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도 많은데" 고민 많은 삼성

전성운 / 기사승인 : 2011-10-07 09: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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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업계의 최대 화두중 하나는 삼성-애플의 특허전쟁이다. 이는 애플이 삼성의 갤럭시시리즈의 디자인이 자사의 제품들을 모방했다면서 제기한 소송들로 촉발돼 현재 양사는 전세계에서 소송과 맞소송으로 맞서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애플은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소송을 진행 중인 반면 삼성은 무선통신과 관련한 기술특허로 이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막대한 배상금이 오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초 ‘잽’으로 시작한 싸움이 ‘진검승부’가 되어버린 꼴이 됐다.


현재 삼성과 애플은 미국·유럽·아시아에서 치열하게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고 현재로썬 판세를 논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국내언론들은 대부분 삼성의 승리에 무게추를 두고 ‘낙관론’을 펴고 있다. 현재 삼성은 독일·네델란드에서 판매금지를 당한 상태다. 이밖에도 호주에서도 유리하다고 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악재만 있는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그간의 ‘을’의 위치를 넘어서 세계무대에서 ‘갑’이 되기 위해 어쩔수 없이 겪는 시행착오”라고 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제조사의 이미지를 탈피하기위해 필수불가결한 전쟁이라는 해석이다.


◇ 계속되는 판금조치…삼성의 반격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태블릿PC 관련 특허분쟁은 네덜란드·독일·미국 등 9개국에서 진행중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는 연이은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다. 독일·네덜란드에서 이미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현재 호주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호주에서도 판매금지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의 모바일사업엔 더욱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네덜란드 법원은 지난달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의 기술을 침해해 네덜란드 내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독일에서도 지난 9일 삼성의 ‘갤럭시탭 10.1’의 판매·마케팅 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삼성전자의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삼성의 갤럭시탭 10.1 호주 내 판매를 금지해 달라”고 시드니 연방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이 애플의 요구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은 소송초기에는 동등한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위치보다는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성격으로 소송에 임해왔다. 그러나 소송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판매금지와 같은 큰 타격을 입음에 따라 그간의 자세를 바꿔 보다 적극적으로 소송에 임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삼성 관계자는 “지금부터 이(특허소송)와 관련해 보다 공격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이나 추가 소송 여부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소송에서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것이라고 예측하기엔 충분하다.


업계는 “다음달 애플의 ‘아이폰 5’ 출시가 이번 특허전쟁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이 보유중인 통신분야 특허로 애플에 대한 특허공세를 펼치면서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PC업체에서 출발한 애플의 특허는 디자인이나 사용자환경(UI)에 집중돼 있지만, 삼성은 다년간 이동통신분야 특허를 축적해왔다”며 “아이폰 5에서 통화기능을 빼지 않는 이상 걸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이미 통신분야 특허로 애플에 역제소를 한 상태다. 지난 26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공판에서는 삼성전자측의 공세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삼성은 지난 23일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총 4개 제품이 3세대(3G) 무선통신에 관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판매금지를 요청했다.


재판정에서 삼성은 시종일관 강경한 태도로 애플을 몰아붙였다. 삼성은 “애플이 특허권에 대한 주의없이 지난 2008년 아이폰으로 휴대폰 시장에 진입했다”며 “이는 애플이 의식적이고 구조적으로 (삼성전자의) 3G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애플은 “유럽시장에 판매되는 아이폰은 인텔사의 칩셋을 사용하고 애플은 시장 진입 단계부터 특허권을 갖고 있었다”며 “인텔의 칩셋 사용으로 삼성전자에 로열티를 지불할 의무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호주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애플은 “갤럭시탭과 아이패드2는 디자인을 포함한 여러 요소들이 너무 비슷하다”며 “삼성의 갤럭시탭은 애플의 터치스크린 사용자인터페이스(UI)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 연방법원은 “애플이 주장한 삼성전자의 특허침해부분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이달말로 예상됐던 판결이 다음달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 MS, 삼성덕분에 안드로이드로 돈번다


삼성의 악재는 여기서 끊이지 않는다. 지난 28일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양사가 보유한 특허에 대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계약으로 MS가 안드로이드 기반의 삼성전자 휴대폰과 태블릿PC에 대해 로열티를 받게 되는 것으로 밝혀져 온라인상에서는 “MS가 삼성에 빨대를 꼽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대만의 HTC도 안드로이드 특허관련해 MS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1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계약을 맺은바 있다. 그러나 삼성이 MS에 지불하는 금액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HTC보다 많은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고 있고 향후 MS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중요한 파트너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양사는 윈도우즈폰 개발과 마케팅에서 적극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그간 안드로이드에 올인하다시피한 삼성의 스마트폰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 삼성, 글로벌 기업 될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글로벌 특허전쟁이 오히려 삼성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은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에 물량을 뿌리는 전략을 택해왔다”며 “그러나 이제 이러한 방법이 한계에 다다른것”이라 설명했다.


그간 삼성이 ‘을’의 전략으로 세계시장에 점유율을 확대해 왔는데 애플은 이와 정반대의 방향에서 접근해 세계시장을 휘어잡았다. 때문에 삼성이 많은 면에서 애플에 밀리는 형국이지만 삼성 특유의 저력과 그룹파워를 이용한다면 싸워볼만 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특허전쟁은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기업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을정도의 빅매치”라며 “삼성이 여기에 동참해 전쟁을 벌이는것 자체가 이미 삼성의 위치를 나타내준다”고 말한다. 업계는 “이번 특허 전쟁이 일단락 되면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것”이라며 “지금의 상태는 일종의 ‘성장통’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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