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정부 말기...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가고 있나

최정우 / 기사승인 : 2007-11-12 10: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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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결정판격 ‘10·29 대책’ 시행 4년, 안정은 커녕 가격만 상승

약발안받는 대책, 또 다른 대책 발표...그러나 미분양 늘고 시장엔 ‘찬바람’만 ‘쌩쌩’
혁신도시 들어서는 시·군·구 공시지가 4년 사이에 38조원 증가하기도


참여정부가 내놓은 정책 가운데 부동산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10·29대책’이 시행된 지 올해로 4년째. 과연 부동산 시장은 ‘10·29 주택시장안정 종합대책’대로 굴러가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회의적 일 것이란 답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은 커녕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책 약발이 먹히지 않자 또 다른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대표적인 대책이 ‘8·31’, ‘3·30’, ‘11·15’ 등이다.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나온 시장안정책들이다.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두차례에 걸쳐 굵직굵직한 시장안정책이 발표됐다.


설상가상으로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갈수록 증가하는 등 시장이 움지이질 않고 있는 형국이다.


‘10·29대책’ 발표 4년, 시장은 안정을 찾았을까?
강남을 잡겠다고? 그러나 10.29 대책 후 큰 폭으로 상승


10·29 대책은 지난 2003년 10월 29일 발표됐다. 올해로 시행 4년째이다. 10·29 대책을 내놓은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 2002년 이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강남권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것이다.


10.29대책의 주요 골자는 분양권 전매 금지,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도입, 주택공급 확충, 부동산세제 개편 등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각종 부동산 정책들의 대부분은 이들 내용을 기본 뼈대로 하고 있다.


주택공급에서부터 금융·세제개편 등 부동산 시장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10·29 대책’은 주택시장에서도 강력한 대책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대책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면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또 발표 4년이 된 지금 주택시장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 왔을까?


‘10·29대책’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에 ‘쐐기’
그러나 약발 기간은 고작 1년?


‘10·29대책’은 2003년 당시 상승세를 기록했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다. 대책이 발표된 이후 2004년 한 해 동안 전국 주택시장이 냉각기에 들어갔을 정도.


‘10·29 대책’으로 가격상승이 주춤하긴 했으나 2년 뒤인 2005년부터는 또 다시 상승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지난 2003년 10월 부터 월간 매매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주택시장은 10·29대책 이후 침체기를 보이다 2005년 2월부터 점차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5년 6월 수도권 5개 신도시는 한달 새 평균 6.14% 올라 10.29 대책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에 분양했던 판교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근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2006년 이후에는 국지적인 개발호재 및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열기가 멈추지 않았고 가을 이사철에는 그 동안 크게 오르지 않았던 비강남권, 경기지역 조차도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아파트값 급등을 잠재우기 위한 부동산 대책도 2003년 10월 29일 이후 속속 발표됐다.


“아물기 전 상처 또 건드려 상처만 더 키우는 꼴”
대책 안먹히자 또 대책 발표


2005년 2·17대책, 5·4대책, 6·13대책, 8·31대책 등 2~3개월 단위로 부동산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이듬해인 2006년에도 3·30대책을 시작으로 11·15대책, 2007년 1·11대책, 1·31대책 등이 줄을 이었다.


대책이 시장안정을 가져오지 못하자 또 다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대책을 잡는데 대책을 사용한 꼴이다.
이를 두고 주택건설사에선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상처를 건드려 상처를 키우고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강남권 잡으려던 10·29 대책…가격 끄덕도 않아


그러면 ‘10·29대책’ 시행 4년이 지난 현재 아파트가격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스피드뱅크가 지난 2003년 10월 25일 대비 2007년 10월 20일까지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강남구가 45.64%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구가 41.17% 상승했다. 강남·송파구의 이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간 강북구(19.94%), 중랑구(18.84%), 은평구(17.96%) 등에 비할 경우 2배가 넘는다.


