1월 세 번째로 보낸 공문의 회신을 통해 시행사가 부도가 나야 연대보증 의무를 지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두산건설측은 지난해 7월 해피하제가 갚지 못한 8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대신 갚아주었고, 입주민과의 지리한 법정공방도 치르고 있다.
범어권도서관 사태와 관련 두산건설 관계자는 <토요경제>의 취재에 “우리가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현재 현장이 우리와 무관하게 법적으로 묶여있어 손을 쓸 수도 없고, 법적인 상황이 풀리기 전까지는 수성구청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건립될 범어권구립도서관은 총 25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준공될 예정이다.

◇ ‘장성 위브 더 제니스’, 미분양 털기 입주자 비난
입주민들 “미분양 포화상태로 잔금유예 어불성설”
두산건설이 지방 건설 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이곳 뿐만이 아니다. 바로 지난해 말 경북 포항 장성동 일대에 준공하고 있는 1700여 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문제는 이 아파트가 분양가의 15%라는 파격 할인가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들이 조직적으로 분양을 방해하는 등의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8월 포항 ‘위브 더 제니스’에 대한 파격적인 분양을 단행했다. 분양조건은 분양대금의 5%에 달하는 금액을 계약금에서 깎아주고, 잔금도 2년 뒤 부동산 시세가 회복될 경우에 받는 특별 할인 조건이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이색제안의 조건을 내건 것이다. 입주자들은 즉각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크게 반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두산 측이 저조한 분양률에 당황한 나머지 분양대금의 5%에 달하는 금액을 계약금에서 제해주는 조건을 제시하고,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분양가를 할인해주는 것은 ‘분양 털기’를 위한 편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두산은 이런 파격적인 조치에도 좀처럼 분양률이 오르지 않자 지난 8월에는 분양대행사를 통해 ‘잔금유예’라는 2차 특별조건까지 내걸며 분양률 올리기에 매달렸다. 이 조건은 분양가의 80~90% 정도만 내고 입주한 뒤 나머지 10~20% 잔금은 2년 뒤 부동산 시세가 15% 이상 회복될 경우에 납부하는 파격조건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입주해야할 전체 1700여세대 중 총 653세대만 입주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입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입주민자치협의회 소속 입주자들은 두산측이 제시한 2년 뒤 아파트 값이 오르면 잔금을 지불한다는 제시조건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포항의 인구유입이 뻔한 상황에서 쉽게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자들이 져야 하는 게 이들의 반발 논리다.
상황이 악화되지 입주자들은 여기저기서 자칫 유령아파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태다. 포항의 랜드마크 상품이라고 의욕적으로 홍보하던 아파트의 모습이 초라한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두산건설 계약 완전해지 주장
포항 장성위브더제니스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지난 2일 오전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산건설은 협의회 전원과 계약을 완전 해지하고 포항을 떠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불법 할인분양 및 계약 불공정 시정과 불량자재 및 불량시공에 대한 전면 재시공 등을 요구했다. 분양팜플렛과 모델하우스의 최초 도면과 상이한 설계변경 이유와 분양율에 대한 고의적 기망행위를 사과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사항들이 완전 해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최초 이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경북 포항 장성동에서 초고층 아파트 ‘두산위브 더 제니스’를 지하2~지상48층 타워형 9개동, 34~77평형 1713가구 규모의 대단지 타워형태의 초고층 아파트로 지역의 랜드마크라고 소개했다.
일반아파트이면서도 타워형태로 지어져 포항 지역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문의가이어지고 있다. 이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와 달리 타워형태로 설계돼 환기, 통풍 문제 등의 단점을 해결해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
전문가들은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는 아파트는 향후 시세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으며, 투자가치도 높다”면서 “브랜드아파트이면서도 대단지 아파트는 꾸준히 수요자들의 인기를 모은다”고 말했다. 또한 유비쿼터스 아파트로도 뛰어난 교통환경, 잘 갖춰진 생활 인프라, 우수한 교육환경으로 홍보됐다.
현재 포항 위브더제니스의 입주대행 및 분양대행을 맡고 있는 업체 측은 잔금유예분양에 따른 입주민들의 요구사항에 “혜택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 4000억원 PF만기연장 시행사와 법정 다툼
한편 두산건설은 지난 7월에는 40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만기 연장을 두고 시행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7월 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경기 일산 탄현동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두산위브더제니스’의 시행사 아이앤티디씨를 상대로 대출변경약정 및 변경협약서의 존재를 확인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두산건설이 제출한 가처분 신청서에 의하면 아이앤티디씨는 지난 2006년 국민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6500억원을 대출받기로 약정을 맺고 연대보증을 섰는데 원금 상환일인 6월 31일까지 돈을 갚지 못한 채 대출 기한을 연장하는 변경약정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두산건설 측은 “아이앤티티씨가 새롭게 바뀐 약정 내용에 따라 그동안 상환하고 남은 원금 4800억원 가운데 800억원을 갚든 등 사실상 대출변경약정을 승인하고도 도장값으로 100억원을 요구하며 세금까지 내달라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심각한 경영위기에 우려와 함께 불편함을 호소했다.
두산은 지난 2006년 6월 국민은행 등 9개 금융회사로부터 6500억원을 PF대출 받아 아이앤티티씨와 함께 경기도 일산탄현에 27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판매·업무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부동산개발 사업을 진행했었다. 현재 이 다툼은 아이앤티티씨의 합의요청으로 해결된 상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에대해 “시행사 아이앤티티디가 당시 노림수를 갖고당시 무리한 요구를 해왔으나 법적절차가 진행되자 합의를 요구해와 원만하게 해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지역 건설 현장에서 분쟁이 잇따르자 두산 측은 특별한 내색은 없으나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당장 크고 작은 분쟁은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에 치명타를 주기에 조심스런 입장이다. 특히 지자체와의 행정소송 등으로 입을 이미지 타격은 일반 시공건보다 더 큰 이미지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동종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성남시청 신청사 부실시공건으로 행정소송에 휘말려 있고, 대우건설과 삼설건설 역시 경남 거가대교 부실시공과 관련 행정소송 시비에 걸려 곤욕을 치루고 있다. 두산건설이 지방의 크고작은 분쟁건을 어떻게 수습봉합하고 건설업계 10위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쏠려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