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영웅 ‘헤라세포’ 불멸의 삶 2막 열려

황혜연 / 기사승인 : 2013-08-12 14: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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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세포 ‘헤라(HeLa)’ NIH 규약 변경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이 자신의 세포를 연구에 사용하면서 결국 불멸의 삶을 살게 된 한 요절한 여성이 이제야 자신의 업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7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 국립보건원(NIH)이 이날 콘퍼런스를 열어 “1951년 31세 나이에 암 진단을 받고 8개월 뒤 사망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헨리에타 랙스에게서 채취한 세포 ‘헤라 세포(HeLa cell)’를 토대로 하는 유전자 연구에 헨리에타 랙스와 그의 삶을 게재한 승인서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랙스의 유족은 이 같은 NIH의 규약 변경을 환영했다. 자녀 5명을 둔 랙스의 손녀딸 제리 랙스 와이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이제부터 헤라 유전체를 이용한 연구 논문이 할머니를 인정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할머니는 60년 넘게 우리 가족의 동의 없이 과학 연구에 투입됐다”며 “이제 우리 가족이 이를 논의할 수 있게 돼 행복하며 이를 중요한 조치로 본다”고 말했다.

NIH가 후원하는 연구자에겐 이를 엄격히 준수하고 모든 연구자에게 권장하도록 규약을 변경함으로써 앞으로 연구 참가자의 사생활을 더 잘 보호하고 과학자들이 서로 더 원활하게 자료를 공유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가디언은 전망했다.


◇학계, 가족 동의 없이 연구해 논란

지난 1951년 2월 과학자들이 랙스에게 알리지 않고 생체 검사를 위해 채취한 랙스의 암세포를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배양해 증식하면서 그 세포가 최초의 인간세포 헤라 세포가 됐다.

당시 과학자들은 그의 암세포는 이상적으로 빠르게 증식된다고 생각해 그의 세포를 검사했으나 아직도 그 이유를 다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헤라 세포는 소아마비 백신 개발 등 의료의 획기적 발견의 계기가 됐고 수많은 연구 논문의 상징이 됐다.

1971년 그의 세포가 전 세계적으로 무료 배포되면서 그가 이 세포의 제공자로 확인됐으며 2010년 미국 작가 레베카 스클루트가 쓴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원제: The Immortal Life of Henrietta Lacks)’ 통해 그의 가족사가 알려지면서 그는 갑자기 유명해졌다.

이 책의 발간을 도운 랙스의 유족은 헤라 세포의 유산을 자랑스러워 했지만 랙스의 세포가 본인에게 알려지지 않고 채취되어 공유된 것에 분노했다. 생물의학 관련 산업 성장과 함께 헤라 세포 연구 발전으로 유족이 경제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에 관한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월 독일 연구진이 유족과 논의하지 않고 이 세포의 전체 유전체 정보를 해석하고 공개하면서 유족이 또 다시 분노했고 이 논란도 다시 불거졌었다. 작가 스클루트가 뉴욕 타임스에 이에 대한 논평을 게재해 이 연구 논문은 삭제됐으나 NIH가 이에 이 같이 해결책을 내놓으면서 유족이 이에 합의했다.

프랜시스 S. 콜린스 NIH 원장은 이날 “헨리에타 랙스와 그 유족이 과학과 보건 발전에 기여한 것을 고려하면 모두가 그와 유족을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박애주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NIH은 유족과의 합의 결과, 랙스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그와 그 유족의 유전정보 유포를 제한하기로 했다. 그리고 NIH가 후원하는 과학자들에게 헤라 세포를 이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유족과 함께 구성된 이사회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랙스의 손녀딸 랙스 와이는 “이번 합의는 유전학 역사를 바꿀만한 사건”이라며 “헤라 세포가 과학과 사회에 기여한 공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계속될 중요한 헤라 세포 연구에 유족이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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