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 올 한 해 동안 강남권 아파트가 침체기를, 비강남권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더라도 ‘10·29 대책’ 이후 강남권 상승폭을 비강북권에서 상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0.29대책 이후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강남·송파구 전체 주택시장을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기간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54.35%올랐다. 송파구도 67.60% 상승했다.


경기도는 10.29대책 이후 판교발 급등으로 용인, 의왕, 성남의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용인은 4년 동안 51.91%가 상승했다. 이어 의왕(47.47%), 광주(45.16%), 성남(43.73%) 등도 상승했다.


정치권 “2003년 이후 강남권은 더 올랐다”공시지가 94% 상승, 강남편중 심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권의 가격이 안정되지 않자 정치권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고조됐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유정복 의원은 지난달 말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3년 대비 강북의 공시지가는 75.1% 상승한 데 비해 강남 3구는 94% 올랐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서초 강남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공시지가가 2003년 대비 94%가 상승, 부동산의 ‘강남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유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건네받은 '서울시 공시지가 총액 및 재정력지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는 136.4%의 상승률을 기록, 가장 많이 올랐고, 서초와 강남은 각각 98%와 72%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송파를 비롯한 마포(125%) 용산(112.9%)은 공시지가 총액이 2003년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자료는 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강남 3구의 공시지가 총액은 약 304조원으로 전체 910조원의 3분의 1(33.4%)에 달한다"면서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강남의 땅값만은 잡는다고 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욱 벌어졌다"고 밝혔다.


10.29대책으로 바뀐 정책은 무엇이 있나
실가신고, 거래신고제 등 투명화 이끌어 내기도


10.29대책은 현재 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근간으로 해석된다.


공급확충 안으로 나온 뉴타운, 신도시 조성 등은 강북개발과 판교분양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10·29대책이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실패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을 고려하면 ‘성공’한 것도 없지 않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등으로 주택시장의 거래 투명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세금면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3주택자 이상 양도세율 60% 중과 등으로 8·31대책의 기초가 됐다.
금융규제인 담보대출인정비율을 축소, 거래를 약화시키기도 했다.


전국 미분양 7만가구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미분양 아파트가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 4월 4만 가구에 불과하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5월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10월 현재 7만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막바지 분양 물량이 전국에서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전국 미분양물량은 6만6천872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 6만2천972가구 보다 6% 증가한 물량이다.


특히 수도권 택지지구 공급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지방에 비해 미분양적체현상이 현저히 적었던 경기지역 미분양 아파트도 늘었다.


서울은 한달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인천은 미분양 가구수가 소폭 줄었으나 경기도의 분양물량 급증과 함께 미분양 물량도 쏟아져 나왔다.


공급물량이 거의 없던 서울과 인천의 미분양물량은 소폭 감소한 반면 경기도 3천968가구에서 5천245가구로 늘었다.


경기도 미분양 급증 원인은 지난 8월 말 남양주 진접지구에서 한꺼번에 약 6천여 가구가 쏟아져 나와 일시적인 공급과잉 현상을 빚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주고읍지구의 미분양물량도 한 몫 거들었다. 양주고읍지구에서 동시분양보다 두 달 앞서 분양했던 한 건설사의 현 계약률이 현재 3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접지구의 미분양사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미분양 증가폭이 컸던 곳은 경기도. 3천20가구에서 5천245가구로 무려 2천225가구가 늘었다. 이어 울산이 1천879가구에서 2천508가구로 늘었고, 광주는 5천966가구에서 6천576가구, 전남은 2천651가구에서 3천61 가구로 각각 증가했다.


강원도, 부산, 충북 등 일부 지역은 소폭 줄어들기도 했다.


강원도는 9월 4천393가구에서 3927가구로, 부산은 6천445가구에서 6119가구로 각각 감소했다. 충북은 148가구, 인천 70가구, 서울은 40가구씩 미분양물량이 줄었다.


지방 미분양가구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경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 경우 9월 5만9천4가구에서 6만789가구로 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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