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빅3위용’ 어디로?

홍성민 / 기사승인 : 2013-08-12 10:36:03
  • -
  • +
  • 인쇄
실적부진·영업적자 등 경영악화에 위태로운 ‘옛 명성’


취임2년 고재호 사장 협력사 납품비리 등 리더십 도마
연이은 계열사 매각소식에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며 수모
불황대비 사업다각화 실패···잇단 매각 소식에 이미지 실추
대우조선노조, “매각 주관사 퇴출위해 강도 높은 투쟁 전개”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號가 조선업계 불황에 대비해 추진한 사업다각화 전략에 발목이 잡혀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국내 조선 ‘빅3’로 불리며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연이은 수주 소식에 선전하는 듯 보였지만, 계열사의 상당수가 실적 부진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영환경 악화로 최근 구조조정에 나서며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지분 매각 주관사 선정 문제와 협력업체 납품비리,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등 잇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취임한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경영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2월에는 근로자 사망사고로 ‘죽음의 조선소’라는 꼬리표까지 달게 되면서 31년간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며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고 사장이 어떤 타개책을 펼쳐나갈지 안팎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다각화로 늘린 계열사, 실적부진에 매각 등 구조조정 나서
대우조선해양은 어려워진 조선업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다각화 전략을 추진, 지난 2006년 5개였던 계열사를 2009년 20개, 2011년 36개, 올해 3월 말 기준 45개까지 늘렸다. 지난 7년 동안 계열사가 9배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확장된 사업 영역이 조선업과 관련 없는 골프장(엘프엘), 장례식(대우조선해양해양상조) 등 새로운 분야인데다 이들 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보게 되면서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0개 계열사 중 9개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실적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2조9570억원으로 전년대비 0.2%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574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9.2%나 감소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해외투자에도 적극 나서며 수익구조 개선에 힘썼지만 해외 18개 계열사 중 10개사에서 손실이 생겼다.

특히 해외 계열사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가 수년째 적자를 내면서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강행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건설·부동산, 자원 개발 부문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SMC’도 곧 매각될 예정이다. SMC는 에너지사업 대우조선해양이엔알이 작년 12월 대우조선해양에 흡수합병된 금광개발업체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실 SMC의 금광개발은 적자가 난 상황이 아니다. 최근 금값도 많이 올라 흑자를 내고 있지만 조선해양기업인 만큼 해양 분야에 집중하고자 SMC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계열사 매각이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이 역시 구조조정 보다는 해양 분야에 더 집중하기 위해 조선해양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는 사업에 한해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이은 계열사 매각 소식에 대우조선해양은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았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 역시 기존 ‘A3+’에서 ‘A3’로 떨어졌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계열공사가 감소함에 따라 사업구성의 질이 저하됐고, 민간개발사업으로 인해 재무 부담이 확대돼 마진 저조로 단기적인 수익 개선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지분매각 주관사 선정·납품비리·페이퍼컴퍼니 등 악재 봇물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지분 매각 주관사 선정’ 문제를 두고 잡음을 일으켰다. 대우조선해양의 2대주주인 공적자금위원회(이하 공자위)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자 금융위원회가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에 대해 대우조선해양노조가 반대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수차례 반대의사를 표명한 이해상충 관계에 있는 매각 주관사를 금융위원회가 결국 선정했다”면서 “이 매각 주관사 퇴출을 위해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한다”고 지난달 11일 밝혔다.

노조는 삼성증권이 조선업계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같은 계열사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의 기밀에 대한 유출방지 확약이 어려운 업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매각범위 주식 17.15%에 대한 일반적 공시범위를 넘어서는 실사가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다른 주주의 이익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삼성증권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대우건설을 매각했던 주관사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맡기게 되면 또 다른 혼란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해양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다가 노조가 중국 조선소와의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 매각 주관사에서 철회된 바 있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이 두 증권사의 매각 주관사 선정에 따라 지역경제 파탄은 물론 회사 전체 구성원에 대한 생존권 위협을 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업체 ‘납품비리’ 문제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울산지검은 지난 6월19일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우해양조선 A이사 등 회사 관계자 4명을 구속해 수사했다. 이들은 납품비리와 관련해 적게는 9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6000천만원 가량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뇌물을 준 납품업체 관계자 2명도 함께 구속했다. 더불어 일주일 후인 26일에는 납품업체 간부 2명을 더 체포해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배관설비 등의 납품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하거나 부풀려진 계약단가의 일부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뇌물을 건넸다. 이번 사건으로 검찰에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은 총 8명이다. 현재까지 검찰에 의해 밝혀진 총 뇌물수수액은 6억원 정도다.

또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파타와 재벌닷컴은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이 파나마와 마셜군도 등 조세피난처를 설립, 법인 자산 총액만 7849억원이며 사실상 유령회사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측은 “파나마와 마셜군도에 3개의 해운SPC(특수목적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업목적을 위해 설립했다”며 “연간 사업실적을 외국환은행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등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어 탈세와 무관하다. 개인이나 기업이 이런 점을 악용해 역외탈세 수단으로 삼을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만 적법적인 절차에 따라 SPC를 설립한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태국 해군으로부터 우리 돈 5200억원 규모의 호위함과 그리스 아테네 안젤리쿠시스 그룹으로부터 17만3400㎥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 심해 시추 작업에 필요한 드릴십 1척 등을 수주하며 수주잔고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연이어 터진 악재들로 고재호 사장은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해양선박산업이 중국의 추격전에 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속에 대한민국 선박산업의 한 축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이 어지럽게 전개된 내부 난맥상을 수습하고 다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