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이 움직인다

장우진 / 기사승인 : 2011-10-17 11:11:14
  • -
  • +
  • 인쇄
강만수 회장, 메가뱅크 본격추진

[토요경제=장우진 기자]

▲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초대형은행(메가뱅크) 실현을 위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9일 산업은행은 무점포 온라인은행인 ‘다이렉트 뱅킹’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의 소매금융 부문 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77개, 내년까지 100개 지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강 회장은 HSBC의 인수로 지점확대에 보다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지주는 이 같은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통해 외형확대와 고객유치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해이 금융기관의 M&A도 염두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제는 우리(국내 금융지주사)가 해외에 나가서 M&A 할 기회가 왔다”고 말하며 해외 금융기관 인수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산은은 최근 사무라이본드 537억엔을 성공적으로 발행해 향후 엔화조달을 희망하는 한국계 타 기관들에게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이렉트 뱅킹 출시 ‘고객유치 나서’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은 메가뱅크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이렉트 뱅킹(direct banking)’을 선보이며 첫 시동을 걸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개인 수신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다이렉트 뱅킹을 선보였다.
다이렉트 뱅킹은 고객들이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온라인으로 계좌 개설을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다.
현재 국내 은행이 시행 중인 인터넷뱅킹은 고객이 직접 지점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해야 하지만 산은의 다이렉트 뱅킹은 은행 홈페이지(www.KDB.co.kr)에서 계좌개설을 신청하면 은행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본인 실명 확인을 하게 된다.
실제 고객들의 호응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은에 따르면 영업 10일만에 신청자가 1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평균 150명의 고객들이 신청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산은은 하루 신청건수를 60여건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산은은 직원 방문서비스를 위해 고졸 출신 계약직원 10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이 같은 호응에 서울지역 24개 점포직원 20∼30명을 실명 확인 작업에 투입하고, 이달 말까지 실명확인 전담 직원 30명을 추가할 예정이다.
강만수 회장은 다이렉트 도입과 관련해 “무점포로 절감된 비용을 고객에게 높은 금리로 돌려주는 다이렉트 뱅킹 전략은 국내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이렉트 뱅킹 전용 예금상품인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KDBdirect HiAccount)’는 지점에서 가입할 때보다 약 0.2%포인트의 이자를 높게 책정할 예정이다.
산은은 다이렉트 뱅킹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별도의 조직으로 독립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강 회장은 “현재 산은 개인금융본부에서 업무를 전담하고 있지만 향후 조직·영업·홈페이지 등을 독립적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렉트 뱅킹은 산은이 KB국민·신한은행 등에 비해 부족한 점포망을 극복하기 위해 빠른시간내 저비용으로 개인고객을 확충하려는 강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산은이 전국 2700개의 지점을 거느린 우체국과 영업만 공동 이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강 회장은 “산은이 매년 지점을 20개씩 신규 개설해 시중은행 수준인 1000개까지 늘리려면 50년은 걸린다”며 “자체 지점수 부족으로 겪게 될 고객 불편을 다이렉트 뱅킹과 우체국을 통해 보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HSBC 소매금융 인수 추진…‘외형확대 본격화’


산은은 다이렉트 뱅킹 도입에 이어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의 소매금융 부문 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소매금융 부문에서 손을 떼려는 HSBC 측과 개인고객 영업기반을 강화하려는 산업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산은 관계자는 “HSBC 소매금융 인수 추진에 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금융당국 관계자도 “산은 내부에 인수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HSBC는 6월 말 현재 총 자산 30조원, 여신 7조원 규모의 중견 은행이다. 서울에 6곳(서울역·삼성·압구정·서초·방배·광장), 경기 분당·인천·대구·대전·부산에 각 1곳씩 총 11개 점포가 있다. 기업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소매금융 부문 비중은 10%정도로 수익이 거의 없는 편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최근 HSBC는 한국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산은이 서울 HSBC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현재 60개인 지점 수가 71곳으로 늘어난다. 지점 수를 올해 말 77곳, 내년 100곳, 3년 내 200곳까지 늘린다는 메가뱅크의 꿈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 7월 수신액 3조5000억원 돌파 축하행사에서 “수신규모를 지난해 대비 더블로 하자”고 밝히며 하반기 20개 점포 추가개설의 뜻을 내비친바 있다. 강 회장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도 “국내 금융기관이 규모가 작아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메카뱅크론을 제기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사 인수 ‘기회 노린다’


강 회장은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인수·합병(M&A)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강 회장은 지난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지금이 국내 금융기관에는 상당한 찬스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97년 IMF 당시에는 론스타 등 외국자본에 인수 당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M&A할 기회가 왔다”며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이 일본·홍콩 등에 비해 (덩치가) 작아 국제무대에 나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지난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4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외화유동성 현황에 대해 “현재까지 외화자금 조달과 롤오버(만기연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경계단계에 준해서 단기 및 중장기 자금조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현재 주의·경계·심각 등 3단계로 나눠 유동성 확보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산은은 2008년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 시절 당시 세계 4위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의 인수를 추진한바 있다. 리먼사가 파산하면서 인수추진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세계에 산은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다.
한편 산은은 최근 사무라이본드 537억엔(약 7억달러)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금융기관 장기채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현상을 감안해 단기채 위주로 발행했으며 바클레이즈와 미즈호, SMBC 닛코 등이 공동주간사를 맡았다.
발행금리는 1년 1.30%, 2년 1.45%, 3년 1.57%, 5년 만기 1.91%의 고정금리채로 발행됐으며, 산은은 조달한 자금을 외채상환과 외화대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만기가 동일한 달러화 표시 채권보다 10~90bp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엔화조달을 희망하는 한국계 타 기관들에게도 크게 기여할 것”